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소리 없는 공격 ‘만성간염’, 정확한 인식이 중요
입력 2012-12-18 16:10 

사람이 앓는 질환은 임상적으로 크게 급성질환과 만성질환으로 나눌 수 있다. 급성질환은 증상이 심하고 치명적일 수 있지만 고비만 넘기면 후유증 없이 회복된다. 반면 만성질환은 증상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서서히 진행되며 결국 치명적인 합병증, 장기의 부전 등을 초래한다.
예를 들어, 급성A형간염에 걸린 환자는 발열, 구역, 구토, 황달 등 심한 증세를 호소하며 병원을 찾지만 대부분 건강한 상태로 회복된다. 반대로 만성간염에 걸린 환자는 본인이 느끼는 증상이 경미하여 무심코 지내는 사이 간 손상이 서서히 진행된다. 이는 복수, 황달, 토혈 등과 같이 치명적인 합병증을 나타내는 간경변증으로 이행되거나 간암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여러 임상연구 결과에 따르면 만성간염을 앓고 있는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간암 발생 위험성이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특히 심한 간내염증을 장기간 방치 할 경우 간경변증으로 이행될 가능성이 커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간 기능검사 소견이 정상이고 증상이 없는 비활동성 간염바이러스 보유자라도 경과 중 활동성 간염으로 바뀔 수 있고 일반인에 비해 간암 발생 위험이 큰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만성간염 환자들은 간염의 활동성이나 증상 유무에 상관없이 반드시 정기적인 진료를 받아야 한다.
우리나라 만성간염의 대부분은 B형, C형 바이러스 간염이다. 1990년대 후반부터 간염바이러스의 증식을 직접 억제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항바이러스제들이 개발되면서 효과적인 만성간염 관리가 가능해 졌다.

현재 표준 항바이러스 치료를 받는 만성 C형간염 환자 중 60-80%는 치료 종료 후에도 장기간에 걸쳐 완전관해(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적극적인 약물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만성B형간염치료에 사용되는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는 복용이 간편하고, 부작용이 적으면서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탁월하여 최근에 많이 처방되고 있다. 하지만 각 약제마다 발생하는 내성의 빈도가 다르고 바이러스 억제 효과도 다르다. 따라서 첫 치료 시에는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약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만성 B형간염의 항바이러스제 치료는 튀어 오르려는 용수철을 돌로 누르는 것과 같다. 가능한 바이러스 억제력이 강하고 내성발생률이 낮은 약제를 오랜 기간에 걸쳐 복용해야 한다.
최근 만성간염에 대한 치료가 발전하여 과거에 비해 환자들의 예후가 호전되고 있다. 하지만 질환에 대한 홍보와 이해가 부족한 상황 탓에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
만성간염 환자들이 건강한 간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간염바이러스 감염 사실 여부를 정확히 알고 정기적인 진료를 통하여 적절한 약물치료와 경과 감시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도움말=이대목동병원 간전문센터 김태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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