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군번이 같아서…'억울한' 참전용사
입력 2012-11-22 20:04  | 수정 2012-11-22 21:21
【 앵커멘트 】
이름과 군번이 같은 동명이인 때문에 국가 유공자 지정이 안 된 억울한 6.25 참전 용사가 있습니다.
어떻게 된 사연인지 오택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1951년 6.25 전쟁에 참전한 83살 이동춘 할아버지.

당시 21살이던 이 할아버지는 강원도 인제 전투에서 후퇴하다 절벽에서 떨어져 왼쪽 손목이 부러집니다.

또 다시 나선 원통전투, 이번엔 총알이 왼쪽 옆구리를 관통해 결국 군에서 제대합니다.

그리고 지난 2002년 국가보훈처에 국가유공자 신청을 했습니다.

▶ 스탠딩 : 오택성 / 기자
- "하지만 이 할아버지는 의정부보훈지청에 신청한 국가유공자에서 결국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정확히 10년 뒤, 이번엔 수원지청에 요청했지만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두 번이나 떨어진 이 할아버지는 심사 서류에서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합니다.


이름과 군번까지 똑같은 사람이 6.25 전쟁에 참전했는데 보훈처에서 동명이인의 병적 기록부를 토대로 심사를 한 겁니다.

보훈처에서 심사기준으로 삼은 병상일지를 보면 이름 이동춘, 군번 0244546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이동춘 할아버지의 병적 기록부를 보면 이름과 군번이 똑같습니다.

하지만, 한자 이름이 다르고 계급과 주소 심지어 어머니 이름도 다릅니다.

결정적인 건 폭판 파편을 맞아 다친 가슴과, 총알이 관통한 옆구리 등 부상 부위가 다르다는 겁니다.

때문에 이동춘 할아버지는 보훈처가 다른 사람을 심사해 유공자 지정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 인터뷰 : 이동춘 / 6.25 참전 용사
- "내가 다친 부위는 얘기하지 않고 내가 모르는 이야기만 하니까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했지요."

보훈처는 전쟁통에 작성된 문건이어서 다른 부분은 차이가 날 수는 있지만 군번은 다를 수 없다고 설명합니다.

▶ 인터뷰 : 국가보훈처 관계자
- "자신이 주장하는 이름과 생일이 다른 경우가 꽤 많이 나옵니다."

보훈처는 육국본부에 이 할아버지의 병적증명서를 다시 요청하고 심사서류를 전면 재검토할 계획입니다.

MBN뉴스 오택성입니다.[logictek@mbn.co.kr]

영상 취재: 박세준 기자
영상 편집: 원동주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