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혼자 사는 '나 홀로 가구'가 늘고 있습니다.
20년 전만 해도 열 집 가운데 한 집이 채 안 됐던 1인 가구는 이제 네 집 가운데 한 곳이나 될 정도로 많아졌습니다.
특히 1인 가구 가운데 중장년층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요.
원해서든 아니든, 혼자 산다는 게 쉽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나홀로 중년의 삶과 애환을 김순철, 이성훈 기자가 연속 보도합니다.
【 기자 1 】
서울 신설동의 고시원에서 생활하는 56살 유 모 씨.
두 평 남짓한 방에 놓여 있는 반찬 통은 텅 비었고 밥알은 바싹 말라버렸습니다.
일하던 식당이 문을 닫고 경제사정이 나빠지면서 유 씨는 지난 1990년 아내와 헤어졌습니다.
사업을 시작했지만 이마저도 실패해 지금은 일용직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유 모 씨 / 서울 신설동
- "생활이 안 되니까 먹는 것에 불편한 게 많죠. 어쩔 수 없이 끼니 때우고 그냥 넘어가고 하는 거예요."
경기도 용인에서 학원을 운영하는 40살 서 모 씨는 지난 1월 성격 차이로 이혼해 혼자 살고 있습니다.
밤 10시가 넘은 시각, 일을 마치고 돌아온 원룸엔 아무도 없습니다.
이혼만 하면 홀가분해질 것 같았다는 서 씨는 그러나 외로움과 싸우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서 모 씨 / 경기 용인시
- "외로운 게 제일 힘들죠. 혼자 되다 보니 위축도 많이 되니까. 제일 괴로운 건 매일 보던 아이를 이제 못 보는 거죠."
그나마 말벗이 됐던 친구들도 점차 만나는 횟수가 크게 줄었습니다.
▶ 인터뷰 : 서 모 씨 / 경기 용인시
- "저를 만난다는 핑계로 한 두 번은 나올 수가 있겠죠. 근데 매주 나온다고 하면 아무도 좋아하지 않겠죠."
한 달에 두 번 만나는 8살짜리 딸이 서 씨의 유일한 낙입니다.
▶ 스탠딩 : 김순철 / 기자
- "요즘 꽃중년이란 단어가 유행입니다. 외모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젊은 감각을유지하는 중년 남성을 일컫는 말인데요. 하지만 혼자 사는 중년의 삶이 그리 화려해 보이지만은 않았습니다. 늘어나는 장년층 1인 가구. 그 원인과 문제점을 이성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2 】
이른 새벽, 가방을 짊어진 남성들이 속속 인력사무소로 모여듭니다.
이곳을 찾는 사람 대부분은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나 홀로 중년 남성입니다.
▶ 인터뷰 : 박용철 / 인력사무소 총무
- "40·50대 중장년층은 70% 이상 혼자 사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일이 힘들고 또 가족이 없다 보니까 외로움을 달래려고 술을 많이 하시는 것 같고요."
경제적 능력이 떨어지다 보니 주거도 불안정하기 마련입니다.
실제로 중장년층 남성 1인 가구의 절반 정도가 월셋집에 사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혼자라는 외로움과 노후에 대한 불안감은 고독사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지난 3일 서울 방학동의 한 고시원.
마지막으로 청소를 한 게 언젠지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지저분한 방바닥엔 구더기가 기어다닙니다.
아내와 이혼하고 혼자 살던 40대 남성이 손바닥 만한 방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습니다.
▶ 인터뷰 : 김석훈 / 고독사 유품정리업체 대표
- "40·50대 중년 고독사 하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사시는 환경을 보면 외로움이 많이 느껴집니다. 냉장고를 보더라고 고추장하고 소주병들만 가득하지…."
▶ 인터뷰 : 김혜영 / 숙명여대 정책산업대학원 교수
- "혼자서 산다는 사실만으로도 상당히 위축감을 느낄 수 있고요. 정서적인 외로움이나 스트레스를 타인과 쉽게 나누지 못할 가능성이 크고요. 가사 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에 혼자 생활하는 어려움이 배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년 남성 1인 가구에 대한 경제적 지원이나 정서 함양 프로그램은 찾아보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 스탠딩 : 이성훈 / 기자
- "아파도 아프다고 말하지 못하고 힘들어도 내색조차 않는 나 홀로 중년 남성들. 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해 보입니다. MBN뉴스 이성훈입니다."
[MBN 사회부 이성훈·김순철 기자]
혼자 사는 '나 홀로 가구'가 늘고 있습니다.
20년 전만 해도 열 집 가운데 한 집이 채 안 됐던 1인 가구는 이제 네 집 가운데 한 곳이나 될 정도로 많아졌습니다.
특히 1인 가구 가운데 중장년층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요.
원해서든 아니든, 혼자 산다는 게 쉽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나홀로 중년의 삶과 애환을 김순철, 이성훈 기자가 연속 보도합니다.
【 기자 1 】
서울 신설동의 고시원에서 생활하는 56살 유 모 씨.
두 평 남짓한 방에 놓여 있는 반찬 통은 텅 비었고 밥알은 바싹 말라버렸습니다.
일하던 식당이 문을 닫고 경제사정이 나빠지면서 유 씨는 지난 1990년 아내와 헤어졌습니다.
사업을 시작했지만 이마저도 실패해 지금은 일용직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유 모 씨 / 서울 신설동
- "생활이 안 되니까 먹는 것에 불편한 게 많죠. 어쩔 수 없이 끼니 때우고 그냥 넘어가고 하는 거예요."
경기도 용인에서 학원을 운영하는 40살 서 모 씨는 지난 1월 성격 차이로 이혼해 혼자 살고 있습니다.
밤 10시가 넘은 시각, 일을 마치고 돌아온 원룸엔 아무도 없습니다.
이혼만 하면 홀가분해질 것 같았다는 서 씨는 그러나 외로움과 싸우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서 모 씨 / 경기 용인시
- "외로운 게 제일 힘들죠. 혼자 되다 보니 위축도 많이 되니까. 제일 괴로운 건 매일 보던 아이를 이제 못 보는 거죠."
그나마 말벗이 됐던 친구들도 점차 만나는 횟수가 크게 줄었습니다.
▶ 인터뷰 : 서 모 씨 / 경기 용인시
- "저를 만난다는 핑계로 한 두 번은 나올 수가 있겠죠. 근데 매주 나온다고 하면 아무도 좋아하지 않겠죠."
한 달에 두 번 만나는 8살짜리 딸이 서 씨의 유일한 낙입니다.
▶ 스탠딩 : 김순철 / 기자
- "요즘 꽃중년이란 단어가 유행입니다. 외모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젊은 감각을유지하는 중년 남성을 일컫는 말인데요. 하지만 혼자 사는 중년의 삶이 그리 화려해 보이지만은 않았습니다. 늘어나는 장년층 1인 가구. 그 원인과 문제점을 이성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2 】
이른 새벽, 가방을 짊어진 남성들이 속속 인력사무소로 모여듭니다.
이곳을 찾는 사람 대부분은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나 홀로 중년 남성입니다.
▶ 인터뷰 : 박용철 / 인력사무소 총무
- "40·50대 중장년층은 70% 이상 혼자 사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일이 힘들고 또 가족이 없다 보니까 외로움을 달래려고 술을 많이 하시는 것 같고요."
경제적 능력이 떨어지다 보니 주거도 불안정하기 마련입니다.
실제로 중장년층 남성 1인 가구의 절반 정도가 월셋집에 사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혼자라는 외로움과 노후에 대한 불안감은 고독사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지난 3일 서울 방학동의 한 고시원.
마지막으로 청소를 한 게 언젠지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지저분한 방바닥엔 구더기가 기어다닙니다.
아내와 이혼하고 혼자 살던 40대 남성이 손바닥 만한 방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습니다.
▶ 인터뷰 : 김석훈 / 고독사 유품정리업체 대표
- "40·50대 중년 고독사 하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사시는 환경을 보면 외로움이 많이 느껴집니다. 냉장고를 보더라고 고추장하고 소주병들만 가득하지…."
▶ 인터뷰 : 김혜영 / 숙명여대 정책산업대학원 교수
- "혼자서 산다는 사실만으로도 상당히 위축감을 느낄 수 있고요. 정서적인 외로움이나 스트레스를 타인과 쉽게 나누지 못할 가능성이 크고요. 가사 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에 혼자 생활하는 어려움이 배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년 남성 1인 가구에 대한 경제적 지원이나 정서 함양 프로그램은 찾아보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 스탠딩 : 이성훈 / 기자
- "아파도 아프다고 말하지 못하고 힘들어도 내색조차 않는 나 홀로 중년 남성들. 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해 보입니다. MBN뉴스 이성훈입니다."
[MBN 사회부 이성훈·김순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