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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배슬기 “복고소녀後 방송 공포증…뮤지컬로 치유”
입력 2012-11-26 15:46 

무대 위에서 힘든 훈련을 혹독하게 받은 느낌이에요. 항상 노래보단 안무에 더 자신이 있었는데 이젠 노래 부르는 것도 즐길 수 있게 됐죠.”
‘복고소녀 배슬기(26)가 뮤지컬 ‘부활을 통해 성숙한 여인으로 거듭났다. 뮤지컬 ‘부활은 조선의 마지막 과학자이자 ‘나비연구로 유명한 석주명 박사의 일대기를 다룬 창작 뮤지컬. 배슬기는 이번 작품을 통해 첫 대극장 공연에 입성, ‘1인2역 도전을 통해 연기의 폭을 넓혔다.
배슬기는 오로지 나비 연구에만 매달려 있는 석주명 선생의 곁을 한결같이 지키며 걱정하는 조교 지민과, 석주명 선생이 의식을 잃고 우연히 접한 미래의 지하도시에 만난 지민을 닮은 소녀, 윤희 역을 동시에 연기한다.
그는 상반된 두 가지 캐릭터를 한 번에 할 수 있다는 게 흥미로웠다”고 말문을 열었다. ‘1인2역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옷 갈아입는 기본적인 동작부터 감정 몰입 하나 하나까지 굉장히 빨리 모든 걸 전환시켜야 하므로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된다고.
첫 대극장 작품인데 워낙 공간이 넓고 관객이 많아 움직임 하나 하나에 신경 써야 했어요.‘가요처럼 부르는 습관을 완전히 버리기 위해 보컬 트레이닝도 열심히 했고 나쁜 습관을 버리는 데 집중했어요. 안무가 적고 연기를 주로 해야 하는 작품이라 여러모로 공을 많이 들였죠.(하하)”
공들인 만큼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냐는 질문에 배슬기가 수줍은 듯 미소를 지었다. 그는 매우들 중 나만 솔로라 감정이입에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농을 건넨 뒤 힘들게 연습한만큼 개인적으로 정말 큰 공부가 됐다. 연기, 노래, 안무, 태도 모든 면에서 새로운 걸 많이 깨달았다”고 답했다.

대부분의 ‘창작 뮤지컬은 완성되는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하기 때문에 힘이 드는 만큼 애착도, 보람도 큰 장르 같아요. 이번 작품은 특히 저 스스로에게도 마찬가지의 과정이었죠. 단점은 고치고 장점은 살리고, 움직임의 자유로움은 물론 노래에 대한 자신감도 부쩍 생겼어요.”
초롱한 그녀의 눈이 더욱 반짝 빛났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워낙 ‘뮤지컬을 좋아했고 꼭 무대에 서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이번 작품으로 뮤지컬 배우로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기분이다. 어떤 활동을 펼치더라도 ‘뮤지컬은 계속 애정을 갖고 이어가고 싶은 장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복고소녀로 인기몰이를 하며 핫 예능 아이콘으로 떠오른 그가 뮤지컬에 유독 강한 애착을 보이는 건 의외였다. 데뷔 후 갑자기 데뷔하게 된 예능, 반응은 폭발적이었지만 그녀가 행복하기만 한 건 아니었다. 그는 ‘복고소녀 당시에는 나이도 생각도 어려 늘 부족함만 느끼면서 활동에 임했다”고 운을 뗐다.
관심이 집중될수록 두려움이 커졌고, 방송일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어요. 준비가 덜 된 상황에서 자꾸 현장에 투입되다 보니 저의 무대도, 방송도 항상 만족스럽지 못했거든요. 어느새 세간의 관심은 짐처럼 느껴졌어요. ‘복고소녀 하나로 낙인찍히고 싶지 않았어요.”
그는 이전보다 한 층 더 진지해진 얼굴로 말을 이어 갔다.
실력도 키우고 싶었고, 앨범에 주력하고 싶었지만 모든 과정이 쉽지 않았어요.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마음이 늘 불편한 상태로 바쁘게만 달려오다 보니 금방 지치게 됐죠. 그러다 다시 노래하고 싶다, 연예계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한 게 바로 ‘뮤지컬 때문이었어요.”
그는 어떤 장르보다 끈끈한 공동 작업으로 이뤄지는 뮤지컬이 좋다고 했다. 주변 사람들의 존재, 관심, 조언이 그에게 큰 힘이 됐고 무대에서 관객과 호흡하는 매 순간은 설레고 흥분됐다고 했다.
내가 지치고 힘들 때 뮤지컬을 하면서 치유된 부분이 너무 많았어요.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늘 참여하고 쉽고, 도전하고 싶은 장르구요. 앞으로 방송, 영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겠지만 뮤지컬은 항상 마음의 고향이죠. 언제나 돌아오고 싶은 공간이요.”
배슬기는 이번 ‘부활 작품을 끝으로 당분간 뮤지컬 출연을 쉬어간다. 틈틈이 좋은 작품을 살피면서 영화 촬영에 주력할 예정이다.
한편, 배슬기는 유아인 정유미 주연의 영화 ‘깡철이 출연을 확정 짓고 본격적인 촬영에 돌입했다. 그는 극 중 힘든 환경 속에서 살려고 발버중 치는, ‘깡철이(유아인)의 첫사랑 역을 맡았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kiki202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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