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손·발 차가운데 혹시 버거씨병?
입력 2012-04-30 09:16 
Q. 손, 발이 차가워 한의원에 갔더니 1도 동상이라며, 치료했습니다. 차도도 없고, 가려운 증상도 없어 동상이 아닌 듯합니다. 손가락은 차갑고, 손톱도 자라지 않으며, 밤이 되면 손가락이 퉁퉁 붓습니다. 발은 차갑기만 하고 별다른 증상은 없는데, 혹시 버거씨병인지 궁금합니다.
A. 버거씨병은 일명 폐쇄성 혈전혈관염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전형적으로 젊은 남성 흡연자에서 잘 발생하는 질병입니다. 혈관 폐쇄로 인해 사지 말단이 괴사(세포나 조직의 일부가 죽음) 상태에 빠지거나, 심하면 절단까지 초래할 수 있는 혈관 질환입니다.
버거씨병은 담배를 많이 피우는 젊은 남성, 특히 40대의 장년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었지만, 최근 여성 흡연자의 증가로 여성 환자 또한 증가하고 있습니다. 흡연과의 연관성은 확실하지만 구체적인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으며, 자가 면역 현상이 유력한 원인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자가 면역 현상이란 인체를 외부로부터 보호하는 면역계가 오히려 자신의 인체를 공격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버거씨병은 사지 말단과 피부, 말초신경 등의 증상을 보입니다.

초기에는 비특이적으로 종아리, 발, 발가락의 통증으로 시작합니다. 점차 진행하여 혈전과 혈관염이 심해지면 팔다리나 손·발가락에 극심한 통증이 나타납니다. 결국 괴사, 조직의 손실, 절단까지 이를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중요한 특징은 말단의 혈관에 이처럼 극심한 폐쇄가 일어나더라도 폐, 심장, 신장 등 혈관 분포가 높은 내부 장기는 대부분 정상이라는 점입니다.
가장 초기의 증상은 표재성 혈전정맥염입니다. 이 증상은 이른바 ‘정맥류와 쉽게 혼동되기 쉽습니다. 이러한 초기 증상 이후 계속 진행되면 심부의 정맥과 동맥이 점차 막히고 손발가락이 보라색 또는 검은색으로 변하며, 피부의 차가움을 호소하게 되며, 심할 경우 역시 괴사 상태에 이르러 조직의 절단까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질환의 초기에서 나타나는 종아리, 발, 발가락의 통증은 신경이 원인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감각의 이상은 정맥과 동맥을 감싸고 있는 조직의 두꺼워짐 때문에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신경 자체의 침범으로 인한 것은 아닙니다.
이 질환의 진단은 혈관조영술을 통해 특징적인 혈관의 모양이 관찰됩니다. 혈액검사상 특별한 치료를 필요로 하는 다른 질병들을 배제하면 버거씨병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버거씨병에서는 혈관이 꼬인 듯한 ‘코크스크류(Cockscrew) 형태를 보이는 것이 특징입니다. 다른 혈관염에서도 이러한 모습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합니다.
유일하게 효과가 입증된 치료법은 금연입니다. 그 외에는 사지의 통증이 극심하기 때문에 이를 조절하는 치료가 필요합니다. 통증이 조절되지 않을 경우 환자들이 다시 흡연을 시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진단 후 즉각적인 금연을 하지 않는다면, 병이 계속 진행됩니다. 결국 침범된 부위의 혈액 공급 차단으로 절단을 해야 하는 상황까지 올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금연이 유일하고 가장 확실한 예방법입니다.
※ Dr.MK 상담의=임시연 전문의(라파엘외과 원장)



양수진 매경헬스 [guri322@mkhealt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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