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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씨엔블루를 진짜 밴드로 만드는 것들
입력 2013-01-23 07:07 

씨엔블루가 처음 데뷔 했을 때 그들을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분명 있었다. 그들을 밴드로 볼 것이냐, 그저 새로운 형태의 아이돌로 볼 것이냐 였을 것이다. 유명 작곡가의 곡으로 활동한다는 점 때문에 그랬고, 네 사람 모두 빼어난 외모를 가졌다는 것도 아마도 이 같은 시선 적잖은 영향을 미쳤을 지 모른다. 지난 3년간 씨엔블루의 행보는 이런 시선에 자신들이 진짜 밴드라는 사실을 하나씩 증명하는 과정이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최근 발표한 이들의 미니 앨범 ‘리:블루(Re:Blue)는 그 증명의 마지막 함수 공식이다.

▶ 밴드는 자작곡을 해야한다는 주장에 대한 답변

씨엔블루는 이번 앨범에서 데뷔 후 처음으로 자신들이 직접 만든 곡으로 타이틀을 정했다. 또 앨범 전체를 멤버들이 쓴 곡으로 채웠다. 그동안 일본에서는 자작곡으로 활동을 해 왔지만 국내에서는 처음이다.
종현 : 지금까지도 타이틀곡 제외하고는 우리 곡을 많이 실어왔다. 사실 자작곡이라는 언급 자체가 낯간지럽다.
민혁 : 당연한 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에서) 자작곡임을 언급하는 것은 그저 이슈가 되기 쉽기 때문일 거다. 우리에겐 노래가 좋기 때문에 타이틀을 할 수 있었던 것 뿐이다. 사실 좋은 노래가 중요하지 자작곡이라는게 뭐가 그리 중요한가 라는 생각도 한다.
용화 : 좋아하는 것을 하는 것이 최선이다. 요즘에는 팝 적인 요소가 많고 댄스 느낌이 나는 그런 걸 좋아한다. 일렉트로닉에도 관심이 많아져 그런 쪽으로 작업 방향을 정했다. 나는 내가 쓴 곡이 전 세계에서 제일 좋다.


▶ 록 밴드 가사에 분노나 저항이 없다는 지적에 대한 답변

씨엔블루는 줄곧 사랑 노래를 불러왔다. 이번 앨범에서 전곡을 작곡 한 것 뿐 아니라 작사에 참여하며 자신들의 내면을 드러낼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이번 앨범 수록곡들 중 ‘커피숍 한 곡을 제외하면 역시 대부분 달콤하거나 쌉쌀한 사랑노래로 채워졌다.
용화 : 사랑노래가 대부분이고 뚜렷한 우리들만의 세계관이나 가치관을 보여주는 가사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처음 이 곡을 썼을 때 느낌들을 버리면서 까지 그런 내용들을 담고 싶지는 않았다. 사회 비판을 해도 제대로 알고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도 평소 반항적이고 막무가내로 사는 오아시스 같은 록스타를 꿈꾸기도 하지만 내 정서상 그렇게 할 수가 없다. 그들과 우리는 살아온 방식이 다르지 않나. 행복하게 음악 하는 사람의 음악도 있고 그런 노래를 듣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다고 본다.
종현 : 사실 현재 딱히 불만이나 고민이 없는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음도 이유가 될 것 같다. 예전에는 무표정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최근에 사람들이 내 표정이 밝아졌다는 말을 많이 한다. 어느순간 실제로 멤버들의 얼굴을 보니 모두가 표정이 좋더라. 점점 활동하는 게 너무 재미있고 TV 나오면 나올 때 마다 부모님 좋아하셔서 효도하는 기분이라 좋다. 현재 멤버 네 명 모두가 연애에 목말라 있는 상태라는 것도 분명하다. 행복한 상황에서 행복한 노래를 부르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 음원성적 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

씨엔블루는 앨범 발매 시기에 MBC ‘무한도전-어떤가요 음원이 공개돼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음원차트 상에서는 ‘강북멋쟁이에게 판정패를 당한 것이 사실이다. 가수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는 경우다. 특히 지난해 11월 앨범 발매를 두 달이나 미뤄가며 앨범에 완성도에 중점을 둔 이들에게는 더 할 수 있다.
용화 : 우선 ‘강북멋쟁이를 나는 재미있게 들었다. 우리가 ‘강북멋쟁이 때문에 순위가 내려갔다고 해도 전혀 기분이 나쁘지 않다. 대중들은 듣고 싶은 음악을 듣는 것 뿐이다. 우리처럼 음악 하는 사람도 있고, 재미있는 음악도 있어야 한다고 본다. 무엇보다 장르가 다양해 지고 시장이 활성화 된다는 건 좋은 것 같다. 메이저와 마이너 혹은 인디 같은 구분이나 이들이 각각 존재하는 것도 모두 의미가 있고 아이돌들이 해외에 나가서 열심히 하는 것도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개그맨이 낸 노래라고 해서 노력 없이 나온 것이라고 누가 말할 수 있나. 우리만큼, 우리보다 더 힘들게 작업한 것일 수 있는 거다.
종현 : 음악이라는 것은 즐거우려고 하는 거고 듣고 좋으면 그게 좋은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대중들이 좋아하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차트 성적 자체에 연연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보다 많은 사람 앞에서 공연할 수 있냐는 것이다. 또 대중들에게는 어떤 가수의 음악이 믿고 또 들을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그런 밴드가 됐으면 좋겠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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