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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드문, 보기 힘든 싱어송라이터 장필순의 서울나들이
입력 2012-05-03 21:55  | 수정 2012-05-03 22:37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슬기 기자] 국내 보기 드문 여성 싱어송라이터 장필순이 7집 앨범 발매에 앞서 지난달 27일 서울 도곡동에 나타났다. 제주도에 살며 대중언론과 접촉하지 않던 그녀를 불러들인 무대는 EBS ‘스페이스 공감이었다.
장필순은 1982년 ‘소리두울이란 듀엣을 결성하면서 음악계에 발을 들였다. 1988년 데뷔작 ‘어느새를 발표했을 때만 해도 그녀가 한국 대중음악사에 이리도 깊은 발자취를 남길 거라 짐작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장필순은 대한민국 포크의 산실 ‘하나뮤직에 둥지를 튼 후 음악적 성숙이 절정에 다른 5집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1997)와 6집 ‘Soony6(2002)을 발표했다. 후에 한국대중음악 100대 명반에 속한 명곡들이다.
그러나 6집을 마지막으로 장필순의 음성을 듣는 것은 쉽지 않았다. 대형 기획사 시스템으로 빠르게 재편되던 2000년대 초반의 시대상황에서 장필순은 자연 그대로의 삶을 갈구하며 제주도로 훌쩍 떠났다.

이번 ‘스페이스 공감은 미처 빛을 보지 못한 6집의 뜻깊은 재생이자 10여 년 만의 정규앨범을 위한 기지개였다. 장필순은 방송에서 좀처럼 선보인 적이 없다던 6집 수록곡 위주로 공연을 꾸렸다.
이날 무대에는 기타리스트 함춘호가 함께 했다. 장필순과 함춘호는 서로 얼굴을 맞대고 노래와 연주를 들려줬다. 오랜 음악동료인 두 사람은 지난 2009년 함께 CCM 음반을 발표하기도 했다.
약 한 시간 반 동안 장필순은 몽환적인 목소리로 정성스러운 공연을 선사했다. 곡마다 섬세하게 의인화된 노랫말이 돋보였고, 잔잔하면서도 폭발적인 가창력, 소박하고도 단출한 코드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었다.
장필순은 나는 가수가 아닌 음악하는 사람들과 어울려 다니기 좋아하는 사람”이라며 언젠가 또 다시 함께 만나 음악만찬을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이크를 고쳐 쥐는 그녀의 손끝에서 겨울을 앓고 봄이 오는 향기가 났음을 객석 모두가 공감하며 공연은 막을 내렸다. 5월23일 EBS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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