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는 연간 1억명 관객 시대를 맞이했고, 김기덕 감독은 유명 세계 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도 수상했다. ‘도둑들과 ‘광해, 왕이 된 남자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많은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
‘카운트 다운, ‘글러브, ‘이끼 등 최근 정재영이 출연한 영화들은 그렇게 흥행을 이끌진 못했다. 그는 그만큼 관객의 수준이 올라갔다는 의미”라며 ‘이 정도면 되겠구나 했던 것을 더욱 새롭게 보여주려 하든가, 감동을 주려하는 등 노력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로 전작인 ‘카운트다운에서 참패한 그는 전작이 극장에 걸려있었고 흥행이 안 된 상태에서 ‘내가 살인범이다를 찍었는데 참패의 여파로 우울했고, 맥이 빠진 상태였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내가 살인범이다는 설정부터 신선했다. 영화긴 하지만 가능한 일이겠다는 생각에 참여했다. 일본의 사가와 잇세이 같은 실제 살인자가 책을 써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는 등 비슷한 사건도 있었다. 물론 우리나라 정서상 받아들일 순 없다”며 가능할 수도 있다는 말”이라고 했다.
영화는 초반부터 강렬한 액션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정재영은 초반 촬영이었던, 실내 포장마차에서 와이어에 매달린 채 대형 어항에 몸을 던지는 연기를 하다가 부상을 당했다. 고되고 힘든 촬영의 연속인 줄 알았는데 그 외에는 순조로웠다. 비결은 스스로 조심했기 때문이다. 저도 많이 연기를 해봐서 알아서 몸조심을 해요. 다 살펴보죠. 위험한 게 없는지 살피고 치워요. 혹시 사고라도 나면 제 책임이니까요.”(웃음)
정재영은 이 작품으로 스크린 데뷔하는 박시후에게도 살짝 노하우를 알려줬다. 알아서 하는 거지 뭐”라면서도 후배에게 조심하라”고 했고, 발바닥에 살색 테이프를 붙이라”는 비결도 알려줬다. 그는 안전한 게 최고”라며 아프면 촬영하기가 싫어지더라”고 웃었다.
열악한 드라마 환경에 이골이 났을 박시후는 영화 촬영이 이렇게 힘든가요?”라고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그만큼 힘들었다는 말이다. 정재영은 나도 시후 때문에라도 엄살 부리지 못하고 촬영했다”며 나는 안 하고 시후만 시키면 안 될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가장 공을 들인 신은 TV 대국민 토론신이다. 관객의 의문점들을 해결해주고, 모든 걸 밝혀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모두가 예민했다. 그는 감정에 집중하지 않으면 흐트러지기 때문에 집중을 했다”며 힘들게 쌓아온 것들이 진실하게 느껴져야 하기 때문에 신경을 썼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말랑말랑하지도 않고, 아주 절절한 멜로도 안 좋아한다”면서도 ‘첨밀밀 같은 작품이 있다면 하고 싶다. 내가 줄거리를 기억하지 못하는 영화가 많은데 ‘첨밀밀은 다르다. 그 여운이 아직도 강하게 남아 있다”고 했다.
대화를 하면 쾌활하고 유쾌한 것 같은데 겉으로 드러나는 이미지는 강해 보인다고 하자 성격적으로 강한 이미지를 좋아하지 않는다”며 외유내강 형이 좋다”고 웃었다. 그는 또 시후랑 내가 성격이 다르니 ‘기 싸움 했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대부분의 연기자들은 그런 게 없다”고 껄껄댔다. 이어 친해지면 연기를 할 때 몰입을 방해해 해가 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배우들이 사이가 나빠지면 불리한 게 훨씬 더 많다”고 은근히 자신의 성격이 좋다고 자랑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사진 강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