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럴거면 응급실 왜 있나…겉도는 탁상행정
입력 2012-10-26 20:03  | 수정 2012-10-26 21:29
【 앵커멘트 】
최근 병원 응급실에 가보셨나요.
지난 8월부터 응급실에 가면 수련의가 아닌 전문의들이 환자를 치료하도록 하는 제도가 시작됐는데요.
실제로 기자가 직접 응급실에 가 봤더니, 전문의들을 만나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더욱 씁쓸한 것은 제도가 잘못됐다고 하네요.
최은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자정 무렵 한 종합병원 응급실.

마비 증상으로 구급차에 실려온 환자가 실갱이를 벌이다 돌아갑니다.


▶ 인터뷰 : 환자 보호자
- "안 된대요. 다른 병원으로 가야지."

대형 병원 응급실은 몰려드는 환자들로 복도는 물론 문 밖까지 꽉 찼습니다.

▶ 인터뷰 : 환자 보호자
- "4시간 정도 기다린 것 같은데…."

이런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보건복지부는 지난 8월 전문의가 응급실에 상주하거나, 전화를 하면 바로 달려오도록 하는 '온콜' 제도를 만들었습니다.

어기면 의사는 면허정지 처분을 받지만, 실제 지킨 곳은 절반에 불과합니다.

▶ 인터뷰 : 이성식 / 중소병원협의회 부회장
- "현실적으로 대학병원에서도 전문의 숫자가 그렇게 충분하지 않습니다. 더구나 지방 중소병원은 감당할 수 없는 법이기 때문에…."

비난이 쏟아지자 정부는 3개월 만에 당직 대상 전문의를 대폭 축소했습니다.

대신 야간과 공휴일에 운영하는 일반 병·의원을 늘리는 방안을 새로 내놨는데, 이 역시 제대로 정착할 지는 불투명합니다.

▶ 인터뷰 : 안기종 / 환자단체연합회 대표
- "정부가 제일 먼저 해야될 것은 응급 전문의를 더 양성하는 것이거든요. 의사가 없는 상황에서 제도를 만드니까 변칙적인 제도가…."

▶ 스탠딩 : 최은미 / 기자
- "보건당국의 현실을 무시한 탁상행정에 응급 환자들의 고통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MBN뉴스 최은미입니다."

[ cem@mbn.co.kr ]

영상취재 : 이원철 기자
영상편집 : 이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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