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건성안에 시달려온 직장인 이 모 씨(여, 39)는 여름철에 습기가 많다고 생각해 눈 건강관리를 소홀했다가 결국 결막염을 앓게 됐다.
에어컨과 선풍기가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사무실에 하루 종일 앉아 있다, 겨울철 못지않게 눈이 뻑뻑해지고 충혈됐던 것이다. 게다가 어쩌다 문밖에라도 나서면 쨍쨍 내리쬐는 자외선에 눈이 시릴 정도가 됐다.
습기 높은 여름철에도 눈이 건조해질 수 있어 건성안 환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건성안 여름철에도 주의
흔히 건성안은 건조하고 바람 많은 계절뿐 아니라 냉방중인 실내에서 계속 지내거나 차량에 에어컨을 틀어 놓고 장시간 운행하다 악화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겨울철 가습기 등으로 실내 습도 조절에 신경을 쓰던 사람들도 여름철 공기는 고온다습하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습도조절에 대해서는 방심하곤 한다.
게다가 선풍기를 틀거나 부채질을 하는 등 적극적으로 얼굴 부위에 바람을 쐬게 만드는 더운 날씨는 눈을 건조하게 만드는 주범이 되고 있다.
또한 여름철에는 강한 자외선에 의한 안구 손상도 조심해야 한다. 건성안이 심한 환자들은 염증 때문에 안구 표면이 손상된 경우가 많아 야외에서 눈이 따갑고 시린 증상을 호소하게 된다.
◆주위 환경·외부 자극이 요인
건성안은 눈물을 생성하지 못하거나 눈물이 부족해 빨리 마르며 눈이 불편해지는 증상으로 주위 환경이나 외부 자극에 의해 발생하기 쉽다.
건성안은 대체로 연령과 관계없이 건조한 환경이나 체온 하강, 연기나 먼지 자극 등에 의해 눈물 생성이나 분포에 이상이 생겨 발생한다. 또한 피곤하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날은 눈물분비가 더 안 되는 경향이 있으며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서 건성안이 유발된다.
아울러 장기간의 응시로 인해 눈 깜박임이 줄어들면서도 많이 발생하며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1분에 20~30회 눈을 깜빡이지만 책이나 컴퓨터를 볼 때는 눈꺼풀의 깜박거리는 횟수가 줄어들면서 발생할 수 있다.
또한 항고혈압제·항우울제·항히스타민제·항부정맥약물 또는 경구피임약·감기약·이뇨제 등도 눈물을 감소시키는 요인이 된다. 이외 녹내장이나 기타 눈의 질환으로 안과 전문의와 상의 없이 안약을 장기간 점안했을 경우에도 건성안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눈물의 양은 정상이지만, 눈물의 질이 문제인 경우도 있다. 평소 우리 눈을 보호하는 기본적인 눈물은 크게 지방층, 수성층, 점액층의 3가지 성분으로 구성되는데 이중 한 가지라도 부족하면 눈물 층이 불안정해 쉽게 마르게 된다.
◆ 건성안, 인공눈물로 치료
건성안 치료를 위해서는 부족한 눈물을 보충하기 위해 인공적으로 만든 눈물(인공눈물 또는 연고)을 점안하는 것이 가장 좋다. 인공눈물은 지방층·수액층·점액층이 생리적 형태로 잘 유지되도록 하는 점안액이다.
인공눈물은 근본적인 치료를 하는 약이 아니고 단지 부족한 눈물을 임시로 보충해주는 역할만을 하기 때문에 증상이 좋아졌다고 해서 마음대로 중단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의사의 지시에 따라 계속해서 사용해야하며 환자 스스로 진단해 섣불리 약을 투여해서도 안 된다.
한재룡 한림대한강성심병원 교수(안과)는 인공눈물로도 효과가 없을 경우에 코 쪽으로 눈물이 빠져나가는 눈물점을 막는 방법이 있다”며 처음에는 흡수성 재질인 콜라겐으로 만들어진 누점마개를 삽입해 보아서 효과가 있으면 녹지 않는 실리콘 재질의 마개를 삽입한다”고 밝혔다.
◆ 물 많이 마시고 눈 자주 깜박여야
건성안 증상을 완화시키려면, 충분한 수분의 흡수를 위해 하루 8~10컵 정도의 물을 마시는 게 좋다. 또 책을 읽거나 TV를 볼 때 눈을 자주 깜박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여름철 실내온도는 27~28도를 유지하고 습도는 60% 정도로 맞춰 눈물의 증발을 줄여준다. 또 날씨가 덥다고 해서 에어컨이나 선풍기 바람에 직접 눈을 노출시키는 것은 금물이며, 눈을 건조하게 하는 머리염색약과 스프레이, 헤어드라이어 등의 사용도 가급적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외출 시 챙이 넓은 모자나 자외선 차단기능이 있는 선글라스를 착용해 자외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안경이나 선글라스의 경우 바람으로부터 눈을 보호해주기 때문에 건성안 환자들에게는 필수 아이템이다.
또한 휴가를 떠날 때에도 반드시 인공눈물을 빠뜨리지 않고 챙길 필요가 있다. 운전 중에는 되도록 앞좌석 창문을 닫고 에어컨 바람의 방향을 조정해서 바람이 얼굴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한다.
한석영 매경헬스 [hansy@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