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해외여행 전, 예방 접종 미리 미리 챙기자
입력 2012-11-16 15:40 
동남아시아, 말라리아…유럽, 홍역 각별히 주의해야
남들과 다른 특별한 추억을 남기겠다는 생각으로 신혼 여행지를 ‘코트디부아르로 정한 김 모 씨(33)는 신혼여행을 앞두고도 설레지만은 않다. 코트디부아르 입국 전에는 반드시 ‘황열이라는 질병에 대한 예방접종증명서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기 때문이다.
출국 며칠 전에 이러한 사실을 안 김 씨는 부랴부랴 동네 의원을 찾았으나, 국내에서는 희귀 질환에 속하는 황열 예방 백신을 구할 수 없었다. 결국 지정 의료기관인 국립의료원을 방문해 예방접종을 마쳤지만, 이제는 또 전문의로부터 항체 생성까지 10일이 소요된다는 말을 듣고 여행 일정을 연기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즐거운 여행을 보내기 위해서는 여행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질병에 대한 대비책을 꼼꼼히 마련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해마다 여행객이 증가함에 따라 여행으로 인한 전염병에 걸릴 위험 역시 함께 증가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02년 712만명에 불과했던 해외여행 객수는 매년 증가해 2011년에는 1269만 명에 달했다.

해외여행을 할 때에는 여행지와 관련된 환경의 노출, 그 지역의 유행 질병, 이동 중의 질병 발생 등으로 각종 질병에 노출돼 있다. 임주원 서울대학교병원 교수(국제진료센터)는 안전한 여행을 위해서는 잠재된 위험을 피하고 사고와 질병을 예방해 건강하게 지내야 한다”며 여행 전 여행지의 기후와 문화를 조사해 계획과 일정을 준비할 뿐만 아니라 전문의 상담을 통해 적절한 의학적 조치나 약물을 처방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 동남아 국가, ‘말라리아 주의해야
동남아 국가나 중국 남부를 방문할 때는 다양한 풍토병을 옮기는 모기를 조심해야 한다.
이들 국가에서는 말라리아 원충을 전파시키는 얼룩날개 모기류로 인한 말라리아나 뎅기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모기를 통해 감염되는 뎅기열의 발병률이 높다.
말라리아는 14일의 잠복기를 거친 후 발열과 빈혈, 두통을 일으키지만, 예방약의 효과가 즉시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출국 2주전부터 귀국 후 4주후까지 꾸준히 예방약을 복용해야 한다.
2010년 전 세계적으로 150만 명이 감염된 뎅기열은 갑작스러운 고열과 발열이 3~5일간 계속되고, 심한 두통, 근육통, 관절통 등이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까지는 특별한 치료약이나 예방 백신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야외에서는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긴 상의와 바지를 입고, 실내에서는 자외선을 차단하고 냉방시설이 잘 되는 숙소에 머물며 살충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외에도 동남아 국가를 방문할 때는 장티푸스나 A형 간염에 쉽게 노출될 수 있어 미리 예방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주로 오염된 식수로 전염되기 때문에 물은 꼭 끓여 마시고, 개인위생 관리에 철저해야 한다.
◆유럽 국가, ‘홍역 주의해야
유럽 국가를 방문할 때는 홍역이나 브루셀라증(Brucella)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작년 36개 유럽 국가에서 총 2만6000명 이상이 홍역에 감염됐다고 발표했다. 또한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 한 해 동안에도 프랑스(655명), 영국(1450명·의심환자), 스페인(666명), 이탈리아(505명), 루마니아(1765명), 우크라이나(1만 1760명·의심환자)에서 많은 수의 환자가 발생했다.
홍역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모두에서 자주 발생하는 질병으로 여행지에 관계없이 미리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홍역은 감염자의 기침, 재채기 등으로 전파돼 전염력이 높으며 감염될 경우 발진, 고열, 기침 등의 증상과 설사 혹은 폐렴과 같은 중증 폐 감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또 원래 소, 양 등에서 발생하는 브루셀라증은 멸균되지 않은 유제품이나 감염된 가축과 접촉을 통해 감염되며 발열, 관절통 등을 일으킨다. 따라서 유럽 국가를 여행할 때는 가축과의 직접적인 접촉을 피하고, 우유나 치즈는 항상 멸균된 제품을 먹어야 한다. 아직까지 브루셀라증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은 존재하지 않는다.
◆아프리카·남아메리카, ‘황열 주의해야
아프리카나 남아메리카 국가를 방문할 때는 이 지역에서 자주 발생하는 황열에 대한 예방 백신을 반드시 접종해야 한다.
모기를 매개체로 아르보바이러스(arbovirus)가 원인이 돼 발생하는 황열은 고열, 두통, 오한, 식욕부진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특히 황열은 예방 접종 후 항체 형성까지 약 10일이 걸리며 1회 접종 시 유효기간은 10년에 불과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황열 위험국가에서는 입국 시 필수적으로 예방접종증명서를 요구하는 경우도 많으므로 입국 전 미리 예방 접종을 받아야 한다.
또한 국내에서 희귀 질환에 속하는 황열은 예방 백신을 접종받기 위해 국립중앙의료원과 충남대학교병원 그리고 각 지역 검역소를 방문해야 한다.
아울러 아프리카나 남아메리카 국가에는 야생 개들이 많기 때문에 광견병 예방 백신을 미리 접종받는 것이 좋다. 광견병 예방 백신은 의료기관이 한국희귀의약품센터를 통해 구할 수 있다.

한석영 매경헬스 [hansy@mkhealt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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