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새누리당과 이명박 정부를 보면, 도저히 한배를 탄 공동 운명체라고 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정부와 청와대를 앞장서 공격하고 비판하는 것은 오히려 여당인 새누리당입니다.
새누리당은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인천공항 매각과 차세대 전투기 사업 선정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거침없이 쏟아냈습니다.
이한구 원내대표의 말입니다.
▶ 인터뷰 : 이한구 / 새누리당 원내대표(7월2일)
- "무엇보다 급한 것은 지난 4년간 정부 추진사업이 최대한 완결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새것을 자꾸 벌이기보다 과거 것을 완성 시켜 민생 체감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달라."
박근혜 경선 캠프에 합류한 이상돈 전 비대위원은 '이 정권은 새로운 일을 벌이지 말고 하던 일이나 잘하면서 조용히 정권을 넘겨줄 준비를 하는 게 합당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한일정보협정에 이어 잇단 국책사업에 제동을 거는 새누리당에 정부도 화가 난 걸까요?
최근 김동연 기획재정부 2차관은 작심한 듯 새누리당에서 추진하는 정책을 포퓰리즘이라고 몰아붙였습니다.
4·11 총선을 앞두고 급작스럽게 시행된 만0~2세 영유아 전 계층 보육료 지원이 재정 문제로 더는 불가능하다며 고소득층을 뺀 선별지원으로 가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또 내년부터 만3~4세 전 계층에 보육료를 지원하겠다는 새누리당 정책도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사실상 반대 뜻을 밝혔습니다.
재벌가 아이들에게까지 보육료 지원을 해서야 되겠느냐는 겁니다.
내년부터 사병 월급과 수당을 2배 인상하겠다는 새누리당 정책에 대해서도 정부는 합리적이지 않다며 불가 방침을 밝혔습니다.
한마디로 선심성 포퓰리즘이라는 겁니다.
인천공항 매각 문제도 차기 정부로 넘기라는 새누리당 주장은 아랑곳없이 예정대로 현 정부 임기 안에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새누리당은 불쾌한 표정이 역력합니다.
대선을 앞두고 정부가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표와 직결된 주요 복지정책에 딴죽을 걸어서야 되겠느냐는 겁니다.
총선 공약을 지금 와서 뒤집으면 대선은 어떻게 치르느냐는 겁니다.
재벌 손자는 서민들이 다니는 어린이집을 다니지 않기 때문에 무상 보육의 혜택은 서민이 받는 것이라고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진영 정책위의장의 말입니다.
▶ 인터뷰 : 진영 /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 "재벌가 아들과 손자에도 정부가 보육비를 대주게 되는데 이것이 공정한 사회에 맞는 것인가 라는 발언이 나왔는데 (정부 내) 합치된 의견도 아니고 부적절하다"
사실 따지고 보면 2살 이하 아기를 둔 모든 부모에게 무상 보육을 하겠다고 한 것은 이명박 대통령이었습니다.
올해 1월 신년 국정연설에서입니다.
이런 상황이 올 줄 모르고 대통령이 선뜻 약속한 걸까요?
어쨌든 칼자루는 정치권이 쥐고 있습니다.
예산 심의편성권과 입법권이 국회에 있는 만큼 정부가 반대해도 정치권이 밀어붙이면 그만입니다.
그러나 선심성 포퓰리즘이라는 정부 주장이 영 틀린 것만은 아니라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심재철 최고위원의 말입니다.
▶ 인터뷰 : 심재철 / 새누리당 최고위원
- "복지는 가난한 사람부터 대상으로 하는 것이 당연한 원칙으로 소득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것이 기초 상식이다.잘못이 있으면 바로 고치는데 머무르지 말라는 말이 있다."
충분히 검토하고 총선 공약으로 내세웠다는 새누리당.
선심성 포퓰리즘이라고 뒤늦게 반기를 든 정부.
서로 네 탓 공방을 하는 걸까요?
혹시 기획재정부의 이런 반발에는 청와대 의중이 담긴 걸까요?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만 하더라도 상상하기 어려운 모습입니다.
주요 정책을 조율하는 당·정·청 협의는 아예 열리지도 못하는 모양입니다.
민주통합당은 새누리당과 정부를 싸잡아 비난하며 국정조사를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이해찬 대표의 말입니다.
▶ 인터뷰 : 이해찬 / 민주통합당 대표(7월4일)
- "0세부터 2세 보육제도 문제가 파탄지경에 이르렀는데, 추가적으로 아마 5천억 내지 7천억 원의 예산이 있어야만 이 제도를 유지해 나갈 수가 있다. 물론 제도의 불합리한 방법은 개선하고, 이렇게 된 데는 당시 한나라당이 총선용으로 졸속하게 제도를 도입했기 때문에 이런 사태가 오게 됐는데, 도입과정에 대한 국정조사가 상임위 차원에서 철저히 있어야 할 것 같다."
새누리당과 정부가 다투는 사이 무상보육 재정의 절반을 부담하는 지방자치단체들은 아우성입니다.
재정자립도가 높은 서울 서초구는 당장 10일부터 무상보육 재정이 바닥났다며 손을 들었습니다.
다른 지자체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대부분 9·10월이면 재정이 바닥날 처지입니다.
강운태 광주시장의 말입니다.
▶ 인터뷰 : 강운태 / 광주시장(7월4일)
- "조만간 교육대란 일어날 것입니다. 이런 무책임한 중앙정부는 본 적이 없습니다. 복지부와 교육부가 서로 떠넘기고 있습니다. 현실은 8월부터 중단될 것입니다. 정부, 새누리당, 각 부처 대책 세워야 합니다."
재정이 바닥나 보육료 지원이 중단되면 어린이 부모들의 불신은 극도로 커지고 반발도 거셀 것으로 보입니다.
복지 정책은 앞으로 나갈 수는 있어도, 뒤로 후퇴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총선 공약을 팽개치고는 대선을 치를 수 없다는 새누리당.
더는 두들겨 맞으며 끌려다닐 수 없다는 정부와 청와대.
사이가 나빠질 대로 나빠진 당·정·청 관계를 보면 쉽게 합의점이 나올 것 같지도 않아 보입니다.
세상 물정 모르는 어린 아이들과 서민들만 볼모로 잡힌 셈일까요?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 김형오 / hokim@mbn.co.kr ]
정부와 청와대를 앞장서 공격하고 비판하는 것은 오히려 여당인 새누리당입니다.
새누리당은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인천공항 매각과 차세대 전투기 사업 선정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거침없이 쏟아냈습니다.
이한구 원내대표의 말입니다.
▶ 인터뷰 : 이한구 / 새누리당 원내대표(7월2일)
- "무엇보다 급한 것은 지난 4년간 정부 추진사업이 최대한 완결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새것을 자꾸 벌이기보다 과거 것을 완성 시켜 민생 체감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달라."
박근혜 경선 캠프에 합류한 이상돈 전 비대위원은 '이 정권은 새로운 일을 벌이지 말고 하던 일이나 잘하면서 조용히 정권을 넘겨줄 준비를 하는 게 합당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한일정보협정에 이어 잇단 국책사업에 제동을 거는 새누리당에 정부도 화가 난 걸까요?
최근 김동연 기획재정부 2차관은 작심한 듯 새누리당에서 추진하는 정책을 포퓰리즘이라고 몰아붙였습니다.
4·11 총선을 앞두고 급작스럽게 시행된 만0~2세 영유아 전 계층 보육료 지원이 재정 문제로 더는 불가능하다며 고소득층을 뺀 선별지원으로 가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또 내년부터 만3~4세 전 계층에 보육료를 지원하겠다는 새누리당 정책도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사실상 반대 뜻을 밝혔습니다.
재벌가 아이들에게까지 보육료 지원을 해서야 되겠느냐는 겁니다.
내년부터 사병 월급과 수당을 2배 인상하겠다는 새누리당 정책에 대해서도 정부는 합리적이지 않다며 불가 방침을 밝혔습니다.
한마디로 선심성 포퓰리즘이라는 겁니다.
인천공항 매각 문제도 차기 정부로 넘기라는 새누리당 주장은 아랑곳없이 예정대로 현 정부 임기 안에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새누리당은 불쾌한 표정이 역력합니다.
대선을 앞두고 정부가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표와 직결된 주요 복지정책에 딴죽을 걸어서야 되겠느냐는 겁니다.
총선 공약을 지금 와서 뒤집으면 대선은 어떻게 치르느냐는 겁니다.
재벌 손자는 서민들이 다니는 어린이집을 다니지 않기 때문에 무상 보육의 혜택은 서민이 받는 것이라고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진영 정책위의장의 말입니다.
▶ 인터뷰 : 진영 /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 "재벌가 아들과 손자에도 정부가 보육비를 대주게 되는데 이것이 공정한 사회에 맞는 것인가 라는 발언이 나왔는데 (정부 내) 합치된 의견도 아니고 부적절하다"
사실 따지고 보면 2살 이하 아기를 둔 모든 부모에게 무상 보육을 하겠다고 한 것은 이명박 대통령이었습니다.
올해 1월 신년 국정연설에서입니다.
이런 상황이 올 줄 모르고 대통령이 선뜻 약속한 걸까요?
어쨌든 칼자루는 정치권이 쥐고 있습니다.
예산 심의편성권과 입법권이 국회에 있는 만큼 정부가 반대해도 정치권이 밀어붙이면 그만입니다.
그러나 선심성 포퓰리즘이라는 정부 주장이 영 틀린 것만은 아니라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심재철 최고위원의 말입니다.
▶ 인터뷰 : 심재철 / 새누리당 최고위원
- "복지는 가난한 사람부터 대상으로 하는 것이 당연한 원칙으로 소득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것이 기초 상식이다.잘못이 있으면 바로 고치는데 머무르지 말라는 말이 있다."
충분히 검토하고 총선 공약으로 내세웠다는 새누리당.
선심성 포퓰리즘이라고 뒤늦게 반기를 든 정부.
서로 네 탓 공방을 하는 걸까요?
혹시 기획재정부의 이런 반발에는 청와대 의중이 담긴 걸까요?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만 하더라도 상상하기 어려운 모습입니다.
주요 정책을 조율하는 당·정·청 협의는 아예 열리지도 못하는 모양입니다.
민주통합당은 새누리당과 정부를 싸잡아 비난하며 국정조사를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이해찬 대표의 말입니다.
▶ 인터뷰 : 이해찬 / 민주통합당 대표(7월4일)
- "0세부터 2세 보육제도 문제가 파탄지경에 이르렀는데, 추가적으로 아마 5천억 내지 7천억 원의 예산이 있어야만 이 제도를 유지해 나갈 수가 있다. 물론 제도의 불합리한 방법은 개선하고, 이렇게 된 데는 당시 한나라당이 총선용으로 졸속하게 제도를 도입했기 때문에 이런 사태가 오게 됐는데, 도입과정에 대한 국정조사가 상임위 차원에서 철저히 있어야 할 것 같다."
새누리당과 정부가 다투는 사이 무상보육 재정의 절반을 부담하는 지방자치단체들은 아우성입니다.
재정자립도가 높은 서울 서초구는 당장 10일부터 무상보육 재정이 바닥났다며 손을 들었습니다.
다른 지자체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대부분 9·10월이면 재정이 바닥날 처지입니다.
강운태 광주시장의 말입니다.
▶ 인터뷰 : 강운태 / 광주시장(7월4일)
- "조만간 교육대란 일어날 것입니다. 이런 무책임한 중앙정부는 본 적이 없습니다. 복지부와 교육부가 서로 떠넘기고 있습니다. 현실은 8월부터 중단될 것입니다. 정부, 새누리당, 각 부처 대책 세워야 합니다."
재정이 바닥나 보육료 지원이 중단되면 어린이 부모들의 불신은 극도로 커지고 반발도 거셀 것으로 보입니다.
복지 정책은 앞으로 나갈 수는 있어도, 뒤로 후퇴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총선 공약을 팽개치고는 대선을 치를 수 없다는 새누리당.
더는 두들겨 맞으며 끌려다닐 수 없다는 정부와 청와대.
사이가 나빠질 대로 나빠진 당·정·청 관계를 보면 쉽게 합의점이 나올 것 같지도 않아 보입니다.
세상 물정 모르는 어린 아이들과 서민들만 볼모로 잡힌 셈일까요?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 김형오 / hokim@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