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과도한 철분, 골다공증·골절 위험 높여
입력 2012-07-30 11:10 


과도한 철분이 특정한 질병이 없는 사람의 골밀도를 떨어뜨려 골다공증과 골절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몸 속 저장된 철의 양이 과도하게 많은 여성은 일반 여성보다 척추 골절 발생률이 5배 이상 높게 나타나 더 큰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고정민 교수, 김범준 임상강사가 지난 2007년부터 서울아산병원을 방문한 40세 이상의 남여 1,729명을 분석한 결과, 철분 축적을 나타내는 저장철 농도가 높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동일 성별군보다 골밀도 저하 속도가 연간 여자 34.1%, 남자 78.5% 더 빨랐다.
보다 정확한 결과를 위해 저장철 농도가 낮은 대상자는 1그룹, 높은 대상자는 4그룹으로 지정, 성별에 맞춰 각각 4개의 그룹으로 나눴으며, 여성의 경우 월경기에는 철이 몸 밖으로 빠져나가는 등 신체적 변화가 극심한 만큼 대상자를 폐경 이후 여성으로 제한했다.

이렇게 골소실률을 조사한 결과 저장철 농도가 높은 4그룹으로 갈수록 대퇴골의 골소실이 더 빠르게 나타났다.
여성 검사에서 저장철의 농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1그룹의 골소실율은 연 -0.97%였지만, 저장철의 농도가 높은 4그룹의 골소실율은 연 -1.301%를 보였다. 남성 검사에서는 1그룹과 4그룹의 연간 골소실율은 각각 -0.205%, -0.366%로 차이를 보였다.
더불어 폐경 여성에서 저장철 농도가 높은 4그룹이 저장철 농도가 낮은 1그룹에 비해 척추골절 발생률이 5배 이상 높게 나타나 더 큰 주의가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저장철이 가장 낮은 여성 그룹에서의 새로운 척추 골절 발생률은 1.1%였는데, 가장 높은 그룹에서는 5.8%로 나타나 나이, 생활 습관 등 골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한 교란 변수를 보정하고도 저장철이 높은 여성의 골절 발생률이 5배 이상 높았다.
연구를 진행한 김범준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전문의는 골다공증은 소리 없는 뼈 도둑이라고 불릴 정도로 뼈가 부러지기 전까지 증상이 거의 없어 평소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며 골밀도 감소가 골다공증과 골절로 이어지는 만큼 이번 연구결과가 골다공증 고위험군 환자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50세 이상 여성의 40%가 골다공증으로 고생할 만큼 골다공증은 우리나라 중년여성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의 하나로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대표적 질환이기도 하다.
고정민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과도한 철이 간, 심장 외에도 골밀도 저하속도를 촉진해 골다공증과 골절을 유발 한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며 무분별한 건강보조식품과 철분제의 과잉섭취가 인체에 인식하지 못한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건강기능식품은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을 통해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 논문은 골대사에 관한 세계 최고의 학술지로 평가받는 ‘골·미네랄 연구지(Journal of Bone and Mineral Research, impact factor 7.1) 최신호에 게재되었으며, 세계적 학술지인 ‘Nature Reviews Endocrinology(impact factor 9.9) 최신호에 주목할 만한 논문으로 소개되었다.
한편 철이 뼈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동물세포연구는 2009년 일본 의학자에 의해 소개되었지만, 이러한 내용을 인간에게 적용해 대규모 연구를 통해 입증한 것은 이번이 세계에서 처음이다.

이예림 매경헬스 [yerim@mkhealt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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