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상처투성이' 제주…야속한 태풍에 또 울었다
입력 2012-09-18 19:06  | 수정 2012-09-18 21:11
【 앵커멘트 】
볼라벤과 덴빈에 이은 역대 5위의 야속한 태풍 '산바'.
이렇게 한 달 새 불어닥친 세 개의 태풍은 제주의 슬픔을 더욱 깊게 만들었습니다.
김선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집채만 한 파도가 방파제를 짚어 삼킬 듯 쉴 새 없이 몰아칩니다.

큰 파도에 바닥은 깊게 패였고, 계단은 산산조각으로 부서졌습니다.

당근 밭은 물웅덩이로 변했고, 새파란 당근 이파리 대신 검은 흙탕물만 가득합니다.

이제 막 자라기 시작한 무들도 강한 비바람에 떡잎과 뿌리가 모두 상했습니다.


▶ 인터뷰 : 정동우 / 동우농산 대표
- "지난해에는 값이 폭락해서 망하고 올해는 태풍 때문에 망하고 어쩌란 겁니까?"

제주시 노형동은 수돗물 공급이 끊기면서 식당은 비상이 걸렸고, 갑작스런 단수에 지역 주민들도 온종일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신제주와 노형동 일대 학교 7곳은 급식 대신 빵으로 점심을 해결했습니다.

▶ 인터뷰 : 김가현 / 한라초등학교
- "점심시간인데 밥 대신 빵 먹고 있습니다."

집중호우에 방까지 물이 찬 제주시 조천읍.

마당은 온통 가재도구들이 차지했습니다.

다시 쓸 수 있는 물건을 물로 씻고 눅눅해진 이불과 옷가지는 빨랫줄에 넙니다.

▶ 인터뷰 : 김옥분 / 제주시 조천읍
- "물이 왕창 들어가서 (가전 제품을) 못 써서 불편하죠."

태풍 볼라벤과 덴빈, 그리고 산바까지 불어단친 제주 섬.

곳곳이 잠기고 부서졌지만 군 장병과 공무원, 주민들이 함께 구슬땀을 흘리면서 조금씩 정상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선진입니다.
영상취재 : 문호성, 고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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