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허울 뿐인 '단말기 자급제'…통신비는 오히려 증가
입력 2012-07-04 15:27  | 수정 2012-07-04 21:26
【 앵커멘트 】
이제는 통신사를 통하지 않고도 마트나 인터넷에서 휴대폰을 싸게 산 뒤 원하는 통신사에서 개통할 수 있습니다.
통신비를 조금이라고 줄이려고 정부가 마련한 이른바 단말기 자급제인데요.
그런데 웬일인지 통신비는 더 늘어난다고 합니다.
엄해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의 한 휴대폰 대리점.

자급제로 신형 휴대폰을 싸게 살 수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 인터뷰 : 대리점 직원
- "(자급제용으로는) 구형폰만 예정돼 있어요. (중고폰 쓰면요?) 2년 동안 중고폰만 써야 하는 거예요. 차라리 요금제 약정 걸어서 요금 할인받고, 기계 새 거 받는 게 나아요."

▶ 스탠딩 : 엄해림 / 기자
- "자급제용 휴대폰을 구하는 것도 어렵지만, 설령 휴대폰을 구해도 통신비가 늘어난다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통신사는 단말기를 따로 사더라도 약정만 걸면 요금 할인을 받을 수 있다고 했지만, 실상은 달랐습니다.


▶ 인터뷰(☎) : 통신사 관계자
- "약정이 없는 상태에서 할인 혜택을 더 해드리는 거잖아요. 중복으로는 할인을 해드리지 않아요."

자급제 휴대폰으로는 가족 묶음 할인이나 인터넷과 유선전화를 함께 사용하면서 받는 할인이 불가능합니다.

결국 제도의 취지 자체가 희석되는 셈입니다.

이렇다보니 자급제 시행 두 달 동안 가입자 수는 2만 명으로, 같은 기간 휴대폰 추가 가입자의 10%에 그쳤습니다.

▶ 인터뷰 : 전응휘 / 녹색소비자연대 상임이사
- "고가 단말기의 경쟁적 공급을 통해 타사 고객 뺐어오기 경쟁을 하기 때문에 단말기 시장과 통신 시장이 분리되지 않아…."

정부의 섣부른 정책과 통신사들의 미온적인 태도로 휴대폰 자급제에 대한 무용론이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MBN뉴스 엄해림입니다.[umji@mbn.co.kr]

영상취재 : 임채웅, 박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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