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치질 환자 25% ‘심각’…2개이상 증상 동반
입력 2012-08-02 11:52 
10여 년 전부터 치루를 달고 살았던 직장인 박 모 씨(42세)는 처음 치루 증상이 있을 때 병원 방문을 꺼리다 병을 키운 케이스에 속한다. 치질이라는 질병을 밝히기가 두려웠고, 처음 증상이 경미할 때는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거라 막연히 기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사회생활이 힘든 지경에 이르게 됐고, 이후 서울의 큰 대장항문 전문병원을 찾았다. 수술 후 박 씨는 본인 안에서 나온 치루 뿌리와 치핵 4덩어리를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치질 환자 중 여러 가지 치질 증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중증 치질 환자 비율이 전체 2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치질 환자의 70%는 남성 환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대장항문전문병원 서울송도병원이 2012년 1월부터 6월까지 치질수술을 받은 환자 4612명을 표본 분석한 결과, 전체 25%에 해당하는 1159명의 환자가 심각한 치질인 치루수술 혹은 2가지 이상의 치질 증상을 동시에 보이는 복잡 치질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치질은 흔히 항문 안쪽 혈관들이 뭉쳐서 늘어나거나 항문 바깥쪽으로 불필요한 조직이 늘어나서 생기는 치핵, 변비 등으로 인해 항문관과 주변의 약한 근육이 찢어져 생기는 치열, 세균 감염으로 인한 염증으로 항문이 곪아서 고름이 터지는 치루로 나뉜다. 이 중 2가지 이상의 증상을 동시에 보이면 복잡 치질로 분류한다.
이번 조사에서 복잡 치질로 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전체 1/4에 달한 이유는 단순 치질 증상을 방치하고 적절한 치료를 행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치질이란 질병에 수치심을 느끼고, 병원 방문을 미룬 나머지 병이 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순한 치질 증상도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고 시간이 경과되면 상태가 악화돼 3, 4도 치질로 발전, 복잡한 수술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치질수술 환자의 성별별 분석 결과, 남성이 전체 70%로 여성에 비해 월등히 많았으며, 연령별로는 30~40대가 전체의 50% 이상을 차지했다. 또한 치질 환자 중 남성이 많은 이유로는 남성은 여성에 비해 항문선이 깊고 괄약근이 튼튼한 항문구조를 가지고 있어 배변 후 남은 오물 때문에 세균감염에 쉽게 노출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남성의 경우 복잡 치질 중에서도 치루 환자가 많았으며, 여성은 2가지 이상의 증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다.
아울러 여성은 임신과 출산 그리고 폐경으로 인한 호르몬 변화 등 항문질환이 생기기 쉬운 환경에 놓여 있어 다양한 증상의 치질 발병률이 높았다.
실제 첫 출산 여성의 1/3, 두 번째 출산 여성의 2/3, 세 번째 출산 여성의 거의 전부가 치질 증상으로 고생한다는 통계가 있으며, 젊은 여성들의 무리한 다이어트로 인한 변비 등은 치열을 유발하고 반복되는 염증으로 인해 여러 합병증이 생겨 복잡 치질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황도연 서울송도병원 전문의는 치질 환자들은 막연한 수치심으로 병원 방문을 꺼려 병을 키우는 경향이 있다”며 특히 복잡한 치질 수술의 경우, 수술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 상담을 통해 가능한 빨리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석영 매경헬스 [hansy@mkhealt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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