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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남수림, 독일서 온 고교중퇴 소녀 “음악은 내게‥”
입력 2012-08-07 09:07 

싱어송라이터 남수림(25)의 이름은 낯설지 몰라도 힙합 크루 오버클래스의 리미라는 이름으로 리미와 감자라는 팀을 결성 활동하던 이 여성 래퍼를 기억하는 사람은 적지 않을 것이다. 그녀가 리미라는 이름 대신 남수림이라는 본명으로 첫 미니 앨범 ‘드라이브 미 투 더 문(Drive me to the moon)을 발표했다.
남수림은 독일서 태어나 11세까지 현지에서 학교를 다녔다. 어쩌면 한국인 보다 독일인의 정서에 가까운 유년기를 보낸 셈이다.
열 일곱 살때 까지는 음악을 하겠다는 마음이 전혀 없었어요. 열일곱살 때 친구가 들려준 드렁큰 타이거의 음악을 듣고 감동을 받았던 게 시작이었어요.”
늦은 나이는 아니지만 그 전까지 음악에는 전혀 관심 없는, 차리라 문학소녀에 가까웠던 내성적인 남수림에게 힙합 뮤지션이 된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한 일이었다.
음악 보다는 문학이랑 적당히 섞여서 글로만 봤을 때도 훌륭한 그런 랩을 쓰는게 그 당시에도 지금까지도 제 목표긴 해요.”
남수림은 고등학교 1학년 때 학교를 자퇴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그녀에게 학교는 더 이상 무의미 했기 때문이었다.

당시에 친했던 친구가 퇴학을 당했어요.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 이유였어요. 그리고 학교에 대해 흥미를 잃었던 거죠. 혼자 해도 더 잘할 수 있다는 교만도 있었고, 개방적인 부모님 덕분도 있죠. 지금 생각하면 정말 잘한 걸까 하는 판단도 들지만‥.(웃음)”
그녀는 고등학교 1학년의 나이에 검정고시를 통과했고, 이후에는 음악에 보다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또 당시에 만들어진 정서는 고스란히 그녀의 음악에 녹아 흐르게 됐다.
소극적인 성격 탓에 혼자 음악을 만들던 남수림이 세상에 문을 조심스럽게 열게 된 것은 오버클래스라는 크루를 만나고 부터다. 오버클래스는 버벌진트, 스윙스, 웜맨, 케이준 등, 어반자카파의 조현아 등이 소속된 힙합 크루다. 크루에 새 멤버가 영입될 때 만장일치가 돼야 가능한, 결속력이 단단한 힙합 크루다.
2008년에 처음으로 오버클래스에 믹스테이프 냈어요. 사실 그때는 음악을 막 시작한 때라 아무 언더 힙합에 들어가는게 최종 목표였죠. 사실 전 이미 성공한 셈이에요.(웃음)”
남수림이 음악적으로 획기적인 성장을 이루게 된 시점이고 이번 앨범 ‘드라이브 미 투 더 문을 발표할 수 있는 음악적 토양이 마련된 시점이기도 하다.
사실 오버클래스에 들어와서 음악 하는 사람들은 무엇보다도 누구와 어울리느냐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오버클래스 멤버들이 제게 더 많은 음악을 들려주고 제 음악적인 토양을 얼마나 풍성하게 해주었는지는 이 자리에서 설명하기 부족하죠.”
실제로 남수림의 이번 앨범은 단순히 랩-힙합 앨범으로 규정하기 어렵다. 전체적인 멜로디와 정서는 쓸쓸함과 몽환적인 감성이 교차하고 있고, 어쿠스틱한 편곡에 세련된 연주가 모든 곡마다 빛을 발한다. 담백한 언어들도 곡의 분위기를 한껏 살려주고 있다.
타이틀곡 그는 너를 사랑하지 않아 (Feat. 조현아 of 어반자카파)를 비롯해 전곡을 남수림이 작사작곡 했으며 국내 정상급 편곡가 홍소진이 수퍼바이저로 참여했다. 아소토 유니온, 윈디시티 출신의 기타리스트 윤갑열, 리쌍밴드의 베이시스트 최가람, 정원영밴드의 드러머 김수준(오버클래스)이 세션으로 도움을 줬다. 또 빅파이, 크라이베이비가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한 앨범이다.
제 고유의 것이라는 것은 없다는 생각이에요. 전 실제로 특별한 것이 없는 사람이에요. 나이 또래 사람이 생각하는 것과 똑같은걸 생각하는 것 같고요. 사실 특별하기를 더 이상 원하지 않는지도 몰라요.”
지나치게 정직하고 담백한, 남수림의 특별한 음악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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