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나로호 성공] "어깨를 짓누르던 짐을 내려놓았어요"
입력 2013-01-31 17:22 
【 앵커멘트 】
나로호 발사 성공이 있기까지 연구진들의 땀과 노력은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그 영광의 주역들을 김형오 기자가 소개해드립니다.


【 기자 】
<현장음>
"현재 2013년 1월30일 16시 09분. 나로호 2단에서 나로과학위성이 분리됐습니다."

나로호 발사 통제실 아나운서의 음성이 미세하게 떨리던 그 순간.

화면을 주시하던 연구진은 환호성을 지르며 서로를 껴안았습니다.


▶ 인터뷰 : 조인현 / 나로호 체계종합팀장
- "지금은 앓던 이가 빠지고 어깨를 짓누르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기분입니다."

2002년 나로호 사업 시작부터 발사 임무를 총괄한 조광래 발사체추진단장의 머리는 10년의 세월이 말해주듯 하얗게 셌습니다.

그러나 성공 소감을 묻는 질문에 조 단장의 첫마디는

▶ 인터뷰 : 조광래 / 나로호 발사추진단장
- "죄송하다는 말부터 드리고 싶습니다."

나로호 1차 실패는 그들을 죄인으로 만들었고, 2차 실패는 가혹한 형벌이었습니다.

스트레스로 공황 장애를 겪었고, 신경안정제를 먹지 않으면 잠을 자지 못했습니다.

▶ 인터뷰 : 민경주 / 나로우주센터장
- "한정된 공간에서 생활하면서 우울증에 시달린 연구원들도 많았습니다."

우주기술을 하나라도 더 얻으려는 우리 연구진과 보안을 이유로 접근조차 못하게 하는 러시아 연구진과 실랑이도 적지 않았습니다.

특히 2차 발사 실패 책임을 놓고 1년 넘게 공방을 벌일때는 '이러다 3차 발사를 못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 인터뷰 : 임석희 / 나로호 발사체 추진기관팀 연구원
- "의사소통과 문화 차이로 갈등을 겪었는데 나중에는 한국말과 러시아어로 따로따로 말해도 눈빛으로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워졌습니다."

또 실패할까 손톱과 수염을 깎지 못하고 속옷조차 갈아입지 않았던 연구원들.

비로소 이제 그들은 환한 웃음을 짓게 됐습니다.

MBN 뉴스 김형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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