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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뜨거운 감자에게 예술이란 무엇인가
입력 2012-11-06 07:07 

뜨거운 감자(김C 고범준)가 정규 5집 ‘후 더즌 라이크 스윗 씽스(Who doesnt lilke sweet things)으로 돌아왔다. 그동안 가상 OST라는 독특한 콘셉트의 ‘시소 앨범과 김C 솔로 앨범 등 두 장의 앨범을 발표했지만 뜨거운 감자라는 이름의 작업은 4년 만이다. 그동안 김C는 15개월간 독일에서 유랑생활을 하기도 했다.
일단 앨범 제목부터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누가 달콤한 걸 싫어해라는 말은 당연한 걸 얘기 하는 듯 하기도 같기도, 뭔가 체념하고 있는 듯 들리기도 한다.
달콤한 것에 길들여진 시대에 대한 이야기겠죠. ‘누가 달콤한걸 싫어해라고 얘기해도 그게 그 뜻만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걸 보면 말이에요.”
‘시소와 김C 솔로 앨범을 거치며 뜨거운 감자의 사운드가 다소 말랑해졌다는 평가도 있었다. 이 때문인지 이번 앨범은 밴드 사운드가 좀 더 선명하게 들린다.
그때 그때 감성하고 직결되는 문제인 것 같아요. ‘시소 같은 건 정규 앨범은 아니라 사운드트랙이라는 콘셉트 앨범을 만든 거라서 분위기의 일관성을 가질 수 있었던 것 같고, 솔로는 독일 갔다 와서 펼쳐 보인 것이기 때문에 그 동네 기운이 많이 남아 있었겠죠.”
작업 기간이 그리 길지는 않았다. 김C 고범준 두 사람 안에 음악이 차곡히 쌓이는 시간이 충분했던 까닭인지 3개월 만에 모든 작업이 마무리 됐다.

곡을 만드는 것 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주제의식이에요. 어떤 이야기를 할지 정하는 것에 따라 이를 어떻게 표현할 것이냐는 크게 달라지게 마련이거든요.”
작가가 작품의 주제, 무엇을 표현했나에 대해 디테일하게 설명할 의무는 없다. 어떤 예술작품은 깊은 주제의식을 담고 있지만 표현된 작품 자체는 지극히 직관적일 때도 있다. 뜨거운 감자가 11월 10일 11일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여는 새 앨범 발매 기념 공연에서 콜라보레이션 할 백남준의 작품이 그렇다. 뜨거운 감자는 이날 공연에서 백남준의 작품을 오브제로 무대에 설치,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할 예정이다.
백남준씨의 작품은 설명이 따르지 않으면 이해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말로 설명할 필요가 없는 직관적인 것도 있죠. 지금 뜨거운 감자가 표현하는 방식 역시 분명히 언어를 사용해서 ‘누가 달콤한 걸 싫어해라고 써서 보여줬음에도 불구하고 ‘이게 맞아?라고 되묻게 되는 것도 그런 측면에서 비슷하다고 봐요.”
뜨거운 감자는 백남준의 예를 들어 예술에 대해 설명을 시도했다.
백남준이라는 예술가가 죽는 순간까지 멈추지 않았던 것은, 그것이 어떤 매체를 통해서이건 간에 결국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었다고 봐요. 결국 예술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각자의 표현이라고 말할 수 있겠죠. 사람들은 자기 나름대로 의사소통 방식으로 표현을 하고 있지만 그걸 형태화 할 수 있느냐가 예술이라는 걸 정의하겠죠.”
이는 곧 예술가는 대중들에게 누구에게 무엇을 표현할 것인가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대중들은 새로운 것을 원한다고 말하곤 하잖아요. 근데 그런 건 실체가 없어요. 예를들어 전구가 발명되기 전에 세상에 전구라는 건 없는데 사람들이 전구를 기대하고 바랄까요? 그걸 세상에 내 만들어 놓는게 예술가들의 역할인 거죠. 또 그것이 감성적인 위로와 감동과 치료를 줄 수 있느냐의 문제도 생각해 볼 수 있고요.”
하지만 실제로 싸이의 ‘강남스타일 같은 대중의 취향과 기대에 정확히 맞춘 음악들도 존재한다. 이를 예술이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다.
대중음악에 두 가지 영역이 존재하는 건 사실이죠. 한쪽은 대중이 무엇을 좋아하는 지 치열하게 연구하는 뮤지션들이 있고, 다른 한쪽에는 그런 걸 전혀 생각하지는 않지만 누군가는 무엇을 말하는지 공감하는 사람이 있겠지 라고 기대하며 음악을 만드는 사람들이 있죠. 우리는 후자의 방식으로 음악하는 사람들이겠죠. 우리 음악이 현재 파장을 일으키는 음악이 아니죠. 하지만 스스로는 어떤 목표점 제시하고 그 목표점과 간극을 좁혀나가려고는 노력 하고 있어요.”
뜨거운 감자가 말한 대로 그들의 작품은 긴 설명이 필요하지만 분명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많다. 그리고 그 감동을 가장 온전히 경험할 수 있는 곳은 역시 공연장이 될 것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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