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민간기업 불법사찰 또 있었다
입력 2012-04-18 20:01  | 수정 2012-04-18 23:45
【 앵커멘트 】
세간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민간인 불법사찰, 이 사건이 처음 외부에 알려진 건, 김종익 씨의 KB한마음에 대한 사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다른 민간기업에 대해서도 불법사찰한 정황이 MBN에 포착됐습니다.
내사 문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후 해당 기업은 경찰 수사와 세무조사까지 받게 되는 등 수상한 점이 한둘이 아닙니다.
엄해림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민간기업인 T사는 지난 2010년 3월 한국철도시설공단이 공고한 KTX 경전선 선로공사 사업에 뛰어듭니다.

이 회사가 낸 입찰가격은 최저가 기준으로 전체 3위.

하지만, 최저가를 낸 대기업 H사가 하도급 입찰실적을 속인 사실이 들통나며 차순위인 T사가 공사를 따냈습니다.


그런데 같은 해 6월,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어떤 경로인지 정반대 내용의 첩보를 포착합니다.

T사와 철도시설공단이 짜고 H사를 떨어뜨리고서 공사를 가로챘다는 내용입니다.

같은 해 10월 10일 세무당국이 석 달 동안 T사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합니다.

▶ 인터뷰(☎) : T사 관계자
- "그때 우리가 세무조사도 받았지. 일단 세무조사라는 것은 기업하는 사람한테는 상당히 어려운 거죠. 세무조사란 것이 기업 하는 사람한테는 치명타지."

사흘 뒤에는 서울 강남경찰서 수사과에서 T사와 철도시설공단 직원 20여 명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에 돌입합니다.

▶ 인터뷰(☎) : 한국철도시설공단 직원
- "기억하기 싫다 이거죠. (경찰조사를 언제부터 받으신 거예요?) 2009년도. 한 가을 정도에 아마 받기 시작한 거 같은데요. 그래도 다 무혐의 처분받았어요."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첩보를 입수한 후 마치 한 몸처럼 경찰과 국세청이 움직였다는 의혹이 드는 대목입니다.

결국, 이 사건은 지난해 5월 서울중앙지검에서 무혐의 처분됐지만, T사는 30억 원의 세금을 추징당했고, 급기야 회사명까지 바꿉니다.

▶ 스탠딩 : 엄해림 / 기자
- "총리실 내사문건에 기업명단이 오른 점. 사정기관과 세무당국이 한꺼번에 달려든 점. 이번 사건은 과거 불법사찰 피해자인 김종익 씨와 KB한마음이 당한 방식과 판박이처럼 닮았습니다. MBN뉴스 엄해림입니다.[ umji@mbn.co.kr ]"

[ 영상취재: 김재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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