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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소리에 펄떡이는 심장...그들의 이름은 스턴트맨
입력 2012-04-30 00:31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지나 기자] 1000만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 화려한 액션. 그 순간을 위해 존재하는 사람들. 29일 방송된 KBS2 ‘다큐멘터리3일에서 화면 속 또 다른 주인공인 스턴트맨들의 72시간을 담았다.
파주 헤이리에 위치한 명실상부 한국 최고의 스턴트맨 양성소 ‘서울액션스쿨(이하 액션스쿨)은 1998년 보라매공원에서 처음 문을 연 후 2006년 지금의 장소로 이전했다.
액션스쿨은 지금까지 15개 기수에 걸쳐 훈련을 받았고, 올해 4월 초 16기 신입생을 맞았다. 그동안 약 500명이 액션스쿨의 훈련에 참여했지만 수료한 인원은 1/3, 스턴트맨이 된 인원은 10% 남짓이다.
16기를 제외하고 액션스쿨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는 스턴트맨은 총 59명. 수많은 사람들이 꿈을 안고 도전장을 냈으나 진정한 스턴트맨이 되는 길은 결코 만만치 않다. 김민수 무술감독은 고통과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기는 자만이 스턴트라든지 액션을 한다”며 살아남는 자만이 자기가 원하는 걸 얻을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누구에게도 돈을 받지 않는 이곳의 운영방식은 매우 독특하다. 훈련생들은 무료로 교육을 받고 소속 스턴트맨들은 수입의 일부를 액션스쿨에 투자한 뒤 투자한 만큼의 지분을 소유한다. 소속된 59명의 스턴트맨 모두가 주인인 셈인데, 이 덕분에 꿈은 있지만 돈이 없어 스턴트를 배우지 못하는 일은 없었다.
‘서울액션스쿨의 창립자 정두홍 무술감독은 돈이 없던 시절 무료로 무술을 가르쳐준 스승이 없었다면 지금의 위치에 설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의 바람은 단 하나. 스턴트맨을 꿈꾸는 이들의 꿈을 피기도 전에 좌절하지 않는 것이다.
한 장면의 액션을 위해 목숨을 담보로 한 위험을 감수하는 스턴트맨들에게 팔다리가 부러지고 인대가 끊어지는 사고는 예사다. 촬영장에서 어깨를 다쳐 4개월 전 복귀했다는 이수민 씨는 아직까지 조심해야 하는 시기임에도 빨리 몸을 다져야 한다는 생각에 무리한 훈련을 강행하고 있다. 결국 수술부위가 찢어져 또 다시 병원으로 향하게 된 불량환자 이씨는 뼛속까지 스턴트맨이다. 위험한 장면 앞 죽음의 공포를 잊게 해주는 마법의 사인은 바로 감독의 입에서 떨어지는 ‘액션소리다.
왜 사서 고생을 하냐는 질문에 16기 심준걸 씨는 후회할 것 같아서”라고 답한다. 그는 다니던 회사도 그만 두고 서울액션스쿨에 왔다”며 이곳만큼은 쉽게 포기 못 할 것 같다”고 의지를 다졌다. 창원에서 택배기사 일을 하다가 그만두고 왔다는 다부진 인상의 문광식 씨 또한 직장을 포기하고 올라왔다. 아직 마땅한 거처를 정하지 못한 문 씨는 창원에서 바리바리 싸온 짐과, 펼치지 않은 꿈이 실린 작은 차에서 새우잠을 잔다. 28살 나이, 다소 무모해 보일 수 있는 도전이지만 그는 이제야 정말 사람답게 사는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뒤에서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사람들. 땀은 거짓말하지 않는다는 하나의 믿음으로 자신을 다지는 스턴트맨들의 심장은 오늘도 액션 소리에 힘차게 요동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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