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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관광 루트·과장 연출…'정글', 논란의 연속
입력 2013-02-12 14:40  | 수정 2013-02-12 17:46

그간 힘들게 쌓아온 SBS TV '정글의 법칙'의 진정성을 한순간에 무너뜨린 뉴질랜드 편 출연진과 제작진이 11일 돌아왔다.
제작진과 멤버들의 피부는 까맣게 탔고, 몇몇 참여자들은 피곤함에 부쩍 힘들어 보였다. 이들은 '정글의 법칙' 조작 논란에 대해 다시 한 번 해명했다. 하지만 시청자와 네티즌 반응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지난 8일 방송 시청률이 금요일 동시간대 1위를 기록하며, 논란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듯 보이지만 날선 생각들은 여전하다.
지난 2011년 방송된 '함바족' 여인들이 과거 일본 성인 영화에 출연했다는 주장의 게시물이 올라왔고, 험한 루트가 사실은 간단한 관광, 체험 루트라는 제보 등이 시청자들을 실망케 했다.

이에 제작진은 "'정글의 법칙'은 지구상에 남아있는 원시성과 자연 환경이 잘 보존되어 있는 오지를 방문해 현대문명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을 성찰해보고 우리가 잊고 살았던 순수한 인간과 자연의 모습을 보고 배우는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라며 "기획의도에 충실해 제작했고, 근거 없는 비난을 삼가 달라"고 했지만 시청자들의 비난을 누그러뜨리지 못했다.
멤버들도 공항에서 취재진을 만나 다시 한 번 진심어린 마음을 호소했으나, 의혹어린 시선은 여전하다.
표면적으로는 "개뻥 프로그램"이라며 진정성을 의심가게 하는 글을 SNS에 쓴 박보영의 소속사인 더 컴퍼니 엔터테인먼트 김상유 대표가 백번 잘못한 일이다. 김 대표 탓에 벌어진 일이니 그에게 비난의 화살이 돌아갈 수밖에 없다.
김 대표는 소속 배우가 고생하는 게 속이 상했고, 개인적인 공간에서 술 취해서 한 일이라고 해명했지만, 그 때문에 프로그램의 진정성에 금이 갔다. 그간 박보영 만큼 고생한 여배우들도 꽤 있었을 것이고 실신한 멤버들도 있고, 콩가 개미에 물려 사경을 헤맨 김병만도 있다. 그들의 고생은 진짜겠지만 의심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문제점을 지적한 김 대표를 오해하게 만든 제작진의 책임도 피할 수 없을 것인데, 제작진의 공식 입장에는 사과 한 마디 없다. "방송사상 최초로 수십 명의 스태프와 출연진들이 밀림 속과 시베리아 벌판, 사막을 마다하지 않고 이들을 직접 찾아가 몸으로 부딪히며 함께 생활하며 촬영했다"며 자기들이 얼마나 힘들게 촬영해왔는지 밝히기 급급했다.
이에 앞서 김 대표의 글이 논란이 되자마자 밝힌 입장에서도 제작진은 "절대 짜고 나오는 그림이 아니다"라고 했다. 동물을 이용한 촬영에 대해서도 "인서트 촬영을 위해 진행한 것을 오해한 것"이라고도 했다.
많은 시청자가 "설마 100% 사실은 아닐 것"이라고 알고 있으면서도 '정글' 멤버들의 삶이 리얼리티를 반영한 것이라고 믿고 공감을 한다. 어렵게 살아가는 야생을 실제로 받아들이는 시청자가 꽤 된다는 말이다.
'정글' 멤버들이 새로운 미션을 앞둔 상황에서 음식을 먹고, 잠시 휴식을 취한다는 말을 듣고 놀라는 이들이 많다. 실제 100%가 아니었다는 사실에 실망을 한 것이다. 이지원 PD는 "5박 6일간 고생을 하면 제작진도, 출연진도 원기회복을 해야 한다"고 했으나 시청자들은 이런 사실을 처음 알았다. 인서트 촬영이 있는지도 몰랐다.
리얼리티의 극대화를 위해서겠지만 과도한 표현들도 문제가 된다. 문명의 이기에 노출된 원시부족이 '정글' 팀을 처음 만나는 것처럼 과장한 것부터 그렇다. 제작진이 100% 리얼이 없다는 사실을 시청자들에게 알렸으면, 또 의례적으로 새 미션이 주어졌을 때 매번 음식을 주고 휴식을 주는 장면을 보여줬다면 논란은 이렇게 커지지 않았을 텐데 아쉽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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