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솔로데뷔’ 조권, 마침내 족쇄는 풀렸다

연습생으로 8년이라는 시간을 버텨 2AM으로 데뷔 했을 때 그의 자신감은 누구보다도 단단했다. 2AM 데뷔 후 4년 간 꿈꿔 온 솔로의 첫 앨범 ‘암 다 원(I'm Da One)은 그때와는 전혀 다른 자신감으로 넘친다. 나, 조권 말고 누가 이렇게 할 수 있겠는가?

솔로가 가장 기대되는 아이돌 그룹 멤버
본격적인 솔로앨범 준비만 1년 정도 했어요. 콘셉트 잡는 것부터가 쉽지 않았죠. 예능을 통해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린 까닭에 저의 솔로에 대한 팬들의 기대도 크다는 걸 잘 알고 있었고요.”
‘솔로가 기대되는 아이돌 그룹 멤버 순위에서 조권은 늘 1위였다. 2AM이라는 발라드 그룹에 한정시키기엔 끼가 너무 넘쳤던 것도 사실이다.
방시혁 프로듀서가 하루는 흥분해서 전화를 하더라고요. 그리고 저를 불러서 로렌 다이슨이 써 준 곡을 들어보라고 들려줬어요. 그 노래가 ‘암 다 원(I'm Da One)이었죠. 정말 좋더라고요. 하지만 뭔가 더 필요하다는 느낌이었어요. 그러던 중에 클럽에서 ‘레벨스(Levels)라는 노래를 듣는데 실마리가 탁 풀렸죠. ‘이거구나. 이걸 보여주고 싶다. 싶었어요. 그렇게 만들어진 노래가 ‘애니멀(Animal)이었어요.”
조권의 첫 솔로 앨범 선공개 곡이기도 했던 ‘애니멀은 ‘레벨스를 프로듀서한 세계적인 DJ 아비치(Avicii)가 참여했다. 이밖에도 조권의 첫 솔로 앨범에는 카니예 웨스트, 머라이어 캐리 등 해외 톱스타와 작업한 켄 루이스(Ken Lewis)가 엔지니어로 참여하는 등 세계적인 뮤지션들이 힘을 보탰다.

대한민국에서 조권 만 할 수 있는
보여주고 싶었던 건 두 가지였어요 ‘팝스러운 조권과 소위 ‘다크한 조권이에요. 전자는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모습이고 후자는 저만 할 수 있는 거죠.”
‘암 다 원에서 조권은 날렵하고 유쾌한, 평소 예능 프로그램에서 종종 보여줬던 매력을 고스란히 담아 들려준다. 그 모습이 크게 낯설지 않은 까닭에 곡 자체의 매력에 플러스가 되는 듯 보인다. 하지만 ‘다크 조권으로 상징되는 ‘애니멀은 전혀 다르다.
사실 좀 생소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기계음이 이상하다는 말도 듣고, 여자 목소리 같다는 말도 많이 들었어요. 콘셉트 사진이 공개됐을 때는 무리수다, 레이디가가 코스프레 같다는 말까지 들었어요. 하지만 분명한 건 이 콘셉트를 소화할 수 있는 건 저 뿐이라는 거죠. 19.5cm 짜리 높이의 힐을 신고 춤을 출 수 있는 것도 저 뿐이고요. 실제로 무대를 보시면 ‘미쳤다고 하실지 몰라요.(웃음)”
실제로 조권이 활동할 노래는 ‘암 다 원이지만 일주일 동안 컴백 무대에는 ‘애니멀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단 한 주 동안의 무대를 위해 쏟는 노력과 물량이 만만치 않다. 이 무대는 ‘조권만 할 수 있는 무대이기 때문이다.

마침내 족쇄는 풀렸다
앨범의 전체적인 주제는 소외된 계층에게도 음악은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이에요. 우울하고 힘들고 B급 인생을 사는 사람들에게도 우리 삶의 궁극적인 의미와 목표는 행복이고 그걸 전달하기 위해서 유쾌함의 진수를 보여주자는게 제 첫 솔로 앨범의 매시지죠.”
실제로 앨범 전체가 일렉트로닉 장르로 채워진 조권의 앨범은 유쾌함과 격정적인 에너지로 가득하다. 여기에는 성별이나 나이같은, 사회적 지위 같은 기준들을 훌쩍 뛰어넘는다. 실제로 몇몇 곡들은 다소 여성적인 느낌까지 든다.
사람의 내면이나 본질이 한가지 성질로 정의되는 것 같지 않아요. 저에게 어떤 내면이 있으니 사람들이 ‘요염하다고 말하는 몸동작이 나오는 것이지 않겠어요? 다만 지금까지는 그걸 가둬둔 거죠. 제가 예능프로그램에서 소위 ‘깝을 하면서 박진영 프로듀서가 아이돌 가수였던 저의 봉인을 풀었다는 말을 하셨는데 그 말은 이제 쓰여야 할 것 같아요. 이제야 제 족쇄를 풀었고 봉인을 해제 한 느낌이죠.”
그의 말 대로 마침내 족쇄와 봉인은 풀렸다. 이제 대중들은 조권의 내면과 직면하게 될 시간이다. 즐길 준비가 됐는가.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