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한옥 한 채 때문에"…옥인동 재개발 딜레마
입력 2012-03-27 14:20  | 수정 2012-03-27 17:33
【 앵커멘트 】
서울 도심 한복판에 집 안에서 텐트를 치고 겨울을 나는 동네가 있습니다.
10년이 넘게 재개발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인데, 다 쓰러져가는 한옥 한 채 때문이라고 합니다.
윤범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서울 옥인동에 사는 주부 정연옥 씨의 집에는 방 안에 텐트가 처져 있습니다.

재개발이 늦어지면서 집 수리를 못 하게 되자 한겨울 추위를 피하기 위해 텐트를 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 인터뷰 : 정연옥 / 서울 옥인동
- "전기 난로를 저녁 내내 틀어야 돼요. 그런데 텐트로 해서 그나마 겨울을 났네요. 겨울이 너무 두려워요."

옥인동 47번지 일대는 30%가 비어 있을 정도로 집들이 낡을 대로 낡았습니다.

그럼에도, 재개발이 늦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순종의 외척 윤덕영의 측실이 살았다고 알려진 한옥 한 채 때문입니다.


▶ 스탠딩 : 윤범기 / 기자
- "지어진 지 100년이 넘은 윤덕영 측실 가옥은 이렇게 지붕이 흉물처럼 방치된 채 재개발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이 집을 남산 한옥마을에 이전 복원하기로 했다가 문화재 보호 차원에서 최근 존치하기로 입장을 바꿨습니다.

하지만, 조합 측은 그럴 경우 추가부담금이 늘어나 사업성이 떨어진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흥길 / 옥인동 재개발조합장
- "사업계획 승인에서도 한옥을 존치하라는 말은 없었어요. 이전 복원과 실측조사를 해라. 그런 식으로 이야기해놓고 이제 한옥을 보존하라. 그러면 사업성이 다 틀어지니까…."

서울시의 오락가락 행정이 지속되면서 주민들의 고통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윤범기입니다. [ bkman96@mk.co.kr ]
영상취재 : 김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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