박근혜 정부 초대 장관 후보자들을 보면 능력과 자질은 더없이 뛰어난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들의 삶의 궤적은 서민들과 너무 달라 당혹스럽기까지 합니다.
어제 열린 정홍원 총리 후보자 인사 청문회에서는 정 후보자가 공직 퇴임 후 로펌에서 2년간 6억 7천만 원을 보수로 받은 점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 인터뷰 : 이춘석 / 민주통합당 의원(2월20일)
- "한달 3천만 원 급여가 전관예우 아니다, 업계 관행이라는 표현을 쓰면 안 된다.
(정홍원 총리 후보자) - 관행이라고 하진 않았다. 저는 그때(지명 당시) 보통사람 의미와 연관지은 게 아니고 평범한 사람이라고 했다.
(이춘석 의원) 후보자를 보통사람이라고 여기는 국민은 없을 것으로 본다. 후보자 덕분에 보통사람이란 의미가 달라졌다. 정말 보통사람인가?
(정홍원 총리 후보자) 저는 과거 궤적이 보통사람이고 마인드도 그렇습니다."
'보통 사람'인지, '평범한 사람'인지 논란은 둘째치고, 정 후보자가 누렸을 전관예우는 서민들에게는 정말 꿈같은 일입니다.
황교안 법무장관 후보는 고검장 퇴임 직후 로펌으로 가 17개월간 16억 원을 받았습니다.
한 달에 1억 원을 받은 셈이니 서민들은 입이 떡 벌어질 만합니다.
김병관 국방 후보는 육군 대장으로 전역한 후 2년간 외국 무기중개업체 비상근 자문이사로 있으면서 보수로 2억여 원을 받았습니다.
장관급인 육군 대장을 지냈으면 남은 삶을 사는데 크게 돈 걱정은 안 해도 될 텐데, 굳이 대령급 예편자들도 잘 가지 않는 무기 중개업체에 가 거액의 돈을 받은 이유는 뭘까요?
물론 검사도, 군인도 퇴임 후 자유롭게 직업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것을 뭐라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퇴임 후 누리는 전관예우라는 혜택은 어쩌면 서민들의 주머닛돈과 혈세일지도 모릅니다.
대형 로펌이 그들에게 거액의 보수를 주는 만큼 서민들의 변호사 수임료는 올라갈 것이고, 무기중개업체가 그들에게 거액의 보수를 주는 만큼 국민 세금으로 구입해야 하는 무기 값은 올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여전히 고위 공직에 뜻이 있었다면, 퇴임 이후라도 신중하게 처신을 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아니면 고위 공직 제안을 거절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국회 부의장을 지낸 정의화 새누리당 의원의 말입니다.
▶ 인터뷰 : 정의화 / 새누리당 의원
- "또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전관예우 받아서 천문학적인 액수를 받는 사실을 이번에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조용히 받으시고 살아가셨으면 국민이 지나갈 텐데 그런 분이 새삼스레 나서서 출세까지 나서겠다고 하시니 이게 국민에게 위화감을 줄 수 있고 우리 새누리당 입장에서도 국민에게 실망 받을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청문회를 하는데 국회를 우습게 보는 게 아닌지, 그분들 다시 고액자로 돌아가는 게 좋을 듯합니다."
전관예우뿐 아니라 탈세도 인사청문회의 단골 메뉴입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후보는 딸에게 16억 원에 달하는 아파트를 물려주면서 증여세를 축소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KDI 원장으로 있으면서 주말에 업무추진비를 쓴 사실도 있어 사과까지 했습니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는 후보 지명 닷새 전인 지난 12일 부랴부랴 자식들 명의의 예금에 대한 증여세를 냈습니다.
국·실장을 거쳐 차관까지 지냈으니 공직자 재산 신고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 텐데 이제 와서 자식들 명의로 예금을 대신 넣어주는 게 증여세 대상인지 몰랐다는 게 이해가 될까요?
유리지갑을 가진 서민들은 꿈도 꾸지 못할 탈세 행위를 '몰랐다', '실수'라는 이름으로 덮어야 할까요?
고위 공직자 후보들뿐 아니라 일부 사회 상류층의 행태도 서민을 울리고 있습니다.
아나운서 출신으로 현대가의 며느리인 노현정 씨와 탤런트 출신으로 전두환 전 대통령의 며느리인 박상아 씨는 자녀를 외국인 학교에 부정입학시켰다는 의혹을 검찰 조사를 받게 됐습니다.
노 씨와 박 씨 부부는 모두 한국 국적으로, 아이들 역시 외국에 3년 이상 머문 적이 없는데 어떻게 외국인 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을까요?
들어가기도 어렵거니와 일 년 학비가 2~3천만 원이나 되는 외국인 학교는 서민들에게 꿈도 꾸지 못할 곳입니다.
고위 공직자와 사회 상류층이 편법과 불법으로 혜택을 누리는 사이 서민들의 삶은 극한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졸업식날, 정작 졸업식에 가지 못하고 도서관과 고시 학원으로 향하는 젊은 청춘들의 얘기를 잠깐 들어보죠.
▶ 인터뷰 : 김 모 씨 / 취업준비학생
- "졸업하는 거 보면 안에서 공부하고 있는 제가 불쌍해 보이기도 하고…."
▶ 인터뷰 : 공무원 시험 준비 대학생
- "왜냐하면, 졸업이 큰 의미가 없으니까요 사실."
사회 다른 한 곳에서는 성매매를 하지 않는다고 가출 여성의 손톱을 뽑고 폭행하고, 출산한 지 보름 만에 성매매를 강요하는 현실이 존재합니다.
▶ 인터뷰(☎) : 함 모 씨 / 피해자
- "애를 낳아야 돈을 벌기 쉽잖아요. 그래서 유도 분만을 하라고 해서 빨리 낳고 출산 1~2주 만에 바로 다시 일했어요."
▶ 인터뷰 : 곽 모 씨 / 피의자
- "협박은 아니고 그냥 불러서 때렸습니다. 야구 방망이로 허벅지를 때렸습니다."
좀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지금 이 모습이 우리 사회의 자화상입니다.
서민들에게 힘을 주겠다는, 민생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박근혜 당선인이 직면한 현실이기도 합니다.
가진 사람들과 가지지 못한 사람들, 누리는 사람들과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의 격차는 너무 멀어져 버렸습니다.
그 격차를 그나마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회 지도층, 고위층, 상류층은 그 답을 알고 있을까요?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김형오 기자 / hokim@mbn.co.kr]
영상편집 : 신민희 PD
그런데 그들의 삶의 궤적은 서민들과 너무 달라 당혹스럽기까지 합니다.
어제 열린 정홍원 총리 후보자 인사 청문회에서는 정 후보자가 공직 퇴임 후 로펌에서 2년간 6억 7천만 원을 보수로 받은 점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 인터뷰 : 이춘석 / 민주통합당 의원(2월20일)
- "한달 3천만 원 급여가 전관예우 아니다, 업계 관행이라는 표현을 쓰면 안 된다.
(정홍원 총리 후보자) - 관행이라고 하진 않았다. 저는 그때(지명 당시) 보통사람 의미와 연관지은 게 아니고 평범한 사람이라고 했다.
(이춘석 의원) 후보자를 보통사람이라고 여기는 국민은 없을 것으로 본다. 후보자 덕분에 보통사람이란 의미가 달라졌다. 정말 보통사람인가?
(정홍원 총리 후보자) 저는 과거 궤적이 보통사람이고 마인드도 그렇습니다."
'보통 사람'인지, '평범한 사람'인지 논란은 둘째치고, 정 후보자가 누렸을 전관예우는 서민들에게는 정말 꿈같은 일입니다.
황교안 법무장관 후보는 고검장 퇴임 직후 로펌으로 가 17개월간 16억 원을 받았습니다.
한 달에 1억 원을 받은 셈이니 서민들은 입이 떡 벌어질 만합니다.
김병관 국방 후보는 육군 대장으로 전역한 후 2년간 외국 무기중개업체 비상근 자문이사로 있으면서 보수로 2억여 원을 받았습니다.
장관급인 육군 대장을 지냈으면 남은 삶을 사는데 크게 돈 걱정은 안 해도 될 텐데, 굳이 대령급 예편자들도 잘 가지 않는 무기 중개업체에 가 거액의 돈을 받은 이유는 뭘까요?
물론 검사도, 군인도 퇴임 후 자유롭게 직업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것을 뭐라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퇴임 후 누리는 전관예우라는 혜택은 어쩌면 서민들의 주머닛돈과 혈세일지도 모릅니다.
대형 로펌이 그들에게 거액의 보수를 주는 만큼 서민들의 변호사 수임료는 올라갈 것이고, 무기중개업체가 그들에게 거액의 보수를 주는 만큼 국민 세금으로 구입해야 하는 무기 값은 올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여전히 고위 공직에 뜻이 있었다면, 퇴임 이후라도 신중하게 처신을 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아니면 고위 공직 제안을 거절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국회 부의장을 지낸 정의화 새누리당 의원의 말입니다.
▶ 인터뷰 : 정의화 / 새누리당 의원
- "또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전관예우 받아서 천문학적인 액수를 받는 사실을 이번에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조용히 받으시고 살아가셨으면 국민이 지나갈 텐데 그런 분이 새삼스레 나서서 출세까지 나서겠다고 하시니 이게 국민에게 위화감을 줄 수 있고 우리 새누리당 입장에서도 국민에게 실망 받을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청문회를 하는데 국회를 우습게 보는 게 아닌지, 그분들 다시 고액자로 돌아가는 게 좋을 듯합니다."
전관예우뿐 아니라 탈세도 인사청문회의 단골 메뉴입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후보는 딸에게 16억 원에 달하는 아파트를 물려주면서 증여세를 축소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KDI 원장으로 있으면서 주말에 업무추진비를 쓴 사실도 있어 사과까지 했습니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는 후보 지명 닷새 전인 지난 12일 부랴부랴 자식들 명의의 예금에 대한 증여세를 냈습니다.
국·실장을 거쳐 차관까지 지냈으니 공직자 재산 신고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 텐데 이제 와서 자식들 명의로 예금을 대신 넣어주는 게 증여세 대상인지 몰랐다는 게 이해가 될까요?
유리지갑을 가진 서민들은 꿈도 꾸지 못할 탈세 행위를 '몰랐다', '실수'라는 이름으로 덮어야 할까요?
고위 공직자 후보들뿐 아니라 일부 사회 상류층의 행태도 서민을 울리고 있습니다.
아나운서 출신으로 현대가의 며느리인 노현정 씨와 탤런트 출신으로 전두환 전 대통령의 며느리인 박상아 씨는 자녀를 외국인 학교에 부정입학시켰다는 의혹을 검찰 조사를 받게 됐습니다.
노 씨와 박 씨 부부는 모두 한국 국적으로, 아이들 역시 외국에 3년 이상 머문 적이 없는데 어떻게 외국인 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을까요?
들어가기도 어렵거니와 일 년 학비가 2~3천만 원이나 되는 외국인 학교는 서민들에게 꿈도 꾸지 못할 곳입니다.
고위 공직자와 사회 상류층이 편법과 불법으로 혜택을 누리는 사이 서민들의 삶은 극한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졸업식날, 정작 졸업식에 가지 못하고 도서관과 고시 학원으로 향하는 젊은 청춘들의 얘기를 잠깐 들어보죠.
▶ 인터뷰 : 김 모 씨 / 취업준비학생
- "졸업하는 거 보면 안에서 공부하고 있는 제가 불쌍해 보이기도 하고…."
▶ 인터뷰 : 공무원 시험 준비 대학생
- "왜냐하면, 졸업이 큰 의미가 없으니까요 사실."
사회 다른 한 곳에서는 성매매를 하지 않는다고 가출 여성의 손톱을 뽑고 폭행하고, 출산한 지 보름 만에 성매매를 강요하는 현실이 존재합니다.
▶ 인터뷰(☎) : 함 모 씨 / 피해자
- "애를 낳아야 돈을 벌기 쉽잖아요. 그래서 유도 분만을 하라고 해서 빨리 낳고 출산 1~2주 만에 바로 다시 일했어요."
▶ 인터뷰 : 곽 모 씨 / 피의자
- "협박은 아니고 그냥 불러서 때렸습니다. 야구 방망이로 허벅지를 때렸습니다."
좀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지금 이 모습이 우리 사회의 자화상입니다.
서민들에게 힘을 주겠다는, 민생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박근혜 당선인이 직면한 현실이기도 합니다.
가진 사람들과 가지지 못한 사람들, 누리는 사람들과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의 격차는 너무 멀어져 버렸습니다.
그 격차를 그나마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회 지도층, 고위층, 상류층은 그 답을 알고 있을까요?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김형오 기자 / hokim@mbn.co.kr]
영상편집 : 신민희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