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범죄' 처벌만 있고 예방은 없다

【앵커멘트】
'묻지마 범죄'를 저지르는 가해자 대부분은 사회와 접촉을 단절한 이른바 은둔형 외톨이입니다.
처벌은 상당히 엄하지만, 문제는 이를 막을 예방 시스템이 전혀 가동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송한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뚜렷한 동기나 대상 없이 무차별로 자행되는 '묻지마 범죄'의 처벌은 매우 엄격합니다.

지난 2010년 8월 서울 신정동 다세대주택 옥탑방에서 가족들 웃음소리를 듣고 부부에게 흉기를 휘두른 35살 윤 모 씨에 법원은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

또 인터넷 폭력 게임에 빠져 출근길 20대 남성을 살해한 25살 박 모 씨는 징역 25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법원은 반사회적 인격장애라는 정상 참작 요소보다 범행의 동기와 죄질 그리고 사회적 영향 등을 더 고려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길명철 / 변호사
- "묻지마 범죄의 경우 피해자는 아무런 이유 없이 피해를 당하게 되므로 (법은) 가해자를 강하게 처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처벌만 엄할 뿐 이 같은 끔찍한 묻지마 범죄를 막을 안전장치는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불우한 가정사나 생활환경에서 비롯된 분노가 그저 개인 문제로 치부될 뿐 심각한 사회문제로는 인식되지 못하는 겁니다.

▶ 인터뷰 : 이윤호 / 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
- "은둔형 외톨들은 사회적인 증오심을 항상 가지고 있는데 누군가 불씨를 짚이거나 방아쇠를 당기게 되면 폭발하게 되죠."

묻지마 범죄는 특히 재범률이 훨씬 높은 데도 교정시설 등에서는 전문프로그램 하나 운영되지 않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인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전문적으로 진단하고 관리할 수 있는 제도의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송한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