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대한민국 구석구석] 원시림 빼곡…한라산 둘레길 어때요?
입력 2012-09-20 20:03  | 수정 2012-09-20 21:29
【 앵커멘트 】
제주도 하면 올레길이나 한라산 등반을 떠올리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서귀포자연휴양림을 출발해 돈내코, 사려니숲길, 관음사 야영장, 노로오름을 지나는 총연장 80km의 한라산 둘레길이 조성 중인데 인기가 좋다고 합니다.
해발 800m에 위치한 비교적 평탄한 길로 걷기에도 편해 보입니다.
이정석 기자가 안내합니다.


【 기자 】
서귀포 법정사에서 시작하는 한라산 둘레길은 초입부터 여느 둘레길과는 사뭇 분위기가 다릅니다.

울창한 원시림이 짙은 숲 내음를 풍기고, 바람에 흔들리는 제주조릿대의 메아리는 숲의 노래가 됩니다.

거칠 것 없이 시원하게 뻗은 삼나무 숲길은 청량함 그 자체입니다.


▶ 인터뷰 : 황현아 / 경기도 남양주시
- "울창한 숲이 머리를 맑게 해주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같아요."

▶ 인터뷰 : 박정규 / 경기도 남양주시
- "여기는 바닥도 깔아놔서 훼손도 안 되고 걷기도 편한 것 같아요."

한라산 영실에서 발원해 서귀포시 강정동으로 이어지는 강정천은 바쁘게 찾아온 길손의 발걸음을 붙잡습니다.

바위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이끼들은 작지만 강한 생명력으로 숲을 지키고 있습니다.

▶ 스탠딩 : 이정석 / 기자
- "울창한 원시림으로 둘러싸인 이곳 한라산 둘레길은 걷는 내내 때묻지 않은 숲의 향기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아름답게만 보이는 길이지만, 아픈 역사와 삶의흔적도 간직하고 있습니다.

일명 '하치마키' 도로라 불리는 이곳은 해방 전 일본군들이 울창한 산림과 표고버섯 등을 수탈하기 위해 병참로로 만들었고, 제주 4.3 사건 때는 도민들이 숨어 살기도 했습니다.

앞서 1918년에는 법정사 주지 등 400여 명이 제주도 최초의 항일 무장투쟁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아픈 역사만큼이나 깊고 신비로운 한라산 둘레길은 오는 2015년 총 80km에 이르는 전 구간이 개통될 예정입니다. MBN 뉴스 이정석 입니다. [ljs730221@naver.com]

영상취재 : 안기용 V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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