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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박한별, 세 번째 공포 잘 골랐다
입력 2012-07-10 15:16 

영화 ‘두 개의 달은 새롭다. 한국에서 기존에 있던 공포영화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이승에 달이 있다면 저승에도 달이 있고, 달이 두 개 뜬다면 산 자와 죽은 자가 만날 것이라는 설정부터 고개를 끄덕이게 하고, 관객을 극에 몰입시킨다.
외딴 숲속 별장으로 보이는 곳의 한 창고. 어두컴컴한 공간에서 대학생 석호(김지석)가 깨어난다. 자신이 있는 곳이 어딘지 도무지 기억이 안 난다. 옆을 더듬자 여고생 인정(박진주)이 있고, 두 사람은 서로의 존재를 알고 깜짝 놀란다.
두 사람 옆에는 공포소설 작가 소희(박한별)도 있다. 소희는 자신이 귀신이 아니라고 말하는데 행동이 예사롭지 않다. 겁에 질려 떨고 긴장하는 두 사람과 달리 이 공포 소설 작가는 다르다. 석호와 인정은 이 집을 빠져나가려고 숲 속을 헤매는데 겁 없이 집안 곳곳을 살핀다.
어둠과 낯선 곳에서의 공포는 당연한데 태연해 보이는 소희가 혹시 귀신이 아닐까. 과연 이 세람은 이 범상치 않은 곳을 벗어날 수 있을까.

기억은 퍼즐 같다. 한 조각이 떠오르면, 다른 조각도 맞출 수 있다. 실타래와 같은 기억은 술술 풀려 하나의 퍼즐을 완성한다. 그렇게 완성되는가 싶었던 퍼즐의 함정은 알지 말아야 할 것들도 알게 된다는 것이다. 영화는 그 지점에 공포와 섬뜩함, 김장감을 심어 놓았다.
영화는 낯선 이곳에서 깨어난 세 사람이 중심이다. 우왕좌왕하던 이들은 또 다른 여자 연순(라미란)을 만나고 새로운 이야기를 전개시킨다. 무언가에 겁 질려 있는 연순은 넋이 빠져있다. 그는 신원을 파악하려 이름과 나이를 묻는 소희를 향해 공격적으로 변한다. 관객이 머리를 굴리며 이들의 관계에 의심을 할 즈음, 살인자가 있다”고 중얼거리는 연순은 광기어린 표정과 행동을 하고 관객을 다시 한 번 긴장하게 만든다.
연순이 등장하고 하나씩 풀어지는 실타리가 관객의 이해를 돕기 시작한다. 서로를 불신하는 이들의 모습은 긴장감을 유지시키고, 배우들의 연기는 몰입도를 높인다. 작은 역할에도 자신의 존재감을 톡톡히 전하는 라미란은 발군의 연기력이다. 넋이 빠진 듯한 표정과 행동, 광기어린 모습은 관객의 심장을 쿵쾅거리게 만든다.
예쁜데 초점이 맞춰졌던 박한별도 한층 발전된 연기를 선보였다. 특히 후반부 혼란스러워하는 작가의 감정이 제대로 녹아들었다. 박한별에 몰입해 관객 역시 극이 끝날 때까지 혼란을 겪게 될 것임은 당연하다. 박한별이 ‘여고괴담 3:여우계단과 ‘요가학원에 이어 왜 그렇게 자신감이 있게 이 공포영화에 출연하게 됐는지도 설명이 된다. 김지석과 박진주 역시 기억이 돌아오기 전과 돌아온 후의 극과 극 모습을 제대로 표현해 등골을 서늘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두 개의 달은 ‘링과 ‘레드 아이 등 공포영화를 세 편이나 찍은 김동빈 감독과 공포소설 전문 작가 이종호 등이 힘을 합쳐 만든 공포영화 전문 제작사 고스트픽쳐스의 창립작이다. 순제작비 5억원을 통해 품격 높은 공포와 긴장감을 오롯이 전한다. 물론 이해하기 어려운 복선과 설명이 부족한 신도 있어 연관성을 찾으려는 관객이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다. 86분. 15세 관람가. 12일 개봉.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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