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위에 오른 판사…'찾아가는 법정'

【 앵커멘트 】
찾아가는 서비스, 이제는 흔한 일이라고 생각되시죠.
법원도 찾아가는 서비스를 시작했다는데 조금은 생소하게 들립니다.
김태영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 기자 】
지난 1998년 설치된 2.8km 길이의 고흥만 방조제입니다.

키조개와 꼬막 등을 양식해온 어민들은 방조제가 들어선 뒤 수확량이 크게 줄었다고 불만입니다.

▶ 인터뷰 : 정형조 / 피해 어민
- "여기서 물을 한 번씩 틀면 고기가 죽어서 하얘집니다. 그 물이 6시간 동안 양식장까지 갔다가…."

▶ 스탠딩 : 김태영 / 기자
- "저기 보이는 갑문에서 수시로 쏟아내는 오염된 담수가 어장을 망친다는 게 어민들의 주장입니다."

결국, 어민들은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1심 재판부는 어민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항소로 2심 재판은 상급법원인 서울고등법원에서 진행하게 됐습니다.

서울 법정을 찾는 것은 소송 당사자인 어민들에게 보통 어려움이 아닙니다.

이 때문에 재판부가 어민들의 불편 해소를 위해 법정 대신 배 위에 올라 어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었습니다.

"그러면 조류가 어떻게 전체적으로 돕니까? 물이 이렇게 와서 바로…"

재판부는 피해 어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사법부 최초로 '찾아가는 법정'도 진행했습니다.

"사건 관련 현장에 와서 저희들이 재판을 하게 됐습니다."

▶ 인터뷰 : 오용규 / 서울고등법원 공보판사
- "현장에서 직접 소통해서 재판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재판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법원은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찾아가는 법정'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입니다.

MBN뉴스 김태영입니다. [ taegija@mbn.co.kr ]

영상취재 김재헌 기자
영상편집 이현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