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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송새벽 “코믹·어눌 전문? 멜로도 들어와요”
입력 2012-06-18 09:46 

배우 송새벽(33)에게서 웃음 코드를 찾는 건 어렵지 않다.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맡았던 역할을 가만히 떠올려 보면 웃음기가 가득하다. 미스터리 스릴러 ‘마더, 사극 ‘방자전, SF액션 ‘7광구에서도 의외의 웃음을 터트렸다. 코미디 ‘위험한 상견례는 말해서 무엇하랴.
제 역할을 재밌게 봐주시는데 감사하죠. 이제까지 캐릭터들이 너무 좋았어요. 솔직히 제가 맡았던 캐릭터는 누가 해도 돋보이는 역할이었던 것 같아요.”(웃음)
송새벽은 이번에도 관객들의 웃음보를 터트릴 준비를 하고 있다. 21일 개봉하는 영화 ‘아부의 왕(감독 정승구)은 고지식하고 눈치 없는 평범한 직장인이 인생역전 마법의 화술인 ‘아부를 무기로 진정한 ‘아부의 왕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 작품. 눈치 없는 직장인에서 아부계의 ‘새싹이 된 송새벽은 아부계의 전설인 ‘혀고수 성동일과 ‘큰일을 도모한다.
영화는 송새벽 특유의 장점과 매력이 오롯이 나타난다. ‘이번에도 코믹한 영화를 해야지라는 생각으로 참여한 건 아니에요. 부정적인 아부를 이렇게 푸는 영화가 신선했죠. 극중 아부가 아니라 ‘감성 영업이라고 하는데 그 단어도 매력적이지 않나요? 특히 연기자에게 귀감이 되는 표현이 아닐까 합니다.”(웃음)
촬영에 들어가기 전, 생각을 많이 했다. 보험회사 직원으로 나오는 터라 당연히 관계자도 만났다. 보험 영업을 하는 고향 선배를 만나 보험의 중요성(?)에 대해 들었다. 보험 1개도 없던 그는 선배의 ‘감성 영업으로 보험 계약을 맺기도 했다.
많은 이야기를 들었어요. 영화가 보험회사라는 설정과도 잘 맞아떨어지는 느낌이었고요. 특히 직장생활에 대한 이야기 들었는데 전 직장 생활을 안 해봤잖아요? ‘연봉 100만원을 받고 연극은 할 수 있겠는데 직장 생활 이야기를 들으니 단 한 달이라도 버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웃음)
아부라는 말은 우리 사회에서는 부정적으로 쓰인다. 송새벽은 생각의 전환이 되는 영화가 됐으면 하고 바랐다. 그는 남의 비위를 맞추면 어때서?”라며 아부는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자신을 낮추면서 상대를 높이는 거죠. 좋은 아부, 수위를 맞추는 아부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웃음)
아부를 다른 말로 ‘애교 정도로도 생각하고 있다. 그는 술 먹을 때 선배들에게 애교도 부리고, 적당히 취기가 오르면 깨물기도 한단다. 이번 촬영 현장에서도 그는 적당한 애교를 부렸다. 혀고수로 나온 배우 성동일과 많은 술잔을 기울인 것. 다른 배우들과도 마찬가지였다. 당일 촬영이 끝나고 바로 집에 간 적이 없단다. 인생 선배로서 솔직한 이야기도 들었고, 많은 생각을 해주게 했다고 회상했다.
송새벽은 특히 성동일 선배가 너무 배고픈 어린 시절, 동생과 통닭을 뼈째 씹어 먹었다고 한 얘기가 기억이 난다”며 예전에 닭 뼈를 냉장고에 넣고 라면 국물 우려낼 때 사용했던 적은 있는데 뼈째 먹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깜짝 놀랐다”고 기억했다.
자연스럽게 배고픈 시절로 이야기가 흐르는가 싶더니, 유쾌하게 넘어간다. 연극을 하며 저도 10년 정도 고생했죠. 그런데 전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영화를 하고, 또 쉬는 기간이 많지 않고 계속 공연을 할 수 있었죠. 작년 말에는 연극 ‘해무라는 공연도 했었어요.”
팬이 엄청나게 늘었을 것 같다고 하니 팬들과의 일화를 꺼내놓는다. 연극을 할 때 친구가 팬 카페를 만들어줬어요. 처음에는 50명이었는데 지금은 500명 정도 돼요. SNS 같은 것은 거의 안 하는데 그 카페는 가끔씩 들어가서 봐요. 그 분들 몇 명과 공연 끝나고 맥주를 마신 적이 있어요. 다들 학생이었는데 비싼 티켓 사서 공연도 봐주셔서 맥주를 사드렸어요. 기억에 남아요. 제가 처음에 영화 한다고 했을 때도 무척 좋아하셨어요.”(웃음)
그에게 쏟아지는 관심과 찬사만 있는 건 아니다. 비슷한 연기와 캐릭터를 짚는 시선도 있다. 전 그런 생각하지 않아요. 앞으로 해야 할 역할들에 대해 열려있는 편이거든요. ‘코미디만 해야지라는 생각은 추호도 없으니까요. 캐릭터는 숙제 중 하나인 건 맞지만, ‘여러 가지 작품들을 하나보면 나중에 잘 되겠지라는 생각을 갖고 있어서 크게 걱정하지 않아요. 예전에 멜로영화 출연도 요청이 들어왔는걸요? 여러 가지가 안 맞아서 못했지만….”(웃음)
송새벽은 연기자로서 다른 역할들에 대한 갈망이 크다”고 했다. 그럼 긴 호흡이 필요한 드라마 출연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드라마 출연 섭외도 있었는데 솔직히 무서워요. 아직 전 연극 템포에 맞춰져 있거든요. 드라마는 하루 전에 대본 나오고 당일에도 나온다고 하잖아요. 무대에 섰는데 대사가 기억이 안 나는 꿈도 꿨어요. 깼는데 온몸에 식은땀이 흘렀죠. 안방극장의 소중함은 어렸을 때부터 느꼈죠. TV를 보며 꿈도 꾸고 커왔으니까요. 하지만 아직 그 시도가 무서워요.”
소속사 분쟁과 관련해서는 조금 힘든 시기였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7년 사귄 연극배우 하지혜와는 결혼을 생각하고 있지만 아직”이란다. 여자 친구가 자기 얘기 좀 그만하래요. 때가 되면 결혼하겠죠.”(웃음)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사진 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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