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 '할머니 악수 거부' VS '천만 원 의자'
입력 2012-11-29 14:04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난타전이 점점 가열되고 있습니다.

이번 대선이 워낙 치열한 일대일 구도로 만들어지다 보니, 후보들의 사소한 일거수일투족이 의혹과 공격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박근혜 후보는 지난 6일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를 찾았다가 찍힌 사진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유권자가 악수를 청했는데, 박 후보가 악수를 거부했다는 사진입니다.


박 후보는 지난 26일 TV 토론에서 '손이 아파서 손을 등 뒤에서 주무르고 있을 때 할머니가 다가와서 악수를 청했고, 그 순간을 기자가 찍어서 악랄하게 유포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런데 해당 사진을 찍은 사진 기자는 박 후보의 해명이 거짓이라며, 104컷의 연속 사진을 추가로 공개했습니다.

박 후보 캠프가 선거운동에 사용하고 있는 유행가 로고송도 여성 상품화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가사 내용을 잠깐 볼까요?

<아름다운 근혜 모습, 너무나 섹시해, 박근혜가 죽여줘요>

박 캠프는 뒤늦게 해당 로고송을 취소했습니다.

문재인 후보 쪽은 TV 광고에 나오는 의자가 논란이 됐습니다.

소탈한 서민의 모습을 강조했던 문 후보 쪽 의도와 달리, 문 후보가 앉았던 의자가 천만 원짜리 명품 고가라는 겁니다.

누리꾼들은 이 의자가 천만 원이 넘는 해외 명품 브랜드 의자와 외형이 같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논란이 확산하자, 부인 김정숙 씨는 '아파트 모델하우스에 전시됐던 소파를 50만 원에 산 중고'라면서 '아껴 살림하느라 남의 중고를 산 건데, 이런 것까지 다 밝혀야 하니 눈물이 난다'고 해명했습니다.

문 후보가 신은 양말도 논란이 됐습니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라는 의혹이 제기되자, 부인 김정숙 씨는 '지난해 7월 남대문 시장 한 리어카 노점에서 2만 원에 여덟 켤레를 샀는데, 주인이 한 켤레를 더 얹어줬다'며 '남편에게 짝퉁 양말을 신겨 미안하게 됐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문재인 후보가 2004년 청와대 수석으로 있을 당시 빌라를 사면서 실거래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신고한 다운계약서 부분에 대해서는 문 후보 측이 '당시 관행이었지만, 사과한다'고 밝혔습니다.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 그리고 양쪽 캠프와 지지자들이 사활을 건 듯합니다.

그런데 아무리네거티브도 선거 전략이라고는 하지만, 이 정도는 너무 과한 게 아닐까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두 후보 역시 상대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었습니다.

박근혜 후보는 노무현 정부의 실정을 부각하며, 문재인 후보가 참여정부 최고 실세였다고 비판했습니다.

박 후보의 말입니다.

▶ 인터뷰 : 박근혜 / 새누리당 후보(11월28일 홍성 유세)
-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실패한 과거정권의 최고 핵심 실세였습니. 그들이 정권 잡고 제일 먼저 한 일이 과연 무엇입니까? 정권 잡자마자 민생 살릴 생각 안 하고 맨날 국가보안법 폐지, 과거사 청산, 사학법 만든다며 자신들의 코드에 맞게 나라 뒤엎는데만 온 힘 썼습니다. 국민은 그렇게 죽어가게 만들면서 밤낮없이 국민 편 가르고 선동하기 바빴습니다. 그렇게 국민이 준 소중한 기회를 놓쳐놓고 이제 와 다시 정권 달라 합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노무현 정부의 실정을 부각시키며, 문 후보를 공격하겠다는 전략입니다.

문재인 후보는 '이명박근혜' 전략으로 맞섰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부각시키고, 박근혜 후보가 공동 책임이 있다는 겁니다.

문재인 후보의 말입니다.

▶ 인터뷰 : 문재인 / 민주통합당 후보(11월28일)
- "박근혜 후보가 어제 저를 실패한 정권의 실세였다고 말씀한 걸 봤습니다. 네. 참여정부, 부족한 점 많았습니다. 참여정부가 한계가 있었다고 말씀 많이 합니다. 저희도 성찰 많이 합니다. 그러나 잘한 것도 많았죠? 잘한 것도 많지만, 한계도 많았다는 게 국민 평가입니다. 잘한 것도 많지만, 한계도 있었으니 100점 만점에 짜게 줘서 70점 어떻습니까? 그렇다면, 이명박 정부는 몇 점입니까? (빵점) 잘한 것이 하나도 없으니 빵점 아닙니까? 그렇다면, 박근혜 후보는 빵점 정부의 공동책임자 아닙니까?"

전날까지 유신의 잔재라며 박정희 딸을 부각시키는 전략에서 이명박 정부의 공동책임론으로 전략을 바꾼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유신을 잘 모르는 2,030세대에게 '박정희 프레임'은 잘 와 닿지 않는다고 판단한 걸까요?

20일 앞으로 다가온 선거.

유권자들은 어느 쪽 선거 전략이 더 와 닿을까요?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김형오 기자 / hokim@mbn.co.kr] MBN 뉴스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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