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헌법재판소 "낙태 시술 처벌 합헌"
입력 2012-08-23 16:03 
【 앵커멘트 】
원치 않는 임신을 막는 최선책인지, 아니면 인간의 생명을 빼앗는 살인 행위인지, 낙태를 둘러싼 논란은 끊이질 않아왔는데요.
헌법재판소가 낙태 시술에 대한 첫 판결을 내놨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알아봅니다. 이기종 기자? (네, 사회부입니다.)


【 질문 】
낙태를 금지한 현행법에 대한 첫 법률적 판단이 내려졌다는데, 일단 합헌으로 결론이 나왔죠?

【 기자 】
그렇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조산원 운영자 송 모 씨가 낙태를 금지한 형법 270조에 대해 제기한 헌법소원사건에서 합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송 씨는 지난 2010년 1월 임신 6주 태아에 대해 낙태시술을 했다가 재판을 받게 됐는데요.


원치않는 출산을 강요하는 현행법은 인간으로서 존엄과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청구했습니다.

헌재는 이에 대해 낙태를 처벌하지 않거나 형벌보다 가벼운 제제를 가한다면, 지금보다도 낙태가 만연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현행법 역시 상한이 징역 2년 이하로 되어 있어, 비교적 죄질이 가벼운 낙태는 작량감경을 통해 집행유예를 받을 수 있는 만큼 과한 형량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합헌 결정은 내려졌지만, 재판관 4:4의 의견으로 찬반이 엇갈린 만큼, 향후 같은 사안에 대한 헌재의 판단이 달라질 가능성도 충분합니다.

【 질문2 】인터넷 실명제에 대해서는 위헌 판결을 내렸네요.

【 기자 】
그렇습니다.

현행 정보통신 관련법에는 하루 평균 이용자 수가 10만 명 이상인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는 인적사항을 등록한 뒤에야 댓글이나 게시글을 남길 수 있도록 돼 있는데요.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8명 전원 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에 따라 2007년 7월 악성댓글 등에 따른 사회적 폐해 방지를 위해 포털 게시판 등을 중심으로 도입된 인터넷 실명제가 5년여 만에 폐지되게 됐습니다.

헌재는 "인터넷 실명제 시행 이후 불법 게시물이 줄지 않았고, 오히려 이용자들이 해외사이트로 도피했다는 점, 국내외 사업자 간 역차별 문제가 발생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공익을 달성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위축시키고 주민번호가 없는 외국인의 이용을 어렵게한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헌재는 시청자에 대한 사과명령을 강제하는 방송법 조항에 대해서도 위헌결정을 내렸습니다.

또 중학생에게서 학교운영비를 걷을 수 있도록 한 현행법에 대해서도 의무교육의 원칙에 반한다며 위헌결정을 내렸습니다.

지금까지 사회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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