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젠 우리가 도울 차례"…에티오피아 참전용사에 '영예금' 전달
입력 2012-08-05 12:03  | 수정 2012-08-05 16:22
【 앵커멘트 】
에티오피아는 가난한 나라로 알려졌지만, 6 ·25전쟁 땐 우리나라에 6천여 명의 병력을 파병해 준 고마운 나라입니다.
하지만, 참전용사 대부분은 가난과 질병으로 힘겨운 삶을 이어가고 있다고 하는데요.
반세기가 지난 지금, 이젠 우리 정부가 이들을 돕기로 했습니다.
에티오피아에서 박통일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좁은 골목 양옆으로 다닥다닥 붙어 있는 낡은 집들.

방으로 들어서자 배고픔에 지친 아이가 잠을 청하고 있습니다.

천장에는 빗물이 새고, 부엌에는 쓸만한 물건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 스탠딩 : 박통일 / 기자 (에티오피아)
- "전쟁 직전 훈련 장소였던 여기에 참전 용사들이 모여들면서 작은 마을이 만들어졌습니다. 여느 판자촌과 다름없어 보이는 이곳에서 참전 용사 대부분은 어려운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가장 먼저 UN군으로 참전한 에티오피아는 최정예 황실근위대를 파병해 주요 전투에서 큰 공을 세웠습니다.

그러나 1974년 공산정권이 들어서면서 참전용사는 보상 대신 핍박을 받았고, 지금까지 가난과 질병에 시달려왔습니다.

▶ 인터뷰 : 시사예 마리암 / 한국전쟁 참전용사
- "자식들이 많다 보니까 먹여 살리기 어렵고, 자녀를 가르치는 데도 돈이 너무 많이 듭니다."

이런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우리 정부가 이들의 희생에 대해 보답을 하기로 했습니다.

생존해 있는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3백여 명에게 매달 5만 원가량의 영예금을 지원하기로 한 것입니다.

우리 돈 5만 원은 에티오피아 6인 가족의 한 달 식생활 비로 부족함이 없습니다.

▶ 인터뷰 : 오진영 / 국가보훈처 보상정책국장
- "감사하면서 갚아 드리는 일만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고요."

생면부지의 타국에서 목숨을 걸고 싸운 영웅들의 희생과 용기,

60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그 빚을 조금이나마 갚을 수 있게 됐습니다.

MBN뉴스 박통일입니다.
영상취재 : 김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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