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MBC 예능 4개월째 파행…채널 돌아가는 소리가 들려
입력 2012-05-12 09:07 

MBC 노조 파업이 100일을 넘어섰다. 11번 채널에선 멈추지 않고 방송이 이어지고 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한숨만 나온다. 보도, 교양, 드라마 등 전 부문에 걸친 총체적 난국이지만 예능의 경우 직격탄을 맞은 수준이다.
‘놀러와의 경우 파업 전부터 불안했다. 불변의 월요 심야 예능 1위를 달렸던 기억이 어느새 가물가물하다. KBS 2TV ‘안녕하세요와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가 동반 상승하며 ‘놀러와의 발목을 잡았다.
파업 상황 속에서도 최소한의 인력으로 방송 펑크 없이 꾸준히 새로운 회차를 방송하고 있긴 하지만 프로그램 자체의 힘이 떨어졌기 때문인지 도통 시청률은 신통치 않다. 8년차 장수 예능이라는 영예로운 타이틀은 유효하지만 시청자들에게 선뜻 놀러와”라고 말하지 민망해진 분위기다.
‘황금어장-라디오스타는 내홍이 더 크다. ‘놀러와와 마찬가지로 파업 와중에도 고군분투 하며 프로그램을 만들어오면서 열혈 시청자들의 뜨거운 지지를 얻고 있지만 김구라의 하차로 격변이 예고된 상태다.

‘라디오스타는 지난해 가을 강호동의 잠정 은퇴 이후 ‘무릎팍도사 코너가 사라진 뒤에도 그만의 색채를 유지하며 명맥을 이어왔다. 하지만 코너 내 저격수로 꼽히는 김구라가 발언 논란으로 자진 하차하면서 존폐 위기까지 내몰렸다.
우여곡절 끝 지난 9일 ‘라디오스타 녹화가 재개됐지만 김구라가 빠진 ‘라디오스타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아직 프로그램이 열리지 않은 상황이지만 ‘라디오스타의 개성을 그대로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방송 초반부터 불안했던 ‘주병진 토크 콘서트마저 흔들리고 있다. 파일럿 프로그램 ‘주얼리 하우스 편성을 두고 ‘놀러와와 ‘주병진 토크 콘서트 사이의 저울질이 진행 중이라는 분위기가 전해진 데 이어 주병진이 하차 의사를 표명했다는 보도까지 나와 흉흉한 분위기를 더했다.
제작사 측이 사실무근” 입장을 밝힘에 따라 존폐 위기에선 한숨 돌린 분위기지만 ‘주병진 토크 콘서트는 이렇다 할 해결책을 내놓지 못한 채 좌충우돌을 거듭하고 있다. 타 방송사 동시간대 프로그램과의 시청률 경쟁에서 밀리는 게 문제가 아닌, 프로그램 자체가 불안정하다는 점이 ‘주병진 토크 콘서트의 근본적인 문제다.
MBC 대표 예능 ‘무한도전은 그야말로 올 스톱 상태가 파업 일수와 궤를 같이 하고 있다. 파업 첫 주차부터 방송이 멈춘 ‘무한도전은 현재 14주째 결방 중이다. 파업이 끝나기 전 방송 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해진 상태가 됐다. 노조 측에 따르면 ‘무한도전 존폐를 건 사측의 딴지 걸기까지 암암리에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한도전은 시청자들의 무한한 지지를 업고 장기 결방에도 단단한 결속력을 보유하고 있다. 다수의 시청자들이 ‘무한도전 방송 재개를 희망하고 있지만 파업의 당위성을 설명한 김태호 PD의 입장을 이해하며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무한도전에 무슨 일(!)이 벌어질 가능성은 적지만, 점점 낮아지는 시청률은 걱정거리가 아닐 수가 없다.
그나마 ‘댄싱 위드 더 스타와 ‘일밤-나는 가수다가 시즌2로 재정비, 생방송 경연을 진행 중이지만 쉽지 않은 행보가 예상된다. 본격적인 생방송 경연을 앞두고 있음에도 ‘댄싱 위드 더 스타2에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는 시즌1에 비해 옅기만 하다. 장기 파업으로 한창 다운된 MBC 예능 구원투수로서는 역부족인 모양새다.
지난 6일 첫 생방송을 치른 ‘나는 가수다2(나가수2) 역시 생방송 경연이라는 초강수를 뒀음에도 불구, 예전만 못한 분위기다. 방송가를 패닉 상태로 만든 시즌1 초반의 파괴력이나 폭발력은 찾아볼 수 없다. 생방송인데도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평이 다수다.
10%에 근접한 시청률을 기록했다는 게 ‘일밤을 살렸다는 점은 높이 살 만 하지만 이 역시 시즌2 초반의 반짝 인기일 지도 모른다는 관측도 나온다. 동시간대 경쟁 프로그램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이 문제가 아닌, ‘나가수2 스스로가 넘어야 할 산이 돼버렸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