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히말라야 오지 '다울라기리'를 가다
입력 2013-01-23 19:13  | 수정 2013-01-24 08:29
【 앵커멘트 】
험준한 히말라야에서 트레킹을 한다면 과연 어떤 기분이 들까요?
거친 환경을 체험하고 돌아온 우리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이정석 기자가 들려 드립니다.


【 기자 】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서 다울라기리의 전초기지인 다라방까지 가는 길.

버스로 12시간을 달려야 만날 수 있는 험한 산골입니다.

촉박한 일정에 어둠 속 좁은 길을 달려왔지만, 강물이 버스를 집어삼키며 발걸음을 붙잡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시작된 다울라기리 트레킹.

대자연을 향한 발걸음에 설렘과 긴장감이 교차합니다.

▶ 스탠딩 : 이정석 / 기자 (네팔 다울라기리)
- "일반 트레커들이 찾지 않는 다울라기리 트레킹 코스에선 진정한 히말라야의 오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잠시 쉬며 벌어진 닭싸움 한판.


드넓은 자연에선 컴퓨터 게임보다 이런 놀이가 더 재밌습니다.

다음날 아침 하룻밤을 지켜준 텐트 주위를 청소하고 다시 길을 나섭니다.

겨울 아침 맑고 시원한 공기가 가슴속까지 씻어주는 듯합니다.

서서히 가까워지는 다울라기리의 설산.

▶ 인터뷰 : 이기열 / 완주 산내들 희망캠프 사무국장
- "다양한 문화를 접하게 해주고 싶었고, 이쪽의 열악한 현실을 보고, 우리가 어떤 역할을 할지에 대한 화두를 던지고 싶었습니다."

끝없이 이어진 비탈진 산길.

얼마나 가야 할지 가늠조차 되지 않습니다.

그저 앞 대원의 발자국을 따라 걷는 데만 집중합니다.

추운 날씨 탓에 아이들은 물티슈 몇 장으로 샤워를 대신합니다.

물집이 잡힌 발뒤꿈치가 아플 만도 하지만 내색도 하지 않습니다.

▶ 인터뷰 : 오재석 / 전주 서신중학교 2학년
- "부모님 밑에서 부모님이 해주시는 것만 하고 사니까 편했는데, 여기 와서 산 타고 텐트치고 춥게 자고 하니까 힘들었죠."

▶ 인터뷰 : 양다현 / 대전여자중학교 2학년
- "고난과 역경을 지나는 법(을 배운 것 같아요.) 엄마 말 잘 듣고 사소한 것에 힘들어하지 않고 그럴 겁니다."

산행 나흘 만에 마주한 다울라기리 4봉.

햇살을 받아 붉게 달아오르며 대지를 따뜻하게 감싸줍니다.

평생 처음 오지에서의 고생을 견뎌낸 아이들은 용기를 얻으며 서로 다독입니다.

대자연의 경이로움도 감동적이지만, 그들을 변화시킨 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는 이곳 어린이들의 미소였습니다.

("완주 산내들 희망캠프 화이팅")

MBN 뉴스 이정석입니다. [ljs730221@naver.com]

영상취재 : 이정석
영상편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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