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시민의식도 얼었다'…한파에 방치된 만취자 사망
입력 2013-01-07 20:04  | 수정 2013-01-07 21:34
【 앵커멘트 】
한 50대 남성이 술에 취해 골목길에 쓰러졌다 끝내 숨졌습니다.
강추위 속에 2시간 동안이나 쓰러져 있었지만 지나가던 행인 중 아무도 신고하지 않았습니다.
원중희 기자입니다.


【 기자 】
한 남성이 술에 취해 골목길을 서성입니다.

몸을 가누지 못하고 왔다갔다하더니 급기야 바닥에 드러눕습니다.

영하 8도의 강추위.

하지만, 지나가는 시민들 누구도 관심을 가지지 않습니다.


두 시간 가까이 방치된 53살 김 모 씨는 뒤늦게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습니다.

▶ 인터뷰 : 정종원 / 주민
- "이쪽으로 사람 많이 왔는데 다들 본척만척하더라고. 너무 오래 누워있었어. 그 전에 빨리 발견하고 신고해줬으면 모르죠."

▶ 스탠딩 : 원중희 / 기자
- "현재 기온은 영하 6도, 제 체온은 35도입니다. 김 씨가 숨진 이곳에서 체온이 얼마나 떨어지는지 제가 직접 알아보겠습니다. 30분 만에 1도 넘게 떨어졌습니다."

김 씨처럼 술을 마신 경우 체온이 더 빨리 떨어지기 때문에 위험합니다.

▶ 인터뷰 : 박현아 / 서울 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혈관이 확장되기 때문에 더 쉽게 외기로부터 체온을 뺏기고요. 판단력이나 본인 스스로를 보호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최저 기온이 영하 7도까지 떨어졌던 지난달 7일에는 폭행으로 쓰러진 남성이 2시간 동안 방치돼 숨지기도 했습니다.

최근 3년 동안 추위에 노출돼 숨진 사람은 800여 명.

올 겨울 유례없는 강추위가 계속되고 있어 길거리에 쓰러진 사람이 없는지 주위를 살피는 시민 의식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원중희입니다. [ june12@mbn.co.kr ]

영상취재 : 박준영 기자
영상편집 : 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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