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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이 만일 양명이었다면…[한현정의 발칙한 상상⑧]
입력 2012-03-28 13:52 

괴물사극 MBC '해를 품은 달'(이하 해품달)이 낳은 황금알, 바로 배우 김수현이다.
첫 방송과 동시에 묘한 매력을 뿜어내던 ‘해품달이 결국 시청률 40%를 돌파하며 ‘국민 사극으로 막을 내렸다. 전작 KBS ‘드림하이를 통해 인기 반열에 오른 김수현은 ‘해품달을 통해 올해 최고 핫스타로 자리 잡았고 '훤 앓이', '김수현 신드롬'은 순식간에 전국의 안방을 강타했다.
이렇게 많은 사랑을 주실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훤 캐릭터를 소화하며 개인적인 한계에 부딪혀 좌절감도 느끼고, 현장에서 많이 위축되곤 했어요. 또래 동료들과의 수다, 장난들이 활력소가 됐고 함께 추위, 배고픔, 피곤함과 싸우면서 어느 순간 제작진과 배우들 모두 한 가족처럼 지낸 것 같아요. 단 한 사람이라도 없었다면 지금과는 달랐겠죠.”
김수현의 인기 탓인지 드라마의 인기 덕분인 지 분간이 안 될 정도로 ‘김수현=해품달 공식이 성립됐다. 김수현이 만약 이 훤이 아닌 비운의 왕자, 양명을 맡았다면 ‘해품달 혹은 김수현의 인기는 지금과 달라졌을까? 쟁쟁한 또래 배우들의 향연이 만큼, 아무래도 주인공인 이 훤에게 모든 관심이 쏠린 것이 사실이다.
아마 드라마의 전체적인 느낌이 달라졌겠죠. 배우들마다 갖고 있는 개성도, 표현하는 방법도 다르니까요. 제가 양명을 연기했다면 정일우의 양명과는 분위기가 달라졌을 거예요. 촬영할 때, 저 역시 양명(정일우)를 보면서 부러운 부분이 있었어요. 정일우가 워낙 잘 표현해줬기에 더 그랬던 것 같아요. 바로 한량 연기죠. 자유로운 인생을 갈망하고, 매사에 깨어있는 사고를 하는 그런 모습이 참 부러웠어요.”
한가인, 남보라, 김민서 등 함께 출연했던 많은 배우들도 핫 아이콘으로 함께 주목받은 가운데 가장 아쉬운 것은 비운의 왕자, 양명 정일우였다. 정일우 역시 매력적인 배역을 맡았지만 김수현의 탁월한 캐릭터 표현에 가려 집중 조명을 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김수현의 말처럼, 서로 다른 모습을 지닌 많은 청춘 배우들이 자신 하나만을 돋보이려 하지 않고 저 마다의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했기 때문에 지금의 ‘해품달이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물론 ‘해품달이 국민사극으로 떠오르는 과정에는 예상치 못한 복병들도 존재했다. 초반 아역들의 맹활약은 오히려 성인 배우들에게는 굉장한 부담으로 다가왔다. 얼굴 표정, 대사 처리, 행동 하나 하나가 극중 캐릭터와 완벽한 혼연일치를 이뤘기에 사극 경험이 부족한 성인 배우들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이 덕분에 스타 배우이자 오랜만의 복귀로 화제를 모은 한가인은 첫 등장과 함께 연기력 논란에 휩싸이는 한편 작품 말미로 갈수록 스피드하게 진행됐던 극의 진행은 MBC 파업 등 여파로 다소 지지부진하게 이어졌다. 준비 기간이 빠듯했던 만큼 궁궐 소품, 배경 등 드라마 촬영 컷이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연기력 논란이요? 저에게도 있었는걸요. 모든 배우들이 새로운 도전을 하면서 겪는, 혹은 진정한 배우로 거듭나는 일종의 과정 같아요. 워낙 아역 배우들이 또 잘한 것을 우리(성인 연기자)들이 알았기에 특별히 불만 없이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어요. 저도 실제 제가 나오는 화면을 보면서 민망할 때가 있었는데 시청자들이라고 왜 안 그랬겠어요. 시간이 흐르면서 점 점 더 자연스러워지고 감정 몰입도 수월해졌어요. 마지막 연우에게 기대어 울던 훤의 감정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네요.”
여진구, 이민호, 김유정 등 명품 아역들의 선방을 때렸다면, 한가인, 김수현, 정일우 등 성인 배우들은 한 층 성숙된 로맨스 연기로 완벽한 굳히기에 성공했다. 막장 요소 없는 지극히 착한 드라임에도 불구, ‘해품달은 세련된 대사와 위트 넘치는 캐릭터 표현, 스토리 전체가 주는 감동이 조화를 이뤄 안방극장을 완벽하게 홀렸다. 시작부터 종영까지 ‘해품달은 쉴 새 없이 화제의 중심에 떠오르며 새로운 ‘청춘 사극 시대를 열었다. 동시에 아역들의 숨은 힘을 되돌아 보게 한 계기가 됐다. 성장 가능성이 풍부한 새 얼굴들의 대거 발견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또 한번 대세 배우임을 입증한 김수현과 새로운 도약에 성공한 많은 배우들의 새 활약을 기대해 본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기자 kiki202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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