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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 위기 말했던 그마저…김구라 하차 아이러니
입력 2012-04-17 09:46 

방송인 김구라가 막말 파문에 자숙하는 마음으로 잠정 은퇴를 선언했다.
김구라는 2002년 한 인터넷 방송에서 했던 '정신대 창녀 발언'이 논란이 되자 고심 끝에 자숙하기로 결정, 현재 진행 중인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키로 했다.
김구라는 그간 KBS 2TV '불후의 명곡2'를 비롯해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 '세바퀴', SBS '스타 주니어쇼 붕어빵', tvN '화성인 바이러스' 등 다수의 프로그램에서 메인 MC로 활약해왔다. 때문에 그의 하차 소식에 방송가는 그야말로 패닉 상태다.
그 중 제일은 '라디오스타'다. '라디오스타' 5인 MC 체제 속 김구라의 존재감은 프로그램의 성격을 대변할 정도로 독보적이었기 때문. '라디오스타' 고유 매력인 독설의 상징은 어쩌면 김구라 그 자체였다.

김구라가 프로그램에 지닌 상징적 의미뿐 아니라 실질적으로 그의 입담을 대체할만한 인물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 역시 '라디오스타'로서는 고역이다.
특히 김구라는 지난 2월20일 방송된 MBC '놀러와-라디오스타' 특집에 출연, 신정환 사건으로 인한 MC 교체, '무릎팍도사' 폐지 등의 위기를 되짚었다.
당시 김구라는 "신정환이어서 공백이 큰 것도 있었지만 4명이 하다가 3명이 되니까 공백이 컸다. 록 밴드로 말하면 기타가 하나 빠진셈이니 사운드가 약해졌다"고 평가했다.
또 그는 "유세윤이 그 이후 투입이 됐는데 이번에는 기타가 빠진 자리에 피아노가 들어온 셈이고 규현 역시 와인을 좋아하는 스타일이라 우리랑 다르다. 지금도 위기의 순간이다"고 진단했다. 불과 두 달 전 스스로 '라디오스타'의 위기를 진단하며 의지를 다잡았던 그이기에 아이러니하다.
한편 소속사 라인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김구라는 "대중들이 TV에 나오는 제 얼굴을 볼 때마다 더 이상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다면 방송인으로서의 자격이 없을 것"이라며 "오늘 이 시간부터, 저 자신을 돌아보고 자숙하는 시간을 보내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특히 김구라는 "공중파 방송에 다시 얼굴을 보이기 시작한 이후에, 예전에 했던 생각 없는 말들에 여러 사람들이 얼마나 상처를 받았는지 새삼스럽게 깨달으면서, 늘 마음 한구석에 부채의식을 가지고 살아 왔다"며 자신의 발언으로 상처 입었을 사람들에게 미안함을 전했다.
측근에 따르면 김구라는 김구라는 현재 극심한 심적 고통에 시달리는 등 패닉상태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측근은 "과거 발언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는 그다. 10여 년 전의 발언이 다시금 살아나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에 대해 당혹감을 숨기지 못하고 있으며 깊은 자괴감에 빠졌다"고 전했다.
김구라의 하차 결정 후, '라디오스타'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는 윤종신은 16일 오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많은 분들의 꾸짖음에 인정하고 사과하고 고개숙인 김구라를 바라보는 마음이 내내 안좋았다"며 "5년동안 함께 일한 동료로서 다들 공개적인 언급을 피할수 밖에 없는 이별이 못내 아쉬워 이 새벽에 트윗한다"고 적었다.
윤종신은 "본인 다짐대로 자숙의 시간 잘 보내고. 그동안 수고했고 고마웠다 '라디오스타'"라고 마무리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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