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35개의 특허 보유, 사업 성공 비결은? [정완진의 The CEO] 꿈에본, 박정주 대표 편
입력 2012-03-29 15:49  | 수정 2012-03-29 15:50

‘이 세상에 모든 제품은 미완성이다. 다만 완성을 향해 가는 진행형이다.
평범한 점심시간, 찌개를 먹다가 국자가 국물에 미끄러져 잠기는 것에서 사업 아이템을 떠올린 CEO가 있습니다. 그는 그 날부터 미끄러지지 않는 국자를 만들기 위해 연구에 몰입합니다. 그래서 발명한 것이 그 만의 ‘특허 국자!. 이 국자는 국내 뿐 아니라 일본, 동남아시아 심지어 남극 세종기지에서도 만나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정완진의 The CEO에서 주방용품 발명가 CEO, 박정주 대표를 만나 보았습니다.

Q : 어린 시절부터 발명에 관심이 많았나 봐요?
A : 아니요. 전혀. 다만 젊었을 때 제주도에서 공예품을 만들어서 작게 사업을 한 적은 있었어요. 처음에는 공예품 공장에서 일했었는데. 나중에 독립해서 사업을 했어요. 나름 먹고 살만큼 돈도 벌고. 그 때 손으로 만드는 것은 누구보다도 자신이 있었죠.

Q : 공예품 사업에서 갑자기 주방용품 사업을 하시게 된 계기는요?
A : 제가 제주도에 있다가 대학에 가려고 서울에 올라오게 되었어요. 그 때 그 동안의 사업은 다 접었고요. 대학 갈 준비를 거의 다 했었는데. 그 동안 벌어두었던 돈은 바닥나고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의 책임감 때문에 대학 진학은 포기했죠.
당장 먹고는 살아야겠고. 사업 아이템을 생각했죠. 그러다가 눈에 들어온 것이 주방용품이었어요. 의류나 식품 쪽을 생각하기도 했지만, 의류는 계절을 타서 재고 처리가 힘들고 식품은 유통기한이 있잖아요. 하지만 냄비, 프라이팬 등 주방용품은 그런 것이 없고. 소자본으로도 창업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Q : 사업은 잘 되었나요?
A : 네. 마침 그 때 당시가 스테인리스 제품이 막 우리나라에 소개되었고. 주부들의 반응도 좋았지요. 시기적으로 잘 맞아 떨어져 돈을 꽤 벌었죠.

하지만 그것도 잠깐이었어요. 제가 사업 욕심이 크다 보니 나중에는 문어발식으로 다른 상품에도 손을 댔어요. 그게 화근이었죠. 말 그대로 다 말아먹었어요. 집도, 차도, 친구들도. 저에게는 엄청난 빚만 남았죠. 무엇보다도 제 사업 원칙이 ‘신용을 소중히 하자.였는데 어쩔 수 없이 그 원칙을 스스로 무너뜨렸을 때 가장 절망스러웠어요.

Q : 많이 힘드셨겠네요. 그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셨어요?
A : 그렇게 몇 달 방황을 했죠. 무엇보다 아내와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했어요. 곧 정신을 차려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외국엔 다른 돌파구가 있을 것 같아 막연한 기대로 일단 대만으로 향했어요. 그런데 가서 보니 대만산들은 또 다 중국에서 오는 것이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중국으로 향했죠.

가서 보니 중국에는 주방용품을 파는 사람이 없더라고요. 특히 커피 잔이나 식기류 같은 경우에는 잘 깨지니까 남이 손을 안대더라고요. 다른 사람들이 하지 않는 분야라서 그런지 마진율이 굉장히 좋았어요. 한 5배 정도 본 것 같아요.

Q : 그러다가 국자를 개발하시게 된 거예요?
A : 네. 그렇게 식기류, 나중에는 국자 반제품을 들여와 팔았어요. 처음에는 마진이 꽤 남았는데 이게 소문이 나니까 금방 다른 한국 사람들이 들어오더라고요. 제가 3000원을 부르면 다른 분들은 2500원, 2000원을 부르고. 그런 일들을 겪으면서 저만의 독점 시장을 만들고 싶다고 아이템을 찾았죠.

그러다가 우연히 점심시간에 찌개를 먹으러 갔는데. 국자가 자꾸 국물 속으로 빠지는 거예요. 그걸 보고 무릎을 탁! 쳤죠. 이거다. 그리고 집에 가서 저 나름대로 연구를 하고, 직접 설계를 하기도 하고.

Q : 그 다음은 일사천리였겠어요.
A : 저도 그럴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만만치가 않더라고요. 도매상인들에게 직접 찾아가 거래를 뚫으려고 했는데. 이미 거래하시는 분들도 있고 해서 그런지 정말 상품을 안 받아주시더라고요. 삼고초려 끝에 어떤 분과 거래를 텄고 다행히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자리를 잡기 시작했어요. 8개월 정도 지나니까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돌았나 봐요. 반응이 정말 폭발적이었어요. 그 때 당시 국자 시장에서 70% 정도를 저희 ‘특허 국자가 점유했어요.

Q : 그렇게 첫 번째 발명이 성공하고 나니, 발명이 또 하고 싶던가요?
A : 우연히 식당에 갔을 때나 TV 연속극에서 저희 국자가 나올 때, 내 제품을 누군가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봤을 때 정말 뿌듯해요. 발명가는 그런 희열을 느끼며 살아가는 것 같아요.

지금 뚝배기 집게, 가위 등을 포함해서 실용신안, 특허가 35개 정도 있어요. 최근에는 세계 최초로 ‘접는 컵, ‘접는 컵라면을 개발했어요. 이제 막 시제품이 나왔는데 느낌이 상당히 좋아요.

Q : 앞으로의 꿈이나 계획은?
A : 앞으로는 발명에는 더 탄력을 붙여 작은 연구실도 체계적으로 갖추고 싶고요. 유능한 연구원들하고 제대로 된 지구상의 없는 제품들을 계속 개발해 나갈 생각입니다.

지금의 저는 마라톤으로 비교한다면 42.195km에서 5km정도 뛴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좀 더 체계적으로 운영을 해서 큰 사업가가 되고 싶어요. 사람들이 좀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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