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긱스 “정원영 선배님께 이름 허락 받았죠”[인터뷰]
입력 2012-04-18 08:07 

신예 힙합 듀오 긱스(Geeks)의 이름이 낯익다 싶다면 적어도 20대 중 후반일 것이다. 긱스는 2000년 이적, 정원영, 한상원, 강호정, 이상민, 정재일 등 당시는 물론 현재까지도 국내 최고의 뮤지션들이 결성한 드림팀 이었다. 당시의 밴드 긱스(Gigs)는 영문표기에 스펠링이 다르긴 하지만 긱스라는 팀의 이름을 들었을 때 밴드 긱스가 떠오르는 것 만은 사실이다.
사실 몰랐어요. 원래 5인조 딕스라는 이름이었는데 멤버가 두 명으로 압축되며 긱스로 바뀐 거거든요. 이름을 정원영 선배님이 소속사 대표님의 친척 분이시라 연락을 드렸어요. 흔쾌히 허락 받았죠.” 긱스의 소속사 그랜드라인엔테테인먼트의 대표 허용석은 웜맨 이라는 이름으로 ‘바보 노무현 등을 발표하고 활동한 현직 힙합 뮤지션이기도 하다.
이적 선배님이나 다른 분들은 인연이 없어서 말씀 못드렸는데 열심히 활동해서 한분한분 만나 뵙고 말씀드리려고요. 일단은 그분들 이름에 누가 되지 않도록 좋은 음악을 해야 하는게 맞는 것 같네요.”
릴보이(Lil Boi), 루이(Louie)로 구성된 긱스는 22세, 23세로 아직 20대 초반의 어린 뮤지션이다. 두 사람의 첫 만남은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재수생이었던 루이와 고3이었던 릴보이는 인터넷 힙합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됐고 서로 상대방이 누군지 궁금해 하던 차에 급 만남을 결정했던 것.
루이는 가사를 쓰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때였어요. 완전히 아마추어 시절이었죠. 사실 만난 것도 같이 음악을 하자는 목표도 아니었고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막 소년 티를 벗어난 남자 둘이 한 지하철 역에서 어색했던 조우한 후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두 사람의 음악이라는 공통 취미는 일상이 됐고 어느 순간 스물 네시간을 함께 하며 곡 작업을 하고 있었다.

루이는 그 전까지는 미래에 대한 고민만 하고 재미있는 것도 없는 아이었어요. 릴보이와 음악을 하면서 ‘이건 죽을 때 까지 재미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라고 설명했다.
릴 보이 역시 마찬가지였다. 어렸을 때 누나가 듣던 CD를 몰래 들으며 막연하게 꿈꿔오던 세상이 루이와 함께 있는 시간 동안 제 앞에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는 거예요. 우리 노래가 CD로 나오고 무대에서 공연도 하고 있고. 말 그대로 드림스 컴 트루(Dreams come true)였죠.”
이들이 미처 예상하거나 기대하지 못한 화학반응은 이후에도 계속 일어났다. 지난해 발표한 데뷔 미니앨범 ‘오피셜리 미씽유(Officially Missing You)는 싸이월드 연간차트 3위에 오를 만큼 큰 인기를 누렸고 이번에 새 미니앨범 ‘아침에의 선 공개된 ‘그냥 가요는 특별한 홍보 없이 음원 차트 정상을 차지하는 등 뜨거운 반응이 따랐다.
사실 아직도 얼떨떨해요. 사실 이정도 반응은 전혀 기대하지 못했거든요. 아주 가끔이지만 길에서 사람들이 알아보는 것도 신기할 따름이죠.” 두 사람의 표정은 마냥 신나 보였다. 달뜬 기분에 새로운 노래들도 더 빨리 신나게 만들고 있는 중이란다.
다른 욕심은 별로 없어요. 연예인이 되고 싶다는 마음도 사실은 없고요. 하지만 20대 초반에, 우리 또래의 친구들이 공감할 수 있는 노래를 만들고 싶다는 욕심은 꾸준히 유지하려고요. 공감할 수 없는 음악을 한다면 우리에게 음악이 아무런 의미도 없거든요.”
긱스는 어반자카파, 칵스, 버스커버스커 등 20대 초반의 열정과 에너지, 왕성한 창작력을 가진 송라이터들의 대거 등장하고 있는 최근 가요계의 새로운 바람과 방향을 함께 한다. 그리고 이들에 대한 기대는 긱스가 정원영에게 연락을 했듯 이들이 불혹의 나이가 됐을 때 즈음 더 풍요로워진 우리 가요계에서 데뷔하는 후배 뮤지션들이 이들의 이름을 기억해 줄 것이라는 확신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사진 팽헌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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