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천안함 2주기] 2년을 하루같이…지워지지 않는 슬픔
입력 2012-03-25 12:01  | 수정 2012-03-25 21:05
【 앵커멘트 】
내일은 천안함 폭침 사건이 발생한지 정확히 2년이 되는 날입니다.
목숨을 잃은 46명 해군 용사 유가족들은 오늘도 그날의 아픔을 가슴에 묻고 고인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무형 기자가 유가족들을 만났습니다.


【 기자 】

<<2년전 천안함 영결식>>

46개의 묘비 가운데 유난히 깨끗하고 윤이나는 고 임재엽 중사의 묘.

어머니 강금옥 씨는 눈이 오나 비가 오나 2년을 하루같이 아들을 찾았습니다.

오늘도 어머니는 아들의 얼굴을 씼어 주는 마음으로 아들과 45명 전우의 묘비를 하나 하나 닦아 나갑니다.

▶ 인터뷰 : 강금옥 / 고 임재엽 중사 어머니
- "자식 보낸 엄마 마음으로 하루하루 찾다보니까 항상 날마다 오게 되고…"

▶ 인터뷰 : 박승춘 / 보훈처장
- "아드님 비석을 닦으신다는 말을 듣고 정말 어머니의 심정을 참 아픔을 이해하고…"

대부분의 유족들은 여전히 그날의 슬픔과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나처럼 자랑스런 해군이 되라며 아들에게 입대를 추천했던 아버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을 죽음의 길로 등 떠민 것 같은 자책감이 아직도 가시지 않습니다.

▶ 인터뷰 : 박대석 / 고 박정훈 병장 아버지
- "(예전 해군 근무시절) 출동을 다니면 백령도를 다녔어요. 백령도 사정도 잘 알고, 백령도 이야기도 많이 하고…애도 많이 듣고, 그런 영향으로 해군을 갔는데…"

이제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나버린 아들에게, 아버지는 못 다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 인터뷰 : 박대석 / 고 박정훈 병장 아버지
- "애들을 제대로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에 미안하고, 죽기 전에 얼굴이라도 한번 더 봤으면 좋았는데 그런데 그걸 못봐서 더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어요."

따스한 봄기운이 묻어나야할 3월 중순이지만 자식 잃은 부모의 슬픔때문인지 현충원의 바람은 유난히 차갑기만 합니다.

MBN뉴스 이무형입니다.

[ maruchee@mbn.co.kr ]
영상취재 : 김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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