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지난해 우면산 산사태 이후 호우와 홍수 피해를 걱정하는 시민들이 부쩍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정부와 지자체의 엇박자 행정 속에 올해도 별다른 대비시설 없이 하늘만 원망해야 할 상습 침수지역이 있습니다.
그 사연을 갈태웅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난해 7월, 시간당 최고 110mm 이상의 폭우로 대규모 침수 피해를 본 서울 도림천.
문제는 이 같은 홍수 피해가 지난 2001년부터 계속된다는 사실입니다.
▶ 스탠딩 : 갈태웅 / 기자
- "노후화된 도림천 하수관거에선 장마 때마다 생활하수가 과부하로 역류합니다. 여기에다 도림천마저 범람하면서 주민들은 10년 이상 침수 피해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지난해 하반기 서울대 정문 앞에 6만 t 규모의 지하 빗물저류조 설치 계획을 내놨습니다.
서울대의 반대가 컸지만, 빗물을 모으기가 쉽고, 추가 용량 확보도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계획이 지난 2월 말 슬그머니 사라졌고, 대신 관악산 계곡에 홍수조절시설을 놓는 대안이 나왔습니다.
주민들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협의 과정도 없었지만, 암반 지역인 관악산에 댐 형태의 저류지를 놓는 것 자체가 더 위험하다는 것입니다.
▶ 인터뷰 : 박정란 / 푸른 공동체 살터 사무국장
- "만약에 집중호우가 새벽에, 그것도 몰아서 치게 되면 붕괴 위험이 있다는 거죠. 안전성 검토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붕괴했을 때는 상·하류에 사는 지역 주민들이 물 폭탄을 그대로 받는 거죠."
하지만, 서울시는 정부의 하천기본계획상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홍수 예측량이 80~90% 더 늘어나면서 저류조 대신 서울대와 봉천천 합류부, 여의도 샛강을 잇는 터널형 방수로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다만, 이 방수로 계획이 내년 하반기까지 계속 검토되기 때문에 급한 대로 관악산 계곡을 임시방편으로 택했다는 얘기입니다.
▶ 인터뷰(☎) : 서울시청 도시안전실 관계자
- "이게 지금 중복투자의 우려가 있단 말이죠. 나중에 방수로가 되면 지금 저류조를 사실 설치 안 해도 되는 거란 말이에요."
문제는 당장 다가오는 장마입니다.
애초 저류조 계획은 무산됐고, 주민 반발로 관악산 계곡 홍수조절시설은 설계조차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와 지자체의 엇박자 행정 속에 지역 주민들은 올해도 앉아서 물 폭탄을 맞을 가능성만 커졌습니다.
MBN뉴스 갈태웅입니다. [ tukal@mk.co.kr ]
영상취재 : 김원·김회종 기자
지난해 우면산 산사태 이후 호우와 홍수 피해를 걱정하는 시민들이 부쩍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정부와 지자체의 엇박자 행정 속에 올해도 별다른 대비시설 없이 하늘만 원망해야 할 상습 침수지역이 있습니다.
그 사연을 갈태웅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난해 7월, 시간당 최고 110mm 이상의 폭우로 대규모 침수 피해를 본 서울 도림천.
문제는 이 같은 홍수 피해가 지난 2001년부터 계속된다는 사실입니다.
▶ 스탠딩 : 갈태웅 / 기자
- "노후화된 도림천 하수관거에선 장마 때마다 생활하수가 과부하로 역류합니다. 여기에다 도림천마저 범람하면서 주민들은 10년 이상 침수 피해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지난해 하반기 서울대 정문 앞에 6만 t 규모의 지하 빗물저류조 설치 계획을 내놨습니다.
서울대의 반대가 컸지만, 빗물을 모으기가 쉽고, 추가 용량 확보도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계획이 지난 2월 말 슬그머니 사라졌고, 대신 관악산 계곡에 홍수조절시설을 놓는 대안이 나왔습니다.
주민들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협의 과정도 없었지만, 암반 지역인 관악산에 댐 형태의 저류지를 놓는 것 자체가 더 위험하다는 것입니다.
▶ 인터뷰 : 박정란 / 푸른 공동체 살터 사무국장
- "만약에 집중호우가 새벽에, 그것도 몰아서 치게 되면 붕괴 위험이 있다는 거죠. 안전성 검토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붕괴했을 때는 상·하류에 사는 지역 주민들이 물 폭탄을 그대로 받는 거죠."
하지만, 서울시는 정부의 하천기본계획상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홍수 예측량이 80~90% 더 늘어나면서 저류조 대신 서울대와 봉천천 합류부, 여의도 샛강을 잇는 터널형 방수로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다만, 이 방수로 계획이 내년 하반기까지 계속 검토되기 때문에 급한 대로 관악산 계곡을 임시방편으로 택했다는 얘기입니다.
▶ 인터뷰(☎) : 서울시청 도시안전실 관계자
- "이게 지금 중복투자의 우려가 있단 말이죠. 나중에 방수로가 되면 지금 저류조를 사실 설치 안 해도 되는 거란 말이에요."
문제는 당장 다가오는 장마입니다.
애초 저류조 계획은 무산됐고, 주민 반발로 관악산 계곡 홍수조절시설은 설계조차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와 지자체의 엇박자 행정 속에 지역 주민들은 올해도 앉아서 물 폭탄을 맞을 가능성만 커졌습니다.
MBN뉴스 갈태웅입니다. [ tukal@mk.co.kr ]
영상취재 : 김원·김회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