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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 시장에도 부는 아이돌 열풍
입력 2012-09-05 09:10  | 수정 2012-09-05 09:40

팝 시장이 싱그러워지고 있다. 매끈한 외모로 소프트한 팝 발라드를 부르는 아이돌 가수들이 빌보드와 UK(영국) 차트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것. 백스트리트보이즈, 보이존, 엔싱크 등 아이돌이 빌보드를 장악한 1990년대 후반 이래 '제2의 아이돌 전성기'라는 말도 나온다.
대표주자는 영국 출신 5인조 보이밴드 원디렉션(19~21세)이다. 지난해 9월 싱글 '왓 메익스 유 뷰티풀'을 발표하자마자 UK차트 1위를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지난 3월엔 영국그룹 최초로 미국 데뷔 즉시 빌보드 차트 1위에 올랐다. 5인조 영국밴드 '더 원티드'는 본국뿐만 아니라 미국, 캐나다에서 인기가 대단하다. 올해 싱글 '글래드 유 케임'은 빌보드 차트 3위를 차지했으며, 미국에서만 300만장을 팔아치웠다.
미소년 솔로 가수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올해 19살인 코너 메이너드가 지난 4월 발표한 싱글 '캔 세이 노'는 UK차트 2위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최근 발표한 앨범 '콘트라스트'에는 타이오 크루즈, 니요 등 최정상 프로듀서가 참여했다. 그 외에도 15살 미소년인 코디 심슨, 그레이슨 찬스도 호주, 영국, 미국에서 떠오르는 신예로 주목받고 있다.
영국과 미국이 주도하는 팝 시장에서 아이돌 열풍은 2000년대 들어서 사그러들었다. 백스트리트보이즈와 보이존이 전성기를 구가한 90년대 후반을 거쳐 2000년대에는 알앤비, 힙합으로 장르가 다변화됐다. 그러나 2010년 캐나다에서 건너온 미소년 저스틴 비버가 '베이비'로 일약 스타덤에 오르면서 흐름이 바뀌었다.

이들이 데뷔 전 유튜브를 통해 시장성을 입증받은 점은 과거와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저스틴비버는 2008년 그가 올린 유튜브 동영상을 미국 프로듀서 스쿠터브라운이 '발견'하게 돼 정식 가수로 데뷔한다. 코디 심슨은 데뷔 전 이미 유튜브에서 스타였다. 제이슨 므라즈의 '아임 유어스'를 따라부른 동영상은 조회수 1억3000만건을 가뿐히 넘겼다. 코너 메이너드, 그레이슨 찬스도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린 후 유명 프로듀서의 눈에 띄어 정식으로 데뷔하는 수순을 거쳤다.
또한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팬덤을 빨리 확장하는 것도 특징이다. 원디렉션은 우리나라로 치면 엠넷 '슈퍼스타K'와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의 참가자들로 구성된 밴드였다. 하지만 방송에서부터 이들을 응원했던 팬들이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정식 앨범을 홍보하며 열풍 조성을 주도했다.
한동윤 음악평론가는 "최근의 아이돌들은 대형 음반제작사가 기획하기보다 유튜브나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이미 실력을 검증받았다. 게다가 SNS를 통해 팬덤이 빨리 확장되는 환경도 아이돌 열풍에 힘을 보탠다"고 말했다.
[이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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