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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나인뮤지스 “걸그룹 허세 다 버렸다”
입력 2013-01-23 10:01 

평균 신장 171.9cm 멤버 다수가 모델 출신으로 국내 걸그룹 중 최고의 비주얼로 손꼽히는 이들이지만 팀 결성 후 현재까지 과정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다. 원년 멤버 중 리더 라나를 포함해 재경, 비니가 탈퇴하고 그 자리에 새 멤버 현아와 경리가 합류했지만 나인뮤지스(9명의 뮤즈)라는 팀 명과는 어울리지 않는 8명으로 활동을 해야 했다. 최근 새 멤버 손성아 영입해 ‘완전체가 돼 1년여 만에 신곡 ‘돌스(Dolls)로 돌아온 이들은 예전과 확연히 달라져 보였다.
멤버 언니들이 나갔을 때 우리끼리 뭉칠 수 있는 계가가 됐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새로운 멤버들이 들어오고 너무 잘해줘서 다행인 것도 분명하다. 나인뮤지스라는 팀의 색을 잘 이해해 줬고 그만큼 노력해줬고 결과적으로는 우리 팀에 플러스가 됐다고 생각한다.”(은지)
멤버들이 팀을 떠나겠다는 결심을 했을 때 사실 속상하지 않았던 건 아니다. 너무 친했고 함께 하는 동안 행복했다. 하지만 목표가 분명 달랐고 그걸 인정하고 존중하는 법을 배우는 것도 필요했다.(이유애린)
떠난 멤버들이 팀을 떠나겠다고 결심하는 것 만큼 새로운 멤버에게는 나인뮤지스라는 팀에 들어오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이다.
이미 만들어진 팀에 들어오는 건 부담이 크다. 팀에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이 1순위가 된다. 워낙 비주얼로 유명한 팀이니 그 평판에 내가 부족함 없어야 했다. 다이어트를 혹독하게 했다. 하하”(손성아)
팀 워크는 이들에게 가장 큰 숙제였다. 이들은 보다 현실적인 방식으로 팀워크에 대해 재고하기 시작했다. 아이돌 특유의 ‘우리는 무조건 친해요라는 당위 같은 건 이들에게 없었다. 물론 그렇다고 이들이 서로 사이가 나쁘다는 건 아니다. 친해질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터특 하고 있다는 뜻이다.
회사의 방침이기도 하지만, 우리는 합숙을 하지 않는다. 일과 내 인생은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일 때문에 생긴 스트레스는 일상에서 풀어야 한다. 같이 지내다 보면 돈독해지는 것도 분명 있겠지만 감정적인 것에 얽매일 가능성도 높다.”(이샘)
각자 생활공간을 따로 마련하는 것은 분명 팀 워크를 위해서다. 사실 연습, 스케줄 때문에 잠자는 시간외에는 계속 붙어있기 마련이라 친해지지 않을 수 없다. 다만 하루 일과를 정리하고 내가 한 행동들과 고민들을 차분하게 정리할 시간은 중요하다. 쉽게 말해 어제 감정이 상하는 일이 있더라도 혼자 집에서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는 경우도 많다. 스물네시간 함께 하다 보면 그럴 수 있는 기회가 없다.”(이유애린)
인간관계란 난로 같아서 너무 가까이 가면 뜨겁고 멀리가면 추운 것이다.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합숙을 하면서 지나치게 가까이 지내면서 생기는 문제가 분명히 있다. 반면 안 좋은 일이 생겨도 혼자서 생각을 하면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면서 얘기 할 수도 있는 문제도 많다.”(민하)
활동에 대한 사고방식이나 생각도 분명 다른 걸그룹들과 달랐다. 이 팀이 꼭 성공을 해야 한다는 맹목적인 목표 보다는 왜 성공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쪽에 가까웠다.
처음 데뷔 했을 때는 사실 내가 제일 돋보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팀 활동을 하는 이상 혼자 잘 되는 것도 완전한 의미의 성공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또 함께 있을 때 한명한명이 눈에 띄는 것이 중요하지 억지로 혼자 튀겠다고 나서는 건 결과적으로 팀 존립을 흔드는 일임을 알게 됐다.”(민하)
누군가 우리를 봐줘서 행복한 게 아니라 우리가 행복하기 때문에 행복한 게 진짜 행복한 것이다. 또 우리가 무대에서 즐거운 것이 관객들도 즐거운 일인 것을 알게 됐다. 가수는 ‘다 같이 놀자가 돼야하는 것 같다. 그냥 예쁜 표정 짓고 ‘예뻐해 주세요라고 말하는 게 전부는 아니라는 거다.”(은지)
무대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것만 보여주는 게 우리 일의 전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많은 분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 때로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는 것이 우리의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나인뮤지스에게는 그런 걸 보여줄 때가 된 것 같다. 걸그룹으로 가졌던 허세는 이제 다 버렸다.”(이샘)
나인뮤지스는 22일 군부대에서 쇼케이스를 열었다. ‘군통령이라는 별명답게 군대를 신곡발표 첫 무대로 정했다. 이색적인 시도로 군 장병들을 위한 위문공연을 겸하는 것이기도 하다.
우리를 가장 원하는 분들에게 찾아가려면 어디를 가야하는지 생각해 봤다. 새롭운 시도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예쁜 척 하는 것 보다는 사람들이 재미있어 할만 한, 우리가 재미있는 걸 하고 싶다.”(현아)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사진 팽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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