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고용량 비타민C 항암효과 ‘들쭉날쭉’ 이유 밝혔다
입력 2012-06-25 11:55 
대표적인 여성암인 유방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수술로 충분히 완치가 가능하나 진행이 되면 항암치료 등 화학적 치료를 받아야 한다.
현재까지 에스트로겐 수용체(ER) 양성 유방암 환자는 보통 트라스투주맵(제품명 허셉틴) 등의 전통적인 화학요법으로 항암 치료를 받고 있다. 그러나 에스트로겐 수용체(ER) 음성 유방암 환자는 이러한 요법으로는 거의 치료되지 않고 있어, ER 음성 유방암에 대한 새로운 치료방법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러한 가운데 유방암 환자에 따라 달라지는 고용량 비타민C 항암효과의 이유를 밝혀낸 연구결과가 발표돼 주목된다.
이왕재, 강재승(이상 서울대 의과대학 해부학교실 교수), 진동훈, 홍승우(이상 서울아산병원 교수) 연구팀은 비타민C를 세포에 운반하는 비타민C 수송체(SVCT)가 많이 발현하는 유방암세포일수록 비타민C에 사멸하는 경향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고용량 비타민C가 일부 암세포에서 항암효과가 있으나 일부 암세포에서는 전혀 없는데, 그 이유를 밝혀낸 최초의 연구이다.
연구팀은 유방암 세포주를 SVCT가 발현하지 않는 암세포주, 많이 발현하는 암세포주로 나뉘어 각각 비타민C 0mM, 0.5mM, 1mM, 1.5mM의 농도로 나눠 반응시켰다. 그 결과, SVCT가 발현하지 않는 암세포주에는 비타민C 농도를 1.5mM까지 증가시켜야 20~30%의 세포가 죽은 반면 SVCT가 많이 발현하는 암세포주에는 0.5mM에서 이미 50% 이상의 세포가 죽었고 1.5mM에서는 100%에 가까운 세포가 죽었다.
대조군으로 설정된 암이 아닌 건강인의 유방상피세포에는 높은 농도의 비타민C 반응에도 세포가 거의 죽지 않았다.
또한 SVCT 발현이 많은 유방암 세포주에서 유전자 조작을 통해 SVCT 발현을 낮추고 비타민C와 반응시켰더니 유전자 조작 전보다 30~40%의 암세포가 적게 죽었다. 반면 SVCT 발현이 적은 유방암 세포주에서 유전자 조작을 통해 SVCT 발현을 높이고 비타민C와 반응시켰더니 유전자 조작 전보다 30~50%의 암세포가 더 많이 죽었다.
SVCT 발현과 비타민C 항암효과의 상관관계는 동물실험에서도 나타났다. 연구팀은 SVCT가 발현하지 않는 암세포주, 많이 발현하는 암세포주를 생쥐의 옆구리에 피하주사하고 종양이 발생한 것을 확인한 후 비타민C(1g/kg) 복강주사했다.
그 결과 SVCT가 많이 발현하는 암세포주에는 종양이 사라지거나 거의 자라지 못한 반면, SVCT 발현이 없는 암세포주와 비타민C를 주사하지 않는 대조군에는 종양이 커져서 결국 동물이 사망했다.
반대로 유전자 조작을 통서 SVCT 발현을 높이거나 SVCT를 제거한 세포주를 생쥐에게 주사하였더니 SVCT 발현을 높인 암세포주만 비타민C와 반응해 종양이 사라지거나 그 크기가 대폭 줄어들었다.
이왕재 교수는 향후 이러한 상관관계가 임상실험을 통해서 실제 환자에서도 확인된다면 일부의 유방암 환자에게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며 특히 비타민C 수송체를 발현하는 유방암 환자 중에는 기존의 항암치료제인 허셉틴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가 대다수(전체의 2/3)를 차지하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암 연구 분야 학술지인 ‘암유전자(Oncogene) 6월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문애경 매경헬스 [moon902@mkhealt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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