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서정표 기자의 사건 추적]단란주점 인수 갈등…시신 암매장 外
입력 2012-11-14 08:34  | 수정 2012-11-14 09:18
【 앵커멘트 】
한 주간의 뜨거운 사건 사고를 되짚어 보고 의미를 찾아보는 서정표 기자의 사건 추적 시간입니다.
이번주에도 큰 이슈들이 많았는데요. 서정표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서정표 기자!

이 문제 얘기안 할 수 없죠.

거액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고검 김광준 검사에 대한 검찰과 경찰의 이중수사가 경쟁적으로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결국 총리까지 나섰는데 하나씩 다뤄볼까요?

검찰이 먼저 김광준 검사를 소환했어요?


【 기자 】
네. 어제(13일)였는데요. 문제의 주인공인 서울고검의 김광준 검사가 어제 서울서부지검에 출석했습니다.

특임검사팀이 꾸려진 지 나흘만입니다.

경찰이 지난 10일 김 검사에게 이번주 16일까지 경찰청에 출석해 줄 것을 서면 통보했는데요.

검찰이 먼저 선수를 친 겁니다.


검찰은 김 검사를 대상으로 유진그룹과 조희팔 측근으로부터 8억 원이 넘는 돈을 받은 경위와 대가성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는데요.

어제 오후 3시에 출석해 오늘 새벽 3시까지 12시간 넘게 마라톤 조사가 진행됐습니다.

【 앵커멘트 】
하루 전날인 월요일에도 이 사건의 핵심관계자인 유진그룹 오너 일가가 소환 조사를 했잖습니까?

김 검사나 유진그룹 유순태 EM 미디어 대표,
모두 경찰이 소환 통보를 한 핵심 관계자인데, 검찰이 먼저 소환을 했군요?

【 기자 】
특임팀의 수사 속도를 보면 정말 일사천리입니다.

먼저 지난주 일요일, 특임검사팀은 김 검사의 자택과 사무실, 유진그룹 본사 등을 압수수색을 했고요.

압수수색을 마치자 마자 유진그룹 유경선 회장과 유순태 대표를 불러 밤샘 조사를 했습니다.

급가속이죠?

경찰은 마치 '닭쫓던 개' 마냥 검찰의 수사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처지입니다.

경찰도 경찰 나름대로 김 검사의 추가 비리 정황을 입수하고 수사를 하고 있거든요.

김광준 검사의 또다른 비위 사실에 대해 내사를 벌이고 있고요.

하지만 핵심 관련자들이 모두 검찰에 출석하면서 '맥'이 빠진 분위기입니다.


【 앵커멘트 】
그럼 이렇게 검찰이 수사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뭔가요?


【 기자 】
일단 그 배경을 알아야 하는데요. 이번 사건은 원래 경찰이 '다단계 사기왕' 조희팔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터지게 됐습니다.

조희팔의 은닉자금을 추적하다가 차명계좌에서 거액의 뭉칫돈이 발견이 됐는데요.

그 차명계좌을 추적해보니, 서울고검의 부장검사급 김 모 검사가 나온 거죠.

유진그룹의 6억 원도 이렇게 밝혀진 겁니다.

경찰이 수사를 하고 있었고요.

경찰이 수사를 하고 관련자들을 하나씩 입건을 하고 있었는데 검찰이 중간에서 특임검사를 갑자기 지명을 한 겁니다.

【 앵커멘트 】
중간에 사건을 가로채기 한 거군요.

【 기자 】
검사의 비위 사건을 수사하기 위한 특임검사는 2010년 '그랜저 검사', 2011년 '벤츠 여검사' 사건 이후 이번이 세번째입니다.

그리고 경찰이 검사를 수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경찰이 검사를 수사해서 그것도 거액의 돈을 조희팔과 대기업으로부터 받았다는 비리 사건을 수사해서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면 검찰로서는 엄청난 자존심을 상하겠죠.

그렇게 되는 것보다는 차라리 3번째로 특임검사를 지명해서 검찰이 검사 비리를 수사하는 게
검찰 권력을 유지하는 면에서 훨씬 낫다고 판단을 한 것 같습니다.

【 앵커멘트 】
대신, 제식구 감싸기라는 여론의 뭇매를 맞지 않기 위해 철저히 수사를 하고요?

【 기자 】
그렇습니다. 이번 특임검사팀의 구성을 보면 그 의지를 간접적으로 읽을 수 있는데요.

검사가 무려 11명으로 상당한 매머드급입니다.

그 전 특임검사팀은 검사가 4~5명에 불과했거든요.

검찰이 이중수사다, 제식구 감싸기다, 그런 여론의 비난과 비판은 받아들일 각오를 한 것 같습니다.

대신에 큰 실리를 챙기겠다는 건데요.

일각에서는 이번 특임검사팀이 유례가 없을 정도로 많은 검사로 구성이 됐으니까, 조희팔 사건에 연루된 경찰을 무더기로 조사할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하고 있습니다.

특임팀의 수장인 김수창 검사는 조희팔 사건 당시 대구지검 서부지청장을 지내기도 했으니까요, 왜 김수창 검사가 특임 검사로 지명됐는지 아시겠죠.

【 앵커멘트 】
그렇군요. 문제는 같은 사건을 경찰과 검찰이 동시에 수사하는 이른바 '이중 수사'인데, 결국 총리까지 나서 엄중 경고했어요. 빨리 끝내라는 건가요?

【 기자 】
김황식 총리가 결국 칼을 빼들었습니다.

김황식 총리가 법무장관과 행안부 장관에게
어제 검 경 갈등이 계속되면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러자 대검찰청은 수사협의회 구성을 제안했고 경찰도 특임검사가 수사하지 않는 새로운 비리를 수사하겠다고 한발 물러섰습니다.

검찰과 경찰은 일단 오는 15일, 수사협의회를 열고 이번 사건 등을 비롯해 수사권 조정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로 했습니다.

【 앵커멘트 】
사실상 이번 사건이 검찰로 넘어갔다고 볼 수 있겠군요. 이건 여담인데요.

김수창 특임검사가 검찰과 경찰의 관계를 의사와 간호사, 그러니까 검찰은 전문 의학 지식이 있는 의사이고 경찰은 의학지식이 조금 떨어진 간호사라고 표현해 물의를 빚었죠?


【 기자 】
대한간호사협회는 즉각 항의 성명서를 내고
공개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간호사 비하 발언에 대해 사과하라는 내용이었는데요.

의사나 간호사나 전문 지식이 있는 프로 아닙니까?

검사라면 말도 조심해야하는데 아쉬운 대목입니다.

【 앵커멘트 】
오늘 김광준 검사를 2차 소환하기로 했어요? 이르면 오늘, 늦어도 내일은 영장을 청구하겠군요. 사실상 경찰 수사는 힘들겠어요?

다음 사건 얘기해보죠. 단란주점 인수 문제로 다투다 살해하고 암매장한 사건이 발생했군요.


【 기자 】
경기 성남수정경찰서는 단란주점 전 업주를
살해하고 암매장한 혐의로 44살 박 모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박 씨는 지난 9월, 자신이 운영하는 단란주점에서 전 주인 송 모 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밀쳐서 쓰러뜨린 뒤 주방에 있던 호스로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더 엽기적인 건 시신을 큰 가방에 담아 일주일 넘게 주점에 보관해 놓고 아무일이 없었다는 듯이 영업을 계속했다는 건데요.

심지어 시신이 부패를 하자 나무 상자에 시신을 옮긴 뒤 방수 공사 근로자를 불러 시신이 담긴 나무 상자를 벽에 세우고 콘크리트를 발라 유기하기도 했습니다.


【 앵커멘트 】
콘크리트로 발라 시신을 유기한다, 참 대단합니다. 영화 같기도 하고요.


【 기자 】
사건의 발단은 역시 돈, 돈이었습니다. 단란주점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인수대금 4천 500만원 가운데 2천 500만 원만 줘 전 주인과 잔금 문제로 다툼을 벌인 거죠.

그러다 전 주인을 살해하고 완벽한 범죄를 꿈꿨지만 숨진 송 씨의 며느라가 실종 신고를 하면서 범행 전체가 드러난 겁니다.

경찰 조사 결과, 박 씨는 송 씨를 살해하고 나서 송 씨의 휴대전화로 송 씨의 자녀 행세를 하며 단란 주점 건물주와 통화를 하는 등 경찰 수사에 혼선을 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 앵커멘트 】
돈 몇천만 원 때문에 살해하고, 또 유기하고 참 무서운 세상입니다.

그리고 피의자 박 씨는 두 달 동안 시신을 암매장하고도 버젓이 영업을 계속했다고요?

【 기자 】
자신이 일하는 주점 벽에 시신을 암매장하고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일을 해 왔습니다.

숨진 송 씨의 가족이 실종 신고를 하지 않았다면 영원히 미제 사건으로 남을 뻔 했습니다.

암매장 사건이 나왔으니 말인데, 요즘 경기도가 강력 범죄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지난달 26일 안산의 한 다세택주택 앞에 놓인 냉장고 안에서는 숨진 지 두 달 가량 된 50대 여성의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이튿날 용의자 40대 남성이 붙잡혔는데요.

동거녀의 외박이 잦은 것에 화가나 둔기로 이 여성을 때려 숨지게 한 후 시신을 쓰레기 봉투에 담아 냉장고에 유기한 겁니다.

【 앵커멘트 】
정말 엽기적입니다. 한동안 잠잠했던 강력범죄가 마치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발생하고 있네요.

서정표 기자, 오늘 사건 사고는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수고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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