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피부에 자외선차단제를 눈엔 선글라스를
입력 2012-07-13 17:25 

본격적인 휴가 시즌을 맞아 나들이 계획에 설레지만 강렬한 햇빛으로부터 눈을 보호하는 데 보다 관심을 가져야 하는 시기이다.
빛은 크게 적외선, 가시광선, 자외선으로 구성되어 있다. 파장이 비교적 긴 적외선은 안구 조직 깊이 침투해 백내장을 일으킬 수 있으며 유리제품을 만드는 일꾼에게서 흔히 보고되는 유리제조공백내장(glass-blowers cataract)이 대표적인 사례다.
일식을 맨 눈으로 볼 경우 광선이 황반에 초점을 맺어 황반화상을 일으키는 일광망막염(solar retinitis)이 발생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파장이 짧은 자외선은 조직투과성이 낮아 대부분 피부나 안구의 표층에 흡수돼 질환을 일으킬 수 있으며 보호장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용접공, 등산가, 연구원 등과 같이 단기간 많은 양의 자외선이 노출될 경우 심한 각막염, 결막염의 원인이 된다.
하지만 이 같은 특수한 상황들을 제외하면 일상 생활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은 주로 장기간의 자외선 노출에 의한 질환들이다. 검열반, 군날개, 백내장, 연령관련황반변성 등 주로 노화와 관련 있는 여러 질환들의 발생과 진행에 자외선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듯이 눈을 보호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선글라스의 착용이다. 선글라스는 흔히 자신의 스타일을 살리기 위한 패션 아이템으로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보다 근본적으로 눈의 건강을 지켜주는 도구임을 명심해야 하며 선글라스를 선택할 때 이러한 점을 반드시 먼저 생각해야 한다.
선글라스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유해한 자외선을 완벽히 차단하는지 여부이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초저가형 혹은 어린이 장난감이 아닌 이상 대부분의 렌즈는 자외선 차단 효과가 확실하지만, 100% 자외선 차단이 되는 렌즈를 사용하고 있는지 다시 한 번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흔히 색조가 짙을수록 자외선 차단이 잘 된다고 생각하지만, 너무 짙은 색 렌즈는 통과하는 광선의 양이 줄어들어 동공을 커지게 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오히려 좋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너무 짙은 색의 렌즈 보다는 75~80% 농도의 색상이 좋으며 이는 선글라스를 통해 착용한 사람의 눈이 들여다 보이는 정도의 진하기이다.
다음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 용도에 맞는 렌즈 색상의 선택이다. 회색은 빛의 모든 파장을 균일하게 흡수하고 차단하기 때문에 자연색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 어떤 상황이든 가장 기본적으로 선택 가능한 가장 무난한 색상이다. 갈색은 단파장의 광선을 흡수, 차단하므로 눈병을 앓고 있거나 백내장 수술 후 눈을 보호하는데 적합하며 청색 빛을 잘 여과시켜 시야를 넓고 선명하게 해주므로 해변에서나 운전자들이 사용하기에 적당하다. 녹색은 장파장의 광선을 흡수, 차단해 눈의 피로를 적게 하며 시원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여름철에 많이 사용되는 색상이며 특히 낚시와 같이 한 곳을 오래 집중해야 할 경우 적합하다.
노란색은 야간이나 흐린 날에 더욱 밝게 보이는 색상으로 야간 운전이나 야간 스포츠 활동 시에 많이 사용된다. 주의해야 할 것으로 빨강, 파랑, 분홍, 보라 등 원색 렌즈는 사물의 색을 왜곡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오히려 눈에 피로감을 더할 수 있으니 선택 시 신중해야 한다.
그 외에 선글라스 렌즈의 색 도포 상태가 고른지 않거나 잔 흠집 혹은 거품이 많은 렌즈는 상이 왜곡되어 눈을 피로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하얀 종이 위에 렌즈를 대거나 햇빛에 비춰 색의 도포 상태와 흠집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선글라스를 직접 5분 정도 착용해 보아 사물이 휘어 보이지 않는지 착용감은 편안한지 등도 확인해야 한다.
선글라스 착용의 본질을 잊고 디자인, 스타일, 브랜드를 우선적으로 생각하거나 가격이 부담돼 자외선 차단도 제대로 되지 않는 저가형 선글라스를 구매하는 것은 눈의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어 선글라스 선택에 있어 유의해야 한다.

[서울대학교병원 안과 최혁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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