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할린 한인 학살" 러시아 문서 공개

【 앵커멘트 】
패망한 일본이 사할린에서 한인을 대량 학살했다는 러시아 정부 보고서가 처음 공개됐습니다.
우리 동포들은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귀향의 꿈'을 잃지 않았습니다.
갈태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일제강점기, 동토의 땅 사할린.

탄광과 벌목장 강제 노역도 모자라 해방 후에도 일본인의 귀국을 눈물로 지켜봐야만 했던 조선인들이었습니다.

67년이 지난 지금, 한인 대다수는 '귀향의 꿈'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되레 '패망 일본'은 한인들을 대량 학살했습니다.

이를 입증하는 1946년 러시아 정부 보고서가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보고서는 제2차 세계대전 후 사할린 에스토루 지역 한인 인구가 5천 명 감소한 이유로 '일본의 학살'을 꼽았습니다.

하지만, 한인들은 끝까지 귀환운동을 펼치며, '고향을 보겠다'는 의지를 꺾지 않았습니다.

이번에 국가기록원이 대거 발굴한 1만 1천여 명의 귀환 희망자 명부와 서신 등 기록들은 이를 잘 말해줍니다.

▶ 인터뷰 : 한혜인 / 건국대 연구교수(명부 자료 분석)
- "자료가 없어서 피해 판정을 받지 못하신 분들이 이번 자료를 통해서 피해 판정을 받을 가능성이 생긴 것입니다."

1990년대부터 영주귀국 사업을 통해 고국 땅을 밟은 동포들도 발굴 자료에 감회가 새롭습니다.

▶ 인터뷰 : 강동수 / (2008년 귀국·부친 편지 발견)
- "글씨를 깨끗이 이렇게, 알아보기 좋게, 항상 곱게, 예쁘게 쓰셨습니다. (한문도 많이 쓰시고요?) 예."

국가기록원은 희귀 기록들을 바탕으로 일본의 학살과 강제 이주 등을 상세하게 조사할 예정입니다.

MBN뉴스 갈태웅입니다. [ tukal@mk.co.kr ]
영상취재 : 정재성·한영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