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제주도에 나타난 '봉이 김선달'
입력 2012-11-02 20:03  | 수정 2012-11-02 21:11
【 앵커멘트 】
제주도에 봉이 김선달이 나타났습니다.
그냥 물을 마치 병을 고치는 약인것처럼 속여 팔았습니다. 아픈 사람들은 이렇게라도 낫는다면.. 하면서 비싸도 샀습니다.
건강 갖곤 장난 좀 안쳤으면 좋겠습니다.
최은미 기자가 사건의 전말을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제주도의 조용한 시골마을.

경찰이 들이 닥치더니 52세 정 모 씨가 긴급 체포됩니다.

그가 체포된 이유는 물 때문.


(현장음) "여기 물 엄청 많네"

그는 건강이 우려되는 사람들에게 보통 생수를 '만병을 치유하는 신수'로 속여 팔았습니다.

▶ 인터뷰 : 사기 피해자
- "한 달에 60만 원, 나 다음 간 사람은 70만 원. 암 환자나 간경화 환자는 150만 원을 받아요 한 달에. 그 물을 마시면 다 좋다는 거지."

▶ 인터뷰 : 사기 피해자
- "머리 아픈 것 낫고, 정신적인 고통도 낫고, 암 환자든 간경화든 다 낫는다는 거지."

사람들이 속은 이유는 그의 독특한 모습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이웃주민
- "산에서 사는 사람처럼 보이긴 했어. 산에서 도도 닦고 그랬다고 하던데. 옷도 매일 한복만 입고 다녀."

그는 자신의 기를 받은 물을 마시면 건강해질 수 있다고 속였습니다.

▶ 인터뷰 : 사기 피해자
- "도사의 행위를 다 하지. 내 기 아니면 다른 사람 기는 다 가짜라고 하니까."

실제로 정씨에 속아 기를 수련했던 사람들은 30여 분의 짧은 시간 동안 3000cc 가까운 물을 마셨습니다.

단시간에 많은 물을 마시면 우리 몸의 나트륨 농도가 떨어져 심할 경우 생명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 인터뷰 : 사기 피해자
- "(물을) 마시면 나는 머리가 띵하더라고요. 졸리기도 하고.11개월을 다니는데 660만 원을 주고 다녔는데 반응이 없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던 사람들은 정 씨의 허술한 거짓말에 속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 인터뷰 : 손석한 / 신경정신과 전문의
- "파는 사람이 플라시보 현상, 즉 위약효과를 노렸기 때문입니다. 비록 가짜약이라고 할지라도 강력한 효과가 있다는 믿음을 상대방에게 주기 때문에…."

희대의 물 사기사건, 오늘 밤 10시 MBN 현장르포 특종세상에서 방송됩니다.

MBN뉴스 최은미입니다. [ cem@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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