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배우 김정화, 스포트라이트 걷어내니 더 예쁜 그녀
입력 2012-11-22 10:37 

배우 김정화(29). 그녀는 예뻤다. 얼굴도 그리고 마음도.
2000년 가수 이승환의 ‘그대가 그대를 뮤직비디오로 데뷔한 김정화는 시트콤 ‘논스톱3를 비롯해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에서 활약하며 상큼 발랄한 매력의 대표주자로 활약했다.
고교시절부터 20대 10년 내내 여배우라는 이름으로 지내온 그였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뒤에 가려졌던 남 모를 아픔을 오랜 시간에 걸쳐 스스로 극복해낸 김정화는 어느새 깊은 내면을 지닌 여배우, 한 여자로 성숙했다.
최근 나눔 에세이 ‘안녕, 아그네스!를 발간하고 작가로 변신한 김정화가 출간 기념 간담회를 갖고 책에 대한 이야기와 데뷔 13년차 여배우, 김정화의 삶과 생각 그리고 최근 하늘나라로 가신 어머니에 대해 가감 없이 털어놨다.

지금은 ‘나눔 천사라는 수식어가 누구보다 잘 어울리는 그녀지만 출발은 여느 연예인의 그것과 비슷했다. 3년 전, 절친한 동료 정태우의 권유로 MBC에브리원 기부 프로그램 ‘해바라기를 통해 우간다에 가게 된 것.
우연한 기회였어요. 3년 전, 태우 오빠 연락을 받고 우간다에 살고 있는 에이즈에 걸린 아이(아그네스)의 엄마가 돼 주기 위해 처음 가게 됐죠. 그 때의 우연한 결정이 이 책이 나오기까지의 기적을 일으킨 셈이죠.”
처음 가 본 낯선 땅, 아프리카. 그 곳에서 김정화는 눈이 맑은 한 아이의 엄마가 됐다. 그 시간이 제게는 참 많은 부분을 바꿔놓은 시간이었고, 나눔에 눈을 뜨게 된 계기가 됐어요.”
김정화와 아그네스의 관계도 일반 결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아이의 ‘엄마가 된 김정화의 마음은 많은 변화를 일으켰다. 사실 지난 3년간 해준 건 별로 없어요. 매 달 몇 만원의 후원, 생일선물과 카드, 엄마로서 기도해주는 일 정도 뿐인데 아이에게도 참 많은 기적과 변화를 가져왔기 때문에 특별한 선물이 아닐까 싶어요.”
아그네스 엄마, 김정화는 지금 딸 아그네스에게 ‘지구 반대편에 돈 벌러 간 젊은 엄마. 지난 5월 아그네스와 잊지 못할 또 하나의 추억을 남기고 돌아온 김정화는 책을 어떻게 전달해줄 지 고민”이라며 또 만나러 가고 싶다”고 그리움을 드러냈다.
에세이 집필 기간은 총 3개월. 사진도 담겼지만 작은 폰트의 김정화의 글이 빼곡하게 담겨있다. 마치 일기를 쓰듯 꾸밈없이 진솔한 마음을 담았기에 부담도 됐지만 크게 어려운 작업은 아니었다 했다.
책 쓰기 전에는 막막한 부분이 있었어요. 아그네스 얘기 쓰려고 시작했는데, 사실 여기는 내 인생 이야기, 배우로서 활동한 이야기 엄마 이야기 등이 많이 담겨있죠. 그 모든 것들이 하나로 연결된, 김정화의 인생 이야기입니다. 한편으로는 부끄럽고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만 또 한편으론 기쁘고 행복하기도 해요.”
책 속에 털어놓은 김정화의 이야기를 통해 2000년대 초중반, 전성기를 달리다 잠시 활동이 주춤한 듯 보였던 시절의 배경을 유추할 수 있다. 우울증과 불면증으로 보낸 나날들이었다.
지금은 가수나 배우 개인의 삶을 중요시 하는 분위기지만 제가 활동했던 당시엔 개인보다 배우로서의 삶을 더 강요당한 게 있었어요. 인간 김정화가 사라지는 것 같았죠. 우울증도, 불면증도 심했어요. 가장 바쁘고 화려하고 부유했던 시기인데 마음 안에는 가장 가난하고 연약하고 부족했던 시기가 아닌가 생각해요.”
자신을 잃은듯한 시간도 있었지만, 가장 자기다운 길을 찾은 그녀다. 비단 아그네스뿐 아니라 국내외 어려운 처지에 놓인 이들을 남몰래 돕곤 했다는 소식이 곳곳에서 들려왔다. 그만큼 김정화의 나눔은 진실됐고, 그 시간은 어쩌면 자신을 일으킨 소중한 시간이었을 터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곁에는 어머니가 있었다.
아쉽게도 딸의 책 출간을 보지 못하고 눈을 감으신 어머니. 김정화는 어머니를 삶의 멘토라 자신 있게 말했다.
어머니는 굉장히 씩씩한 분이셨어요. 항암 투병을 한 4년 내내 단 한 번도, 돌아가시는 순간까지도 힘들다 하시거나 짜증을 내신 적이 없었죠. 굉장히 강인하시고 본받고 싶은 부분이 많아요. 제가 이렇게 나눔을 할 수 있는 것도 엄마 덕분이 아닐까 싶어요. 엄마 같은 여자가 되고 싶어요.”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사진 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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